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대전 트램의 저주..충청권 광역철도까지 늦어진다

대전도시철도2호선 트램(노면전차)에 이어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의 착공도 지연될 판입니다. 최근 감사원 지적에 따라 국가철도공단이 진행하던 설계가 중단됐다는 소식입니다. 대전 트램과 광역철도의 노선이 일부 겹쳐 수요 예측 재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대전 트램의 저주인가요. 대전시는 그동안 도대체 뭘 한 걸까요.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충청권 광역철도 사업이 왜 늦어지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원, 기획재정부에 수요예측 재조사 요구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이 지연된다는 사실은 지난 23일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최근 감사원은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에 대해 교통 수요 분석을 포함한 수요예측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기재부에 통보했습니다. 감사원은 예타 통과 당시와 달리 대체 교통수단 건설 사업(트램)이 추진되고 있고, 일부 중복 구간(서대전역4-가수원4)이 발생한 점을 이유로 들었어요.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은 계룡에서 신탄진을 잇는 총연장 35.4km 구간으로, 2015년 11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했죠. 2017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2018년 7월 총 사업비 2307억 원(국비 1198억 원, 지방비 1109억 원)을 확정했습니다. 국가철도공단이 2024년 말 개통을 목표로 2019년 12월부터 기본 및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게 중단됐다는 겁니다.
감사원에 따르면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건설사업은 2016년 중복 대체 구간이 발생할 수 있는 대전 트램을 배제한 상태의 시나리오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이 시나리오와 달리 대전 트램이 추진되고 있어 교통수요에 변동이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트램이 없는 시나리오는 B/C(비용 대비 편익) 0.95, AHP(종합평가) 0.513인데 반해 트램이 있는 시나리오는 B/C 0.58, AHP(종합평가) 0.373으로 각각 기준치 1과 0.5에 크게 못 미치고 있어요. 다시 말해 예타를 통과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수요예측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데 1년 가량 늦어질 수도 있어요. 착공 시기는 2022년 하반기에서 2023년 하반기로, 완공 시기는 2024년 말에서 2025년 말로 늦어질 수 있습니다.
◇광역철도 정거장 수, 역사 규모 축소 가능성
충청권 광역철도는 기존의 경부선 및 호남선의 선로 여유 용량을 활용해 광역 전철망을 구축해 대전과 인접 도시 간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게 목적입니다. 1단계는 계룡-신탄진 35.4km, 2단계는 신탄진-조치원 22.5km 구간입니다. 계룡에서 오정까지는 호남선을 활용하고, 오정에서 신탄진까지는 경부선을 활용한 개량형 광역철도입니다. 정거장은 기존역 6개(계룡, 흑석리, 가수원, 서대전, 회덕, 신탄진)과 신설역 6개(도마, 문화, 용두, 중촌, 오정, 덕암) 입니다.
그러면 대전 트램과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구간이 얼마나 겹치는 지 살펴보도록 하죠. 대전 트램은 서대전역-정부청사-유성온천역-진잠-서대전역 36.6㎞ 구간을 잇는 순환 노선으로 광역철도 1단계 가수원-도마-문화-서대전까지 4.8km 구간이 겹치게 됩니다.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은 2015년 11월 대전 트램이 없다는 가정 하에 기재부 예타를 통과했어요. 당시에는 이미 대전 트램이 계획돼 있었는데 왜 이 부분을 빼고 조사를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문제는 수요예측 재조사 결과 30% 넘게 수요가 줄면 타당성 재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충청권 광역철도가 무작정 지연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수요가 30% 이상 줄지 않는 선에서 재조사를 마무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요 예측조사에서 경제성을 끌어 올리려면 공사비를 낮춰야 합니다. 정거장 수를 줄이고 역사의 규모를 축소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광역철도와 트램 노선은 가수원-서대전 구간에서 겹치지만 실제 1km 이상 떨어진 곳도 있어 서로 다른 수요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도마역과 서대전역은 환승역 기능을 하기 때문에 수요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분석도 있습니다.
이와함께 광역철도 1단계 사업이 지연되면서 도시철도 1호선 환승역인 용두역 건설사업의 착공도 1년 가량 늦어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장기적으로는 광역철도망 사업이 지연되면서 충청권 메가시티 조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대전시는 지난 17일에는 도시철도2호선 트램 건설사업 기본설계 마무리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기본설계 결과 총 사업비가 배 가까이 늘어나고, 트램 개통 시기도 2027년에서 2028년으로 늦어지게 됐다고 발표해 뭇매를 맞았죠. 이번에는 충청권 광역철도 마저 지연된다니 어이가 없네요. 이런 중요한 사실이 왜 정권 교체기에 자꾸 발생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대전 트램과 광역철도 1단계 사업의 지연은 대전시의 행정 난맥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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