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 수리는 자동차 구매자들에게 큰 혜택이지만, 경우에 따라 보상 여부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최근 캐나다의 엘란트라 N 차량 소유주와 현대자동차 간의 분쟁이 그 사례다. 현대차는 소유주가 엔진을 과도하게 사용해 고장을 일으켰다고 주장하며 수리 보증을 거부했다.

온타리오주에 거주하는 크리스찬 마초로스(Christian Matzoros)는 2022년식 현대 엘란트라 N의 소유주다. 지난 6월 주행 중 차량이 다운됐고, 마초로스는 “가속 페달을 밟았지만 차가 움직이지 않았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차량의 2.0리터 터보차저 4기통 엔진이 약 4만 6000km를 주행한 시점 고장이 난 것이다. 수리비는 약 천만 원 이상 나온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차량이 보증 기간 내에 있었지만, 현대차는 엔진을 “과도하게 회전시켰다(over-revving)”며 보증 수리를 거부했다.

현대차는 엔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엔진의 과도한 사용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캐나다 대변인은 “엔진 성능을 진단하기 위해 엔진 제어 장치(ECU)에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차량이 설계된 운행 한계를 초과하는 상황을 겪었으며, 이로 인해 심각한 기계적 손상이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과도한 엔진 회전으로 인한 손상으로, 차량의 보증 범위를 벗어나는 부적절한 사용에 해당한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가 제공한 설명에 따르면, 단순히 가속 페달을 밟는 것만으로 엔진이 과도하게 회전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머니 시프트(money shift)’라는 용어가 사용됐는데, 이는 운전자가 높은 기어로 변속하려다가 실수로 낮은 기어를 선택해 엔진 RPM이 제한을 초과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로 인해 엔진이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마초로스는 차량이 고장 난 시점이 트랙 주행 중이 아니었다며, “트랙에 가긴 했지만, 그때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터졌다"라고 주장했다. 현대차가 이처럼 엔진 손상 원인을 밝힌 것은 차량의 ECU에 저장된 데이터를 통해서다. 일각에선 이런 차량 관련 데이터를 자동차 소유주가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초로스 역시 “현대차가 엔진을 수리해 주길 원한다"라며, “특히 나는 연장 보증을 구매했기 때문에 천만 원은 큰돈”이라고 의사를 밝혔다.

박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