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주식 사들인 ㈜LG, 1분기 영업익 35% 줄었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 제공=LG

LG그룹 지주사 ㈜LG가 지난해 전자·화학 계열사 지분을 늘린 효과가 올해 1분기 '역기저'로 작용했다. 지주사 실적을 좌우하는 계열사 손익 반영분의 변동성이 성적을 갈랐다는 평가다. 여기에 전자 계열과 통신·서비스 계열은 매출과 수익성을 방어했지만 화학 계열은 석유화학·첨단소재와 전기차 배터리 부진으로 실적 부담이 커진 양상이다.

㈜LG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8006억원, 영업이익 413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 35.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41.0% 감소한 33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실적의 핵심 변수는 지분법손익이다. ㈜LG의 1분기 지분법손익은 2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4821억원보다 48% 감소했다. 지분법손익은 ㈜LG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의 순손익 가운데 보유 지분율만큼을 반영하는 회계상 항목이다. 지주회사인 ㈜LG는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 변화가 지분법손익을 통해 연결 실적에 반영된다.

㈜LG는 앞서 2024년 1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와 수익구조 제고를 위해 LG전자와 LG화학 지분을 추가 취득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이 같은 지분 확대 영향으로 계열사 손익 반영분이 커졌지만 올해는 해당 효과가 사라지면서 지분법손익 감소폭이 확대됐다. 지분법손익을 단순 제외하면 1분기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5491억원, 16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어난다.

㈜LG 연결손익계산서. /자료=IR북

계열별로는 전자 계열이 실적을 방어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전자 계열의 글로벌 단순합산 매출은 29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9조원보다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4.5%에서 6.2%로 상승했다. 중남미 등 성장시장의 가전 판매 확대와 스포츠 이벤트에 따른 프리미엄 TV 수요, 우호적 환율 효과가 반영됐다. OLED·오토 패널과 광학솔루션 판매 증가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통신·서비스 계열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매출은 5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1000억원보다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6.5%에서 7.0%로 개선됐다. LG유플러스의 모바일·인터넷 가입자 증가와 LG CNS 성장세가 수익성을 뒷받침했다.

반면 화학 계열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했다. 화학 계열 매출은 13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4조3000억원보다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4.1%에서 0.4%로 하락했다. 석유화학·첨단소재 매출 감소와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자동차 배터리 매출 감소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석유화학 판가 상승에 따른 일부 개선 요인이 있었지만 전기차 배터리 판매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했다.

연결대상 종속회사 실적은 개선됐다. LG CNS와 D&O 성장에 힘입어 1분기 종속회사 매출은 1조4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07억원으로 19% 늘었다. LG CNS는 클라우드 서비스 용역 증가로, D&O는 F&B 사업 확대와 CM 물량 증가로 각각 실적이 개선됐다.

주목할 대목은 실적 둔화에도 주주환원 정책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LG는 지난해부터 중간배당을 도입하고 중간·기말 배당기준일 유연화를 시행 중이다. 2025년 별도 조정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지만, 광화문빌딩 매각이익 중 1000억원을 추가 배당재원으로 반영해 주당 배당금 3100원을 유지했다.

자사주 소각도 예정대로 진행된다. ㈜LG는 지난해 9월 기취득 자사주 보통주 3.9% 중 절반인 1.9%를 소각했다. 남은 자사주 보통주 2.0%도 올해 상반기 안에 소각할 계획이다. 1분기 말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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