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지고 싶어서 이러나?" 한화 팬들은 이해 안 되는 김경문 감독의 투수 운용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7회, 3-3 동점 상황에서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을 올렸다. 리그 전체에서 유일하게 불펜 ERA 5점대인 팀의 감독이, 올 시즌 11경기 8이닝 ERA 9.00에 WHIP 2.63을 기록 중인 투수를 승부처 동점 상황에 올렸다.

이민우, 조동욱, 김종수라는 페이스가 괜찮은 다른 카드가 있었음에도.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대타 안중열에게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고 한화는 3-5로 역전패했다. 중계 해설진조차 "이해할 수 없는 기용"이라고 말했다.

ERA 9.00 투수를 왜 동점 상황에 올리는가

김서현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반기 ERA 1.55로 철벽이었던 클로저가 후반기 ERA 5.68로 무너졌고, 정규시즌 1위 싸움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았으며, 포스트시즌에서도 부진을 반복했다.

그리고 올 시즌 4월 14일 삼성전에서 1이닝에 볼넷 7개와 사사구를 뿌리며 충격적인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더니 마무리 보직까지 잃었다. 161km를 찍던 강속구는 올해 150km 초반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태의 투수를 마무리에서 내린 뒤에도 동점 승부처에 계속 올리는 게 김경문 감독의 방식이다.

25일 8-1로 앞선 9회에는 쿠싱을 올렸고, 이에 대해 감독은 "점수를 주지 않고 깔끔하게 끝내는 게 좋다고 느껴서"라고 설명했다. 7점 차 승리 경기에 마무리를 조기 투입하고, 정작 이틀 뒤 동점 승부처에는 ERA 9.00짜리 투수를 올리는 논리를 팬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믿음의 야구인가, 미련의 야구인가

김경문 감독의 신조는 '믿음의 야구'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극도의 부진을 겪던 이승엽을 4번타자로 끝까지 밀어붙여 금메달을 따낸 일화는 유명하다. 하지만 그 방식이 모든 상황에 통하지는 않는다는 걸 지난 시즌부터 반복해서 확인하고 있다.

팬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믿음의 야구'가 '미련의 야구'로 변질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건 그래서다. KIA의 경우 정해영이 부진하자 2군에서 재정비 기간을 주고 복귀시켜 효과를 봤다. 한화도 노시환에게 같은 방식을 써서 반등을 이끌어냈다. 그런데 유독 김서현에 대해서는 같은 선택을 하지 않고 있다.

불펜 전체가 무너지고 있다

팀 불펜 ERA는 6.57로 리그 꼴찌다. 9위 롯데(4.60)와도 확연한 격차가 나는 압도적 꼴찌다. 매 경기 불펜을 총동원하는 운용 방식이 개별 투수들을 지치게 만들고, 지친 투수들이 나와서 또 실점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리그 20경기 중 14경기에 등판한 정우주, 2연투 4회를 기록 중인 조동욱과 박상원, 이미 66이닝을 소화한 적 있는 김서현까지 끊임없이 투입되며 불펜이 탈진하는 그림이다.

한화는 류현진-문동주-에르난데스-황준서-왕옌청이라는 선발진은 어느 정도 돌아가고 있는데, 그 뒤를 불펜이 계속 터뜨리면서 승리를 날리고 있다. 지난해와 똑같은 패턴이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는 게 가장 뼈아픈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