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외교참사 책임 묻겠다" vs 與 "李 핵폭탄급 사법리스크"
기사내용 요약
李 "조문 불발·굴욕적 한일 회동…국격 훼손"
"외교엔 연습 없어 초보라는 말로 양해 안돼"
與 " 국익 해치는 자해행위란 점 되돌아봐야"
李에 "거짓말 하지마. 외교참사 어딨냐" 고성
[서울=뉴시스] 심동준 이재우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발언 논란에 "외교 참사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자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자해 행위"를 하고 있다고 맞섰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尹 사적발언' 논란과 관련해 "안타깝게도 며칠 전 대통령의 영미 순방은 이 정부 외교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오판 하나, 실언 하나로 국익은 훼손되고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제1 야당으로서 이번 외교 참사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문 없는 조문외교, 굴욕적 한일정상 회동은 국격을 훼손시켰다"며 "전기차 차별 시정을 위한 IRA 논의와 한미 통화 스와프는 이번 순방의 핵심과제였음에도 꺼내지도 못한 의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총성 없는 전쟁인 외교에 연습은 없다. 초보라는 말로 양해되지 않는 혹독한 실전이다"며 "오판 하나, 실언 하나로 국익은 훼손되고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제1당으로서 이번 외교참사의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책임을 국민과 언론 야당에 뒤집어씌우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국제 보호무역 기조를 지적하고 "이럴 때일수록 주요 선진국들처럼 위기에서 국민을 보호하고 위기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국가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안타깝게도 정부여당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며 이른바 부자 감세를 지적하고 "특혜 감세로 부족해진 재정은 서민 예산 삭감으로 메우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또 "서민 지갑 털어 부자 곳간 채우기 정책은 민생 경제 위기의 근본 원인인 양극화 불평등을 확대한다"며 "민주당이 최선을 다해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불법사채 무효법, 이자폭리 방지법, 자영업자·소상공인 신속 채무조정, 재난 지원액 현실화, 납품 단가 연동제, 화물차 안전운임제, 쌀값 안정법 등을 역설했다.
또 권역별 메가시티 구상 현실화를 언급하면서 "수도권 1극 체제를 5극 체제로 다변화하고 제주, 강원, 전북을 특별자치도로 만들어 5극 3특 체제로 재편해 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세계적 재생에너지 육성 흐름을 짚으면서 "우리 정부는 원전 비중을 32.8%로 대폭 높이고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30%에서 21.5%로 대폭 낮추는 등 세계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냉전 속 지정학적 위기를 산업화 기회로 만든 것처럼 기후 위기를 대대적 산업 전환과 선도국가 도약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추격자를 선도자로 만드는 게 국가 역할이고 정치 능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 기후위기 탄소중립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한다"며 "풍력발전 원스톱법과 분산에너지 특별법을 제정하고 에너지 고속도로를 건설해 재생에너지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 대북정책과 외교 기조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우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조건부 제재 완화와 단계적 동시행동을 제안한다"며 한반도 평화경제 체제 수립을 역설했다.
또 대미, 대중 관계에 대해 "어느 쪽도 경시할 수 없고 둘 중 하나만 선택해 운신의 폭을 좁힐 이유가 없다"고 했으며, 한일 관계에 대해선 역사·영토 주권·국민 생명 안전과 경제·사회·외교적 교류 협력 등 투트랙 접근 필요성을 제시했다.
특히 이 대표는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펼친다면 언제든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총풍, 북풍 사건처럼 안보와 평화를 정략 대상으로 삼는 데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개헌 등 정치 개혁을 말하면서 '시행령 통치'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냈다. 먼저 개헌에 관해선 대통령 4년 중임제, 결선 투표 도입,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와 감사원 국회 이관 필요성 등을 짚으면서 추진 의사를 보였다.
