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금값 배추, 산지는 폭염 뒤 폭우…"하룻밤 새 엉망 되븟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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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한 포기가 2만 원에 육박하는 이른바 배추 대란이 발생한 가운데 폭염에 이어 폭우 피해까지 겹치면서 전남지역 배추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0대부터 해남에서만 배추 농사를 지어 온 김씨는 올해 같은 폭염과 최근 내린 기록적인 폭우는 처음이며 대부분 농가가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며 망연자실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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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24일부터 10월 1일까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통해 집중호우 피해 접수
피해 유형 따라 농약대·대파대…피해율 따라 생계비·학자금 지급
"저기 보쇼. 고생해서 심었는디 하룻밤 만에 엉망이 되븟소"
배추 한 포기가 2만 원에 육박하는 이른바 배추 대란이 발생한 가운데 폭염에 이어 폭우 피해까지 겹치면서 전남지역 배추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에서 가을·겨울배추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전남 해남군 산이면. 산이면에서만 1290여 ha에서 11만 3970여 톤의 배추가 생산된다.
50여 년째 배추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73)씨가 폭우에 흘러내린 흙이 덮어버린 밭을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봤다.
20대부터 해남에서만 배추 농사를 지어 온 김씨는 올해 같은 폭염과 최근 내린 기록적인 폭우는 처음이며 대부분 농가가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며 망연자실해했다.
김씨는 "배추 상태가 좋다고 했는데 하룻밤에 이렇게 망가져 버렸다"며 "올해 같은 폭염과 이번 폭우는 50년 넘게 농사를 지으면서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전라남도는 이번 폭우로 상당 면적의 배추밭에서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오는 10월 1일까지 피해 상황을 집계하고 있다.
마을 단위로 기간을 나눠 신고 접수를 받고 있는데 이틀도 안된 이날 오전까지 산이면 전체 배추 농가의 5분의 1 이상인 337가구(전체 1563가구)가 피해 신고 접수를 마쳤다.
피해 접수가 시작된 24일부터 산이면사무소 등에는 피해를 접수하기 위해 찾은 농민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산이면사무소를 찾은 농민 한모(67)씨는 "보상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접수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에 왔다"며 "피해가 큰 농가들은 사실상 올해 농사를 망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남군 관계자는 "농가들이 피해가 발생하자마자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얼마나 소생시키는지에 따라 배추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더 이상 가을·겨울배추 모종을 심을 수 없는 상황에서 한 포기 최고 2만 원 남짓에 판매되는 배추 대란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정광현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폭염과 집중호우 등 잦은 재해로 어려운 농업인의 어려움을 감안, 피해조사를 신속하게 추진해 복구비를 지급할 것"이라며 "피해 농가는 보상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기한에 맞춰 신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오는 10월 1일까지 집중호우 피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피해 농가는 농지가 위치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로 피해 신고를 하면 된다. 피해농가에 대해서는 피해 유형에 따라 농약대, 대파대가, 피해율에 따라 생계비와 학자금 등 재해보상금이 지급된다.
이처럼 배추 수급 불안 등이 예상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중국산 배추 수입을 포함한 '원예농산물 수급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배추 수입물량은 16톤으로 할당관세(0%)가 한시 적용된다. 정부 차원의 중국산 배추 수입은 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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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CBS 박요진 기자 trut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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