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경기장은 팬들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금윤호 기자 2023. 4. 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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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K리그 현장에는 축구팬들이 자신들의 입장과 목소리를 가감 없이 표출했다.

같은 날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대구FC 경기가 열린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도 인천 응원석에서는 "팬들은 개되지가 아니다", "승부조작 사면 반대" 등의 내용이 담긴 걸개가 올라왔다.

2일 수원 삼성-강원FC전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도 홈팀 팬들은 전주성과 흡사한 모습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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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대전-서울 경기 도중 징계인 100인 사면을 단행했다 철회한 대한축구협회를 비판하는 걸개가 걸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MHN스포츠 금윤호 기자) 이틀 연속 K리그 현장에는 축구팬들이 자신들의 입장과 목소리를 가감 없이 표출했다.

지난 1일 K리그2 성남FC와 충북청주FC의 경기가 열린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 서포터즈 '블랙리스트'는 "승부조작, 우리는 용서한 적 없다"는 걸개를 들었다.

같은 날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대구FC 경기가 열린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도 인천 응원석에서는 "팬들은 개되지가 아니다", "승부조작 사면 반대" 등의 내용이 담긴 걸개가 올라왔다. 대전-서울 경기 도중에도 대전 응원석에는 팬들이 잠시 승부조작 사면 반대를 의미하는 뜻하는 걸개들을 들어렸다.

이는 지난달 28일 대한축구협회(KFA)가 우루과이전을 한 시간 앞두고 기습적으로 축구인 100명 사면 조치를 '통보'한 것에 대해 축구팬들이 항의한 것. 사면 조치 이후 여론이 들끓자 협회는 급히 재심의를 진행해 사면 조치 철회를 밝혔으나, 축구팬들은 다른 곳이 아닌 '축구 경기장'에서 협회를 비판했다.

1일 열린 포항전에서 전북 현대 허병길 단장과 김상식 감독 사퇴를 요구하는 전북 팬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 같은 협회를 향한 비판이 있다면 이틀 동안 침묵의 항의도 펼쳐졌다. 1일 전북 현대와 포항스틸러스 경기가 진행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전북 현대 팬들이 예고대로 어떠한 목소리도 내지 않은 채 허병길 대표이사와 김상식 감독 사퇴를 요구하는 걸개를 꺼내들었다.

득점이 터지고도 '오오렐레' 응원을 하지 않은 팬들은 경기 종료 후 퇴근하는 구단 버스를 막아세웠다. 대치 끝에 선수단 버스를 우선 통과시킨 팬들은 그러나 김상식 감독이 탄 버스를 곱게 보내주지 않았다. 결국 김상식 감독은 팬들에게 전북 감독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는 원론적인 말을 남긴 뒤 자리를 뜰 수 있었다.

2일 수원 삼성-강원FC전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도 홈팀 팬들은 전주성과 흡사한 모습을 연출했다. 수원 팬들은 지난해 간신히 강등을 모면하며 환골탈태를 기대했으나, 4경기 연속 무승(1무 3패)을 기록하며 현재 K리그1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2일 오후 수원 삼성과 강원FC의 경기가 열린 가운데 항의성 걸개 만을 건 채 침묵시위를 하고 있는 수원 팬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앞서 수원 팬들은 수원FC 라이벌 경기와 대전하나시티즌전 연패 후 두 차례 '버스 막기'를 하며 이병근 감독으로부터 사과와 변화에 대한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2일 수원 서포터즈가 겨냥한 곳은 감독과 선수들 보다는 구단 프런트였다.

이들은 "프런트 연봉은 상위, 구단 운영은 최하위", "몇 년째 선수단 뒤에 숨는 프런트"라 쓰인 걸개를 들며 전북과는 조금 결이 다름을 보여줬다.

이처럼 축구팬들은 다른 곳이 아닌 '축구장' 안에서 자신들의 요구사항과 비판 대상을 향해 성토했다. 물론 유럽에서 종종 발생하는 차량 방화, 팬들간의 폭력 사태 등 물리적 충돌과 물질적, 인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소통이라고 주장하며 일방적 통보에 가까운 단체 혹은 구단의 요즘 시대 이해하기 어려운 독단적 행동을 두고 이 같은 축구팬들의 행동은 억지 주장을 펼치며 마구잡이식 기행을 벌이는 것이 아닌 '정당방위'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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