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영의 News English] 북한에서 자살은 반역, 전쟁터에서 하면 영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된 북한군 병사들은 포로가 될 상황에 처하면 자살하라는(commit suicide) 교육을 받는다. 우크라이나군과 전투 중 생포된(be captured alive) 북한군 소총수(rifleman) 백모(21)씨와 저격수(sniper) 리모(26)씨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현지 파견 보위부 요원들로부터 ‘자폭하는(blow themselves up) 방식으로 어떻게든 생포되는 걸 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포로가 되는 순간, 너는 반역자(traitor)·배신자(betrayer)”라는 사상 교육을 받기(undergo ideological training) 때문에 북한에 있는 가족을 위해서라도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다고(kill themselves) 한다.
정작 북한에선 자살을 체제에 대한 반항·반역 행위(act of defiance and treason against the regime)라며 금기시한다. 본인만 낙인찍히는 게 아니라 유족도 반역자 가족 꼬리표를 달고(bear the stigma) 최하위 층으로 강등돼 온갖 불이익을 당한다. 그래서 죽고 싶어도 못 죽는다. 반역자가 될 뿐 아니라 가족에게 닥칠 후환(impending aftermath)을 나 몰라라 하고 죽어버리는(take their own lives) 이기주의자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체제에서 탈출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surefire way to escape)이 최소한 하나는 있었는데, 김씨 일가가 그 유일한 극단적 선택 자유마저 앗아가 버렸다(take away even the sole freedom of that extreme choice)”고 전한다.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Arduous March)’ 시기에 수십만 명이 굶어 죽었지만(starve to death) 스스로 목숨을 끊은(die by their own hand) 주민은 많지 않았던 이유다. 극심한 생활고와 긴장(extreme hardship and tension) 속에서 죽을 자유마저 빼앗긴 채(be deprived even of the freedom to die) 하릴없이 목숨을 부지하는(live helplessly) 것이다.
김정은 정권이 무엇보다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react with outrage) 건 자살자들이 남기는 유서(suicide note)다. 체제를 비판·원망하는(criticize and resent the regime)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지시로 열린 한 지방 대책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는 RFA와 익명을 조건으로 한(on the condition of anonymity) 인터뷰에서 “국가·사회 체제를 비판하는 유서 내용이 알려져 참석자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농촌을 황폐화시키는(devastate rural areas) 기아 사태보다 자살이 더 큰 사회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집중 교육받았다고 한다.
북한에선 자살 사건이 발생해도 사인(死因·cause of death)을 사고나 질병으로 발표하고 은폐한다(conceal the truth). 숨길 수 없는 경우에만 반역 행위라고 맹렬히 매도한다(fiercely denounce). 그러면서 전쟁터로 내몬 병사들이나 한국에 침투시킨 공작원들에게는 체포될 경우 자살하는 것이 영웅적 행위(heroic act)라며 강요한다.
[영문 참조자료 사이트]
☞ https://www.reuters.com/world/north-koreas-suicide-soldiers-pose-new-challenge-ukraine-war-with-russia-2025-01-14/
☞ https://www.wearethemighty.com/military-news/why-north-korea-declared-its-high-suicide-rates-as-an-act-of-treason/
☞ https://www.rfa.org/english/news/korea/suicide-06052023162051.html
☞ https://www.businessinsider.com/kim-jong-un-bans-suicide-after-numbers-skyrocketed-report-2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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