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앞에 모인 의사들…“정부가 멈춰달라”

이예림 2024. 2. 22.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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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멈춰야 한다.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때다."

22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서울시의사회 주최로 열린 제2차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 참석한 윤원영(44)씨는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파업을 두고 이같이 말하며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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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의 떠난 3월이 최대 고비”

“정부가 멈춰야 한다.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때다.”

22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서울시의사회 주최로 열린 제2차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 참석한 윤원영(44)씨는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파업을 두고 이같이 말하며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인천 서구의 뉴성민병원에서 봉직의(월급 의사)로 일하는 윤씨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의사들과 함께하고자 오후 6시 퇴근 직후 40㎞ 떨어진 이곳으로 한걸음에 달려왔다. 

2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서울시의사회 주최로 열린 제2차 의대정원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윤씨는 “환자들을 생각하면 이 사태가 빨리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정부가 4·10 총선을 앞두고 의사들을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총선 이후까지 양측의 의견이 봉합되지 않으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의료공백을 메꾸고 있는 교수들도 버틸 수 있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1∼2주일만 지나도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전공의 과정을 마친 A씨도 앞으로의 의료 대란을 우려했다. A씨는 전임의(펠로) 재계약 시점인 3월이 최대 고비일 거라 경고했다. 이날 김성근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 조직위부위장 겸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은 “3월에 (전임의로) 들어와야 할 인턴 선생님, 1년 차 전공의들이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도 계약하지 않을 각오다. 전공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담당 교수는 “이번에는 꼭 목소리를 내라”며 등을 토닥여줬다. 그는 “의사들이 환자 목숨을 담보로 이러는 게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전체의 미래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거라고 한 번쯤 다르게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2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제2차 의대정원증원 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 참가한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집회엔 300명이 참석하기로 돼 있었다. 영하권 기온에 싸라기눈까지 내리는 강추위였지만 주최 측은 7시 30분 기준 약 500명의 의사가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집회장 안팎으로는 수위 높은 발언들이 오갔다. 세 번째 발언자로 나선 좌훈정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는 과정에서 반말로 “야, 우리가 언제 의대 정원 늘리자고 동의했냐”며 “네 말대로라면 데이트 몇 번 했다고 성폭력 해도 된다는 말과 똑같지 않냐”고 말했다. 

몇몇 시민단체들은 집회 장소 바로 앞에서 ‘맞불 집회’를 열어 “돌팔이들은 돌아가라”고 소리쳤다. 

한편 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47곳 현장점검·53곳 서면보고)한 결과 소속 전공의의 74.4%인 927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사흘간 총 34개 의대에서 1만1778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복지부는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으면 면허 정지 행정 처분을 할 계획이고, 교육부는 동맹휴학이 휴학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장기간 단체행동이 이어지면 학생들은 집단 유급을 받을 수도 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것이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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