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쓴 풍력발전기 날개는 어떻게 될까

풍력발전기의 거대한 블레이드(날개)의 재활용에 관심이 쏠렸다. 풍력발전기는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날개 등 폐기물은 재활용이 어렵다.

핀란드 알토대학교 졸업생들이 설립한 업사이클(upcycle) 스타트업 리버래스트(Reverlast)는 14일 보고서를 내고 커다란 풍력발전기 폐부품을 재활용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이 회사는 해체된 풍력발전기 날개로 부력재를 만든다. 이를 이용해 사우나를 물에 띄우거나 부잔교를 건설한다. 풍력발전기의 날개는 수명이 20~30년으로 정해져 있고 처분이 어려워 각국의 큰 고민거리였다.

리버래스트가 풍력발전기 폐 날개로 만든 부력재. 무게 약 300㎏이지만 부력이 뛰어나다. <사진=리버래스트 공식 홈페이지>

회사 관계자는 "생분해와 거리가 먼 풍력발전기 날개는 잘게 조각내는 파쇄 작업부터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한다"며 "특히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GFRP)으로 만든 날개는 재활용이 아예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발전기 날개 특유의 부력과 내구성에 주목한 우리는 잘라낸 폐기물로 부력재를 만들어냈다"며 "절단한 낡은 블레이드 내부에 스티로폼 수지를 채운 부력재들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완성된 부력재는 호수나 강에 띄우는 사우나에 들어간다. 부력재 1개의 무게는 300㎏에 달하지만 제법 큰 사우나도 거뜬히 물에 띄워준다. 부력재들을 길게 연결해 부잔교를 만드는 프로젝트도 순조롭다.

핀란드 수상 사우나를 물에 띄우는 부력재. 풍력발전기 날개로 만들었다. <사진=리버래스트 공식 홈페이지>

일각에서는 부력재의 내구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부력재 단면의 두께는 블레이드의 잘라낸 부분에 따라 다르며 최대 6㎝나 된다"며 "요트 선체에 쓰는 유리섬유의 두께가 보통 1㎝인 점을 감안하면 내구성은 신뢰할 만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친환경 발전의 대명사 풍력발전기는 재활용 연구가 활발하다. 미국 미시간대학교는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젤리 등 먹을거리로 변환 가능한 블레이드용 복합수지까지 개발했다. 유리섬유에 식물 폴리머를 결합한 이 수지는 환경에 해가 없고 발전기 날개로서 내구성도 검증됐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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