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연인에 대한 시를 써줘” 챗GPT는 단번에 답했다
“전 연인에 대한 시를 써줘.(write a poem about ex)”
사랑에 얽혀서, 서로를 엄청 사랑했지
하지만 넌 떠났고 난 이제 혼자네
추억만 여전히 남아 머뭇거리네
(…중략…)
그래서 난 이 기억들을 가까이 간직할 거야
그리고 소중히 여길 거야, 내가 나아갈 수 있게
넌 떠났지만 내 사랑은 남았어
내 마음 속에 새겨져 평생 배어있어
화제의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에게 부탁했다. “전 연인에 대한 시를 써주라.” 3초도 지나지 않아 챗GPT가 글을 써내려갔다. 5연20행으로 구성된 구구절절한 시. 인공지능이 감정을 가질리 없는데, 갓 헤어진 사람마냥 시를 썼다.
‘그래도 심장이 뛸 때마다 아파요 / 지울 수 없는 사랑을 위해 / 내가 한때 소중하게 여겼던 사랑을 위해 / 내가 한때 가까이 가졌던 사랑을 위해’
당장 개인의 능력이 중요시되는 교육·연구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챗GPT를 과제나 논문 등에 악용할 수 있고, 이를 분별하기 쉽지 않아서다. 인공지능이 점점 똑똑해지면서 인류는 인공지능을 어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대한 고민에 직면하게 됐다.
◆챗GPT, 출시 40일 만에 일 사용자수 1500만명 육박
2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투자 리서치 회사 에이아르케이 인베스트(ARK Invest)는 지난 22일 기준 챗GPT의 일 사용자수를 1500만명 수준으로 추정했다. 출시 일주일만에 100만명을 넘고, 40일 만에 1000만명도 훌쩍 넘은 것이다.
챗GPT를 만든 오픈AI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피터 틸 클래리엄 캐피털 사장, 리드 호프먼 링크트인 회장, 샘 올트먼 와이컴비네이터 사장(현 오픈AI CEO) 등이 인류에게 도움이 될 디지털 지능 개발을 목표로 2015년 설립한 비영리 회사다. 일론 머스크 CEO는 2018년 회사 이사회를 떠났다.
챗GPT는 상당한 수준의 지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의료기관 앤서블헬스(Ansible Health) 연구진이 챗GPT에게 미국의사면허시험(USMLE)을 치게 했더니, 모든 시험에서 50% 이상의 정확도가 나왔다고 한다. 연구진은 “챗GPT는 특별한 훈련 없이도 시험을 모두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을 보여줬다”며 “문제에 대한 설명을 할 때 높은 수준의 일치성과 통찰력도 보였다”고 했다.
미국 로스쿨 시험도 합격할 수준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미네소타 대학교 로스쿨의 조나단 최 교수는 챗GPT가 95개의 객관식 문항과 12개의 에세이 작성으로 구성된 로스쿨 시험에 응시하도록 했는데, C+ 성적으로 합격했다고 설명했다. 성적이 낮긴 했지만 어떠한 교육 없이도 합격한 것이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챗GPT가 에세이 작성에 있어 기본적 법률 규칙을 잘 파악했고, 일관적이고 탄탄한 조직과 구성을 갖추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로스쿨 시험의 핵심 기술인 개방형 프롬프트가 주어지면 종종 문제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교육·연구현장에서 우려…“시험 때는 금지”
인공지능이 점점 발달하자 당장 교육·연구현장에서 악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별한 교육 없이도 순식간에 글을 써내려갈 수 있고, 이를 걸러내기가 쉽지 않아서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최근 ‘챗GPT 등 인공지능이 논문 작성을 보조해주는 걸 허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온라인 구독자 3600여명에게 한 결과, 57.7%(2085명)가 반대했다고 밝혔다. 찬성은 36.9%(1335명)에 불과했다. 네이처는 “많은 응답자들이 챗봇을 통해 쉽게 가짜 및 부정확한 논문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을 우려했다”며 “그런 종류의 사기를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들이 개발될 때까지는 (챗봇의 사용을) 금지하는 게 최선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화학공학·고분자공학)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벌써 봄학기 강의 실라부스(강의계획서) 올리라는 메일이 왔길래 작년 실라부스를 고치다가 가이드라인에 몇 가지 문장을 추가했다”며 이를 소개했다. 권 교수는 강의계획서에 “공부를 할 땐 챗GPT를 포함한 어떤 인공지능을 활용해도 좋지만 시험 등을 칠 때 이들이 한 답변을 복사·붙여넣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자동생성된 것들을 탐지할 수 있는 알고리즘들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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