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숨을 건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즌1의 역대급 흥행으로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제작 과정에 대한 비밀 유지가 유독 심했던 작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배우의 캐스팅 논란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넷플릭스는 침묵으로 일관했던 터라 세트장 공개에 많은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해 보였다.

지난해 12월 7일, <오징어 게임> 시즌2 세트장의 일부가 국내외 취재진에게 공개됐다. 이날 참석한 기자들은 버스에 올라 촬영장에 도착하는 때까지 목적지에 대한 고지를 전혀 안내받지 못했다.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시리즈인 만큼 보안도 최고 수준이었다. 버스 창가를 스치는 풍경들을 이정표 삼아 장소를 짐작하며 도착한 곳은 대전 엑스포 공원 내에 마련된 스튜디오였다.
이번 <오징어 게임> 시즌2 세트비짓은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과 제작사 퍼스트맨스튜디오의 김지연 대표, 채경선 미술감독이 함께했다. 미로 계단과 참가자 숙소 등 작품의 주요 세트 두 곳이 공개됐는데 시즌 2의 새로운 콘셉트와 게임의 룰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황동혁 감독은 취재진을 맞으며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 속에 지난 7월부터 열심히 시즌2 촬영 중이다. 어깨가 무겁지만 기다려주신 만큼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하며 “새로운 게임, 새로운 캐릭터와 함께 펼쳐질 더욱 깊어진 이야기와 메시지를 기대해 주셔도 좋다"며 시즌2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숙소 바닥에 크게 그려진 OX 표시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1 때 OX를 선택해 게임이 끝나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는데, 시즌2에서는 그 시스템을 좀 더 발전시켜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참가자들이 투표를 통해 이곳에 남을지와 나갈지를 결정하게 된다’며 “그들의 선택에 따라 무리가 나뉘며 편이 갈라지고, 그로 인한 갈등이 벌어지는 장치를 삽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편 가르기가 많다. 전 세계적으로 지역과 종교, 세대와 성별 등 계층간의 갈등이 많다’며 “이런 것에 대한 어떤 풍자적인 요소로 선거 시스템과 O와 X를 통한 서로 간의 구별이란 것을 시즌2의 중요한 테마로 녹여냈다”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을 통해 제74회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 내러티브 컨템포러리 프로그램 부문 프로덕션 디자인상(1시간 이상)을 수상했던 채경선 미술감독은 “시즌1에 보내주신 큰 사랑과 시즌2에 대한 많은 분들의 기대감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 황동혁 감독님의 크레이티브 비전과 주제 의식을 잘 구현해 낼 수 있도록 미술팀 모두가 힘쓰고 있다"고 시즌2 작업 과정을 전했다. 이어 그는 핑크 미로 복도에 대해 “시즌1보다 높이와 넓이 모두 더 규모감 있는 설계를 했고, 유아적인, 동심의 색깔이 무엇인가 고민하며 대표적인 컬러감으로 핑크를 선택했다”며 “이 공간은 네덜란드의 판화가 에셔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하게 되었고, 그의 작품의 어떤 모순과 역설 같은 부분들을 <오징어 게임>의 주제에 맞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대형 숙소 디자인에 대해서 채경선 미술감독은 “황 감독님은 바닥의 ‘OX를 형광색 페인트로 그리면 어떻겠냐고 하셨는데 나는 조명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싶었다”며 “OX가 가진 대비감을 시각적으로 잘 표현하고 싶어 빨간색과 파란색 LED 불빛을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 제작사 퍼스트맨스튜디오의 김지연 대표는 “멀리까지 와주셔서 감사하다. 시즌2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과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노력해 훌륭한 작품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각오로 모든 제작진과 출연진이 최선을 다해 촬영에 임하고 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작품 공개 전임에도 불구하고 내년 1월에 열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 최우수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이례적으로 지명되며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새로운 인물과 서사로 시청자를 맞이할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오는 12월 26일 마침내 공개된다.
나우무비 심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