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육군은 지난 6월 11일 "M10 조달을 공식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드리스콜 미 육군장관은 "예전 같았으면 M10을 제대로 작동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현재의 개혁은 그런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M10은 주력전차인 M1 에이브람스의 대체가 아닌, 보병화력지원 용도의 자주직사포로서 개발되었으며,
크고 무거운 M1 에이브람스 전차를 운용하기 어려운 교량, 정글, 도심 등에 신속 배치할 목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2025년도 미군 획득 가격은 33대에 4억 6천만 달러로 대당 1천 395만 달러, 한화로 약 195억원 가량입니다.
하지만 2025년 4월 19일 애버딘 시험장에서 헌납식이 열렸으나, 불과 2주 후인 5월 1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M10 부커 경전차 사업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포괄적 개혁" 명령...구시대 기계화 부대의 몰락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5월 1일 "포괄적인 개혁"을 육군 장관에게 명령했습니다.

이 개혁에는 북방군사령부와 남방군사령부, 전투능력개발사령부와 육군훈련교리사령부의 통합을 통한 사령부 인원 감축, 유인 공격 헬기 부대의 재편 및 축소, 저비용 고효율 드론 전력 증강, 그리고 기갑부대와 항공부대를 포함한 시대에 뒤떨어진 편제의 감축이 포함됩니다.
이런 결정은 현대 전쟁의 변화를 반영합니다.
이제 전통적인 방식으로 전차와 장갑차를 이용한 공격은 효과가 없습니다.
상대방이 드론을 가지고 있다면, 기계화 부대는 쉽게 발견되어 공격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건담'에서 나오는 전자기기를 방해하는 입자인 '미노프스키 입자'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현대 전장에서 기존 방식의 전투로는 전투를 실행할 수 없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M10 부커의 태생적 문제...왜 '확장성 없는 괴물'이 되었나
M10 부커에 대한 미 육군의 불만은 오래전부터 축적되어 왔습니다.
2013년 제82공수사단의 지휘관이 퇴역한 M551 셰리던의 후속 시스템으로 C-130과 C-17에서 공중투하 가능한 신형 경전차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서 M10 부커는 M551과 동등한 능력과 크기로도 C-130에 적재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2015년 미국 요구감사평의회는 "C-130에 탑재할 수 없어도 괜찮다"며 양보했고, 미 육군은 Mobile Protected Firepower 프로그램을 강행했습니다.
M10 부커의 공중투하 능력 요건을 제외하면 "공수부대 병사들을 화력으로 지원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개발은 계속되었습니다.
더욱이 미 국방부는 전체적으로 무인화 기술에 대한 기술 개발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MPF는 자율 능력에 선택적으로 대응하면 된다"는 식으로 요건이 2022년에 갱신되었습니다.

결국, 중전차에 버금가는 중량을 가지면서도 자율 능력이나 디지털 기술을 추가할 확장성조차 없는 '괴물'이 탄생했습니다.
게다가 미 공군이 적재 제한을 변경하면서 M10은 C-17으로 1대밖에 수송할 수 없게 되어 M1 에이브람스 전차에 비해 수송 효율성의 우위마저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무도 문제를 인정하지 않았다"...미군 최고기술책임자의 고백
"M10은 제101공수사단에 배치될 예정이었지만, 포트 캠벨 기지에 있는 11개의 다리 중 8개가 전차의 중량을 견딜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미 육군 최고기술책임자인 밀러 박사는 "단순히 M10이 조달이 잘 되지 않았다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군대가 무기 개발을 한 번 시작하면, 멈추기가 매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치 무거운 물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려운 것처럼, 군 조직도 한 번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중간에 그만두기가 어렵습니다.
문제가 발견되어도 '이미 시작했으니 끝까지 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계속 개발을 이어갔고, 결국 쓸모없는 무기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충격적인 고백을 이어갔습니다. "문제를 깨닫고 계획을 수정하려면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래서 아무도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척했다.
이어 "계획을 시작했으니 뭐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로 필요하지 않은 것을 만들었을 뿐"이라고 자책했습니다.
드론 시대의 새로운 전장...월 스트리트 저널 분석
월 스트리트 저널은 "계획 시작 시 예상했던 중량보다 무거워지고, 실용성도 낮은 것으로 판명된 M10은 조달이 중단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제 드론이 보편화된 전장에서는 수평사격 화력지원 차량의 설 자리가 없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FPV 드론의 필요량에 대해 "1개 여단당 월 1,000대"라고 언급했으며, 월 스트리트 저널도 "이번 개혁을 통해 미 육군은 각 여단전투단에 약 1,000대의 드론을 배치시킬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결정은 "1년 이상 대규모 훈련장에서의 실험 결과에 기초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실험을 시찰한 전 미 육군 부참모총장 킨 씨는 "지상전은 드론전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병사, 전차, 지휘통제시설, 포병진지 등은 드론에 발견된 순간 파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자주포나 다연장 로켓 시스템의 화력 지원을 받아 전차와 보병전투차 등 기계화 부대가 수행하는 전통적인 공격은 이제 "드론을 보유하지 않은 구시대의 적"을 상대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실행 불가능해진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M10의 무용론...개발책임자도 인정한 한계
미 육상전투시스템 개발책임자를 맡은 글렌 딘 소장은 M10 부커의 명명식에서 "요새, 포병 시스템, 참호를 제압·파괴하여 여단전투단의 전투를 지원하고, 적 장갑차의 공격으로부터 아군을 보호하는 것이 M10의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M10이 경전차(Light Tank)처럼 보이더라도 전투 장갑차(Combat Vehicle)이며 경전차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고백했습니다.
결국 같은 수송 효율이라면 M1을 투입하는 것이 전투 효율이 높고, 더욱이 대드론 능력인 APS나 EW 시스템 추가가 필수적인 현대 전장에서 이런 확장성을 배제한 M10의 생존성은 허용 범위를 크게 벗어난 것으로 판단된 것입니다.
미 육군 개혁이 한국군에 주는 교훈
미국 육군의 M10 부커 사업 취소와 대규모 개혁은 한국군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M10 부커 경전차
전통적인 기계화 부대 중심의 전력 구조가 급격히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입니다.
특히 한국군도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기갑 전력을 운용하고 있지만, 드론 기술의 발전이 이러한 전력 구조의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M10 부커의 실패가 보여주듯, 무기 체계 개발에서 '관성'에 따라 기존 계획을 고수하기보다는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미 육군이 과감하게 유인 공격 헬기를 축소하고 드론 전력을 확대하는 것처럼, 한국군도 미래 전장을 주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미 시작된 프로젝트라도 문제가 있다면 과감히 중단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결국 전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지금, 한국군의 미래 전력 구조도 재설계가 필요한 시기가 도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