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돈다고 했던 쌀, 왜 쌀값 대란이 벌어졌나 [아는 척하기]

어디 가서 아는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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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콘텐츠를 읽으면
대략 3분 만에
이걸 알게 됩니다.
  1. 정부 창고는 가득 찼는데 왜 쌀값은 오르는지
  2. 정부의 ‘시장격리’ 정책이 어떤 부작용을 낳았는지
  3. 이웃 나라 일본의 쌀값 폭등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지 알 수 있죠.

쌀값 20kg 6만 원 돌파
비축미는 어디로 갔을까

최근 쌀 20kg 한 포대 평균 소매가격이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리는 6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1년 전보다 17% 이상 급등한 수치인데요.

쌀값은 지난 7월 말에도 6만 원을 넘었다가 정부 할인 지원으로 잠시 5만 원대로 내려갔지만, 다시 상승해 6만 원을 돌파했습니다.

민족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있어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사진은 unsplash
뉴스의 핵심

이번 쌀값 급등은 시장의 자연스러운 수급 조절 기능이 아닌, 정부의 인위적인 시장 개입이 초래한 ‘정책 실패’라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정부는 작년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 실제 초과 생산량보다 훨씬 많은 물량을 사들여 시장에서 격리했습니다.

이 조치가 올해 시장의 재고 부족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가격 폭등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겁니다.

이제 정부는 국민 세금으로 비싸진 쌀값을 잡기 위해 또 세금을 들여 할인쿠폰을 발행하는, 이른바 ‘병 주고 약 주는’ 상황에 부닥쳤습니다.

숫자는 상황의 심각성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9월 3일 기준 쌀 20kg 소비자가격은 6만 316원입니다.
  • 1년 전보다 17.2%, 평년(5년 평균)보다도 14%나 높은 가격입니다.
  • 일부 지역 마트에서는 한 포대가 7만~8만 원에 팔리기도 했습니다.
  •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kg당 5만 4630원으로,
  • 1년 전보다 23.7%나 뛰었습니다.
  • 80kg 한 가마니 기준으로는 21만 8000원 수준입니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지난 8월 쌀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해,
  • 19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 쌀값뿐만 아니라 빵값도 8월 기준 6.5% 올라 6개월 연속 6%대 상승률을 보이는 등 전반적인 먹거리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정부는 왜 이렇게 많은 쌀을 사들였을까요. 지난해 쌀 생산량은 358만 5천 톤으로, 예상 소비량보다 5만 6천 톤 많았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가격 유지를 위해 매년 사들이는 공공비축물량 36만 톤에 더해, 예상 초과 생산량의 4배가 넘는 26만 2천 톤을 추가로 시장격리 조치했습니다.

전체 생산량의 17.3%가 시장에서 사라진 겁니다. 정치권의 ‘쌀값 20만 원’ 보장 요구 등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로 분석되는데요.

결국 이 과도한 매입이 시중 재고 부족을 심화시켜 유통업체들의 물량 확보 경쟁에 불을 붙였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공깃밥 1천 원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말이 나옵니다.
전반적인 상황
  • 정부의 쌀 정책은 모순적이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 한편으로는 쌀 과잉 생산 구조를 개선하겠다며 다른 작물 재배를 권장합니다.
  •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가 남는 쌀을 적극적으로 매입해 줘 농가 입장에선 굳이 다른 작물을 심을 동기가 사라집니다.
  • 이런 시장격리 정책에 2021년부터 4년간 투입된 예산만 2조 6천억 원에 달하고요.
  • 이렇게 사들인 쌀은 몇 년 묵힌 뒤 주정용이나 사료용으로 매입가보다 훨씬 싸게 처분돼 재정 손실로 이어집니다.
  • 최근 일본 역시 비축 물량을 제때 풀지 못해 쌀값이 폭등하고 ‘1가구 1포대’ 구매 제한까지 걸렸던 사례는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편
  • 물론 정부와 일부 전문가 의견은 다릅니다.
  • 농림축산식품부는 작년 쌀값이 유독 낮았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이며,
  • 절대적인 가격 수준은 높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 또한 최근 국회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쌀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에는 "법안은 1년 뒤 시행되고,
  • 선제적 수급 관리에 중점을 둬 연관성이 낮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 특히나 추수를 앞둔 7~9월에 비축미를 풀면 수확기 쌀값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 하지만 일본이 비축 물량을 적시에 풀지 못해 쌀값이 폭등한 바 있는데요.
  • 그래서 시장에 쌀이 부족하다는 신호가 감지되면 공공비축제도의 본래 취지에 맞게 물량을 공급해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반박도 있죠.
주목할 점
  • 정부의 대응은 소극적입니다.
  • 일단 정부 창고에는 적정 재고(80만 톤)를 훌쩍 넘는 111만 톤의 쌀이 쌓여있지만,
  • 시장에는 고작 3만 톤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 농민 반발을 의식해 직접 방출 대신 궁여지책을 쓴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 이 물량은 월평균 쌀 소비량의 15% 수준에 불과해 가격 안정 효과는 미미할 거라는 게 GS&J 인스티튜트의 분석입니다.
  • 정부는 20억 원의 재정을 투입해 20kg당 3천 원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 할인 폭을 4천~5천 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지금의 쌀값 급등은 ‘공급 과잉 속 가격 폭등’이라는 기이한 현상이며, 정부 창고에 쌀이 넘쳐나는데도 발생했습니다.

과도한 시장격리로 가격을 띄운 뒤, 이제는 세금으로 할인해 주는 정책까지 나온 건데요.

농가 보호와 소비자 보호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단선적인 시장격리가 아닌, 정밀한 수급 예측을 바탕으로 한 유연하고 책임감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스터동과
조금 더 알아가기

본문에서 잠시 언급된 일본의 쌀값 폭등 사태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일본의 뼈아픈 경험을 잠시 얘기하고 끝낼 건데요.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쌀 생산을 줄이는 정책을 40년 넘게 유지해 왔습니다.

논에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심으면 보조금을 주는 방식이죠

이 정책은 쌀 재고를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역설적으로 쌀 산업의 기반 자체를 약화시켰습니다.

고령화로 농사를 그만두는 농민이 늘고, 기후 변화로 작황이 나빠지자 쌀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한 겁니다.

그 결과, 재고가 바닥났고 일본의 쌀값은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폭등했습니다.

일부 마트에서는 ‘1가구 1포대’ 구매 제한이 걸렸고,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 마트에서 쌀을 사서 돌아가는 진풍경까지 벌어졌죠.

한국 역시 농가 고령화가 심각하고 기후 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인위적인 가격 지지에만 의존하다가는, 어느 순간 기후 위기와 맞물려 ‘공급 과잉’이 순식간에 ‘공급 부족’ 사태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경고등인 셈입니다.

결국 지금의 쌀값 논란은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 ‘지속 불가능한 농업 정책을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농가 소득 안정을 시장 왜곡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지원하고, 남는 예산을 스마트팜, 품종 개량 등 미래 농업에 투자하는 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죠.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어디 가서 아는 척할 수 있는 정보" 시사 경제 뉴스레터 <미스터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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