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적자 사업 인수한 스타트업 대표…2년 뒤 지금은?

출처 : tvN

지난 2022년 가장 주목받은 스타트업으로 부상했던 정육각은 고객이 온라인을 통해 돼지고기를 주문하면 도축부터 배송까지 빠르면 당일, 길면 4일 안에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마트에서 판매하는 고기의 경우 도축, 육가공, 세절, 소매 등 여러 과정을 거쳐 판매경로가 복잡하기 때문에 도축부터 소비자에게 걸리는 기간이 아무리 짧아도 4일 안에는 불가능하며, 길면 한 달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런 업계의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들만의 사업으로 주목받은 정육각은 지난 2022년 대상그룹의 적자 사업으로 꼽히던 ‘초록 마을’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주목을 받았다. 당시 초록마을은 대상그룹 내에서 계속 적자를 기록하며 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평가됐다.

출처 : 초록마을

유기농 식품 판매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심한 대상그룹은 지난 2021년 초록마을을 매물로 내놨으며, 이를 정육각이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기업의 계열사를 스타트업이 인수한 경우로,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케이스로 꼽힌다.

특히 당시 이마트와 같은 굵직한 기업들이 초록마을 인수에 눈독을 들였으나 800억 원대의 매각가로 스타트업인 정육각이 초록마을 인수에 성공했다. 인수 당시 적자를 기록하던 초록마을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006억을 기록하며 성장성을 증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정육각

당초 정육각은 김재연 대표가 친구와 모은 돈 500만 원을 자본으로 재개발을 앞둔 작은 상가에서 시작됐다. 현재는 규모가 커져 정육각 서비스를 이용하는 누적 가입자가 133만 명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와 더불어 정육각이 인수한 초록마을 역시 지난해 출시한 영유아식 브랜드 ‘초록베베’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초록베베 등 초록마을 제품이 주목을 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현재까지 정육각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육각이 초록마을을 인수할 당시 급격한 금리 변화와 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맞물려 초록마을 인수 자금의 상당 부분을 단기차입금으로 충당해 압박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정육각 측은 구조조정과 더불어 마케팅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여 비용감축을 진행해야 했다. 당시 초록마을 인수를 위해 당초 준비하고 있던 신사업을 정리하고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해 270명이던 직원 수를 130명까지 대폭 줄였다.

출처 : 초록마을

다만, 초록마을의 경우 PB 운영 역량이 좋은 사업으로 꼽혀 이를 필두로 정육각은 흑자 전환을 모색할 계획으로 추측된다. 지난 1999년부터 친환경·유기농 시장의 저변을 넓혀와 매출에서 PB 상품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회사로 꼽히던 초록마을은 상품기획, 개발, 관리 등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정육각이 막대한 인수 자금에도 불구하고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이다.

정육각의 경우 개별 상품의 품질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사업 방식을 고수해 왔기 때문에 상품의 다양성에 대한 부분에는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초록마을 인수를 통해 PB상품을 추가로 확보해 빠르게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업계의 주목을 받은 정육각을 두고 시장에서는 상반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육각이 지난 3월 초록마을 인수 과정에서 일으킨 단기 차입금을 인수 금융으로 전환하고, 1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금 납입이 완료되면서 대규모 리파이낸싱을 무사히 마무리 지었기 때문에 내실을 다지며 기업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출처: 정육각

이에 반해 최근 발생한 티메프 사태를 두고 정육각이 완전 자본 잠식 상태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재무 건전성에 대한 문제가 논의되며 정육각의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대한 소비자와 판매자들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는 기업이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질 경우 향후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불확실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 때문에 나오는 우려로 보인다.

이에 업계 전문가는 완전 자본 잠식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서둘러 추가 투자를 유지하거나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 누적된 손해, 즉 결손금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정육각이 흑자 전환을 목표로 두고 사업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힌 가운데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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