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한수원 쪼개졌던 원전 수출 다시 통합···정부·외부 검토 강화

지난해 한·미 관세 합의에 따른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원자력발전소 수출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정부가 원전 수출 체계를 개편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으로 이원화됐던 수출 방식을 하나로 통합하고, 기획 단계부터 정부가 콘트롤 타워 역할을 맡고 외부 전문가의 조정·검토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산업통상부는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 주재로 1차 원전 수출 전략 협의회를 열고 ‘원전 수출체계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원전 수출 전략 협의회 산하에 ‘원전 수출 기획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원전 수출 상대국에 대한 협상 전략 수립부터 위험성 분석, 경제성 평가를 수행하는 이 위원회에는 정부, 공기업, 계약·회계·법률·국제관계 전문가가 참여한다.
그동안 갈등의 불씨가 됐던 한전과 한수원의 국가 분담제는 폐지된다. 한전, 한수원이 나눠 담당하던 수출국들을 양사 협력하에 통합·관리하도록 했다.
앞서 2016년 박근혜 정부가 ‘공공기관 기능 조정 방안’을 추진하면서 한전과 한수원은 수출국을 나눠 가졌다. 한국형 원전의 노형을 크게 바꾸지 않아도 되는 국가는 한전이, 노형 설계 변경 등 기술적 요인이 필요한 국가는 한수원이 수출을 추진하는 것으로 조율했다. 이에 따라 아랍에미리트(UAE) 사업은 한전이 진행했고, 체코 사업은 한수원이 맡았다.
해외 원전사업의 개발과 주계약은 양사가 공동으로 수행하되 대외 협상은 인지도가 높은 한전이 주도한다. 건설과 운영은 경험이 풍부한 한수원이, 지분 투자는 자금력을 갖춘 한전이 각각 주도하는 식으로 바꾼다. 다만 기존 계약, 발주국과의 관계, 전문성을 고려해 체코와 필리핀 사업,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사업은 한수원이 기존처럼 총괄 수행하기로 예외를 뒀다.
또 UAE 바라카 원전 사업에서 발생했던 정산 분쟁 재발을 막기 위해 향후 모든 수출 프로젝트는 합작법인이나 컨소시엄 형태의 독립 법인을 설립해 수행하기로 했다. 모회사와 자회사 관계인 한전과 한수원은 바라카 원전의 추가 공사비 정산을 둘러싸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원전 수출 체계 개편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이날 한전과 한수원은 한전-한수원은 진행 중인 분쟁을 영국(런던국제중재법원)에서 한국(대한상사중재원)으로 변경하기 위한 계약 수정에도 합의했다.
산업부는 연내 ‘원전수출진흥법’(가칭)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법안에는 시장 개척, 금융 지원 등 다양한 수출 지원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아울러 체코 사업 수주 당시 불거졌던 ‘헐값 계약’ ‘웨스팅하우스 굴욕 계약’ 논란 등을 방지하기 위해 해외 원전 사업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투자, 수출 계약의 체결, 원전 지식재산권의 이관・변동 등 중요 의사결정에 대해 정부와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등 감독권을 신설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현재 당면한 미국·체코·베트남 등 원전 수출 현안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K원전 원팀’ 수출 체계를 정비하고 보다 궁극적으로는 입법을 통해 정부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인공지능(AI) 발전, 에너지 안보 환경 변화로 찾아온 글로벌 원전 르네상스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산업부 주도하에 기존 한국 원전 산업의 경쟁력에, 국내 기관들의 역량 결집, 경제성・위험 관리 체계를 보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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