그는 "대통령 임기 중반인 22대 총선이 적기", "올해 정기국회 직후 국회 내 헌법 개정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며 "합의 가능한 범위 내 개헌안을 만들고 2024년 총선과 함께 국민투표를 하면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87년 체제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동형 비례제 확대, 위성정당 방지 등을 짚으면서 선거법 개정을 말했다. 더불어 "국회 특권 내려놓기도 미루지 않겠다"면서 "국회의원 소환제로 의원도 잘못하면 소환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른바 시행령 통치에 대해선 "법치가 아닌 영치는 삼권분립 위반이자 헌정 질서 파괴"라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시행령 통치를 바로잡고 국정을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정부여당에 대해 "국민께 공히 약속한 대선 공약은 함께 추진하자"며 "여야 공통 공약 추진 협의체 구성과 공통 공약 공동 추진을 다시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이외 이 대표는 저출산 등 인구 위기를 지적하고 5대 돌봄 국가책임제, 아버지 육아휴직 할당, 기초노령연금 확대, 선택적 모병제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함께 논의할 인구 위기와 초저출생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혹평을 내놨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데 너무 이상적인 걸 많이 말씀하셨다. 그렇게만 되면 유토피아가 될 것 같다"며 "현실적인 재원 대책 없이 너무 국가주의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자신의 대표 정책인 기본 시리즈를 재차 제안했다. 철도·의료·항공·전력 등 공공 민영화는 물론 서민을 털어 부자를 채우는 정책도 막겠다고 천명했다. 이 대표의 첫 연설에 '포퓰리스트(대중 영합 주의자)'라는 딱지를 붙인 셈이다.
주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사적발언' 논란을 외교참사로 규정한 이 대표를 향해 "정부의 혹은 여당의 정책에 협조하겠다고 했지만 외교부 장관에 대한 불신임 건의안이야말로 대한민국 국익을 해치는 자해행위라는 점 되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이 대표가 꺼내든 4년 중임제 개헌도 국회의장 산하 개헌자문 특별위원회에서 먼저 논의해야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박정하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이 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기본사회를 외쳤지만, 국민을 설득하려는 정치의 기본인 협치도 없었다"며 "이재명식 포퓰리즘 기본소득이 대선, 지선을 돌고 돌아 또다시 등장했다. 기본소득은 거대 야당이 말만 외친다고 실현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사회적 합의에는 관심이 없고 국민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며 "민간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을 '초부자 감세'로 호도하며 국민 갈라치기를 하고 있으며, 있지도 않은 민영화 괴담은 때마다 언급하며 사회적 불안을 만들고 있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은 사적발언을 '있지도 않은 사실을 왜곡한 정치공세'로 정의한 뒤 "민주당은 정쟁에 날을 세는데, 민생의 블랙홀이 될 이재명식 개헌에 대해 어떤 국민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야는 개헌을 논하기 전 노동·연금·교육 개혁이라는 직면한 과제부터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독재하려 왔느냐' 등 비아냥을 쏟아냈다. 민주당 의원들이 기본사회, 4년 중임제 개헌 등 이 대표의 주요 발언마다 박수로 호응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대표가 연설을 마무리했을 때도 국민의힘에서는 일부 의원들만 박수를 쳤다.
국민의힘 의석에서는 이 대표가 '서민지갑 털어 부자곳간 채우기 정책은 민생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인 양극화 불평등을 확대한다'고 주장하자 "이게 다 문재인 정권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거친 비판이 제기됐다.
이 대표가 '민주당은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한국의 주도성을 강화하고 미국과 북한을 설득하는데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을 때도 "그래서 북한이 핵 만들었잖느냐(임이자)", "그럼 북한 핵 어떻게 할거냐(송언석)" 등 항의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의석에서는 '조문 없는 조문외교, 굴욕적 한일정상 회동은 국격을 훼손시켰다. 전기차 차별 시정을 위한 IRA 논의와 한미통화스와프는 이번 순방의 핵심과제였음에도 꺼내지도 못한 의제가 됐다'는 주장에 "거짓말 하지마. 외교참사가 어딨냐"는 고성이 터져나왔다.
이 대표가 '국무총리 국회추천제와 감사원 국회이관 같은 권한 분산도 과제'라고 주장하자 "독재하려고"(조해진)라는 비판이, '초부자들에게 부가 더 집중되는 사회, 집과 일자리 미래의 불안 때문에 결혼도 못하는 사회'라고 언급에는 "아니 그걸 누가 만들었는데"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기현 의원은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 발의와 관련해 "이재명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의혹 사건은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변호사비 대납 의혹, 권순일 대법관 재판거래 의혹 등 10여 건에 달한다”며 “이쯤 되면 핵폭탄급 사법 리스크 아니냐. 오죽하면 이재명 대표를 적극 지원하던 김어준 씨조차 ‘이재명 말고 제2의 인물을 키워야 한다’고 했을까”라고 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가미카제같은 돌격대원 노릇이나 할 때냐”며 “이재명 대표 한 사람 살리려다 민주당도 함께 몰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won@newsis.com,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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