‘이태원 참사’ 유족 첫 기자회견…“정부, 진정성 있는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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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로 숨진 희생자의 유족이 처음으로 언론 앞에서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유족들은 오늘(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의 심경을 밝히고 정부를 상대로 요구사항을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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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로 숨진 희생자의 유족이 처음으로 언론 앞에서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유족들은 오늘(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의 심경을 밝히고 정부를 상대로 요구사항을 발표했습니다.
첫 발언을 시작한 희생자 김인홍 씨의 어머니는 “오스트리아 국적인 아들이 한국인의 정체성을 알기 위해 연세어학당에 공부하러 왔다가 이태원에서 희생당했다”며 “나라를 이끄는 분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게 참으로 답답하다”고 성토했습니다.
딸 이민아 씨를 잃은 이종관 씨는 “딸은 방송통신대 컴퓨터학과에 재학하며 낮에는 직장 생활을 하던 평범한 아이였다”며 “밤만 되면 딸이 문을 열고 올 것 같다”며 딸을 회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참사와 비극의 시작은 13만 명 인파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이고, 당일 경찰이 기동대를 투입하지 않은 것은 일반 시민의 안전이 아니라 시위 관리나 경호 근무에 매몰돼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희생자 이남훈 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사망 증명서를 보여주며 “사망 원인도, 장소도, 시간도 알지 못하고 어떻게 아들을 떠나보낼 수가 있겠느냐”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이 씨 어머니는 “지금도 새벽 다섯 시 삼십 분이면 어김없이 아들이 출근하려고 맞춰둔 알람이 울린다”며 “새벽잠을 참아내며 노력하던 아들이 이젠 내 곁에 없고, 단축번호 3번에 저장된 아들 목소리를 더는 들을 수 없다”고 괴로움을 호소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정부는 유가족들의 모임을 구성하지도, 심리적 안정을 취할 공간을 확보하지도 않았다”며 “다른 유가족들과 합동 봉안당을 만드는 것을 의논해보고 싶었는데 참사 17일이 지나서야 수소문 끝에 유족 몇 분을 만날 수가 있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은 민변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TF’의 도움을 받아 열렸으며, 유족 28명이 참석했습니다.
민변은 희생자 34명의 유족에 대한 법적 대리를 맡고 있습니다.
두 번의 간담회를 진행해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성역 없이 엄격하고 철저한 책임 규명’, 그리고 ‘피해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진상·책임 규명’을 유가족의 요구사항으로 정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참사 피해자의 소통 보장’과 ‘인도적 조치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희생자들에 대한 온전한 기억과 추모를 위한 적극적 조치’,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입장 표명과 구체적 대책 마련’ 등 모두 6가지 요구사항을 오늘 발표했습니다.
민변 측은 “앞으로 어떤 법적 조치를 할지는 유족들과 협의 후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더 많은 유가족이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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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목 기자 (o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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