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故이선균 잊지 못해…어딘가에 살아있는 것 같아”
배우 조정석과 유재명이 지난해 마약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이선균을 추모했다. 세 사람은 고인의 유작인 영화 ‘행복의 나라’에서 합을 맞춘 바 있다.
3일 부산 해운대구 CGV센텀시티에서는 ‘스페셜 토크: 행복의 나라’ 행사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영화 ‘행복의 나라’의 주연인 조정석과 유재명이 참석했다. 이 행사는 ‘고 이선균 배우를 기억하며’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다. 이선균 특별전을 기념해 생전 그와 함께했던 감독과 동료 배우들이 모여 그를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두 사람은 영화 촬영 당시의 일화를 전하면서 이선균을 추억했다. 조정석은 “선균이 형과 작업할 때 느낀 건데, 촬영할 때 누구보다도 집중력이 뛰어나다. 매섭고 강렬하게 접근하고, 열정적으로 임한다”라면서 “(테이크) 중간중간 아이스브레이킹도 잘 하고 동료들을 잘 챙겨주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유연한 태도에) 너무 놀랐다”라고 덧붙였다.
유재명은 “우리 현장이 ‘행복의 나라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저희끼리는 굉장히 돈독하고 재미있었다”라며 “철 없는, 개구쟁이 같은 아저씨들이 모여서 하하호호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촬영 중 서로 고민을 나누기도 하고 의지도 많이 했다”고 했다.
조정석 또한 “결과를 보고 100% 만족하는 배우는 없을 것 같다. 매 테이크마다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우리 셋은 서로 너무 잘하고 있다고 격려를 해줬다”라며 “서로에게 도움이 됐던 사이”라고 했다.
두 배우는 행사 마무리 직전, 고인을 추모하면서 울컥한 듯 잠시간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진행자가 “이선균 배우에게 인사를 보내는 것으로 자리를 마무리지어달라”라고 요구하자, 조정석은 “전 사실 처음에는 너무 슬프고 그랬다. 그냥 지금은 자주 못 보고 있는 것 같다. 어디에선가 (살아있는 것 같다). 그런 마음이 든다”라고 했다.
유재명 옆자리의 조정석이 고인을 회상하며 말을 잘 잇지 못하고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자, 자신 또한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는 듯 “(슬픔을 드러내지 않고) 잘 버티고 있었는데 저도 좀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유재명은 “어떤 라디오 방송 오프닝에서 영화는 그리우면 다시 볼 수 있지만 사람은 그리우면 다시 볼 수 없다는 멘트가 나왔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저는 선균이가 보고 싶으면 저희 영화를 보면 되니까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이번 영화제 기간 동안 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운 사람, 이선균’을 통해 고인의 작품 6편을 선정, 상영한다. 영화제 측은 전날 진행된 개막식에서는 이선균을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로 발표하고, 그의 추모 영상을 상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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