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구도시철도 1호선 연장 구간 가보니

10일 오전 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심역. 역사 내에는 '열차 시각표 상 하양 방면 열차는 안심까지만 운행합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게시돼 있었고, 열차에서 내린 대학생들은 서둘러 역사 밖으로 빠져나갔다. 4번 출구 인근 버스정류장에 모인 학생들은 하양 방면 시내버스를 기다리며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했다. 올해 12월 말 도시철도 1호선 연장 구간이 개통되면 희미해질 풍경이다.

모든 승객이 내린 후 안심역에서 시범운행을 위해 출발한 열차는 약 4분 동안 지하 구간을 달리다 서서히 지상으로 올라섰다. 햇살이 스며들며 지하철 내부가 환해졌다. 지하로만 이동하던 1호선 열차에서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열차는 대구한의대병원역와 부호역을 지나 하양역으로 향했다. 소요된 시간은 총 12분. 열차는 대구한의대병원역에서 부호역까지 7∼8분, 부호역에서 하양역까지 1∼2분을 달렸다. 일부 구간은 기개통된 구역에서 열차가 1개 역사를 통과하는데 걸리는 평균 시간(2분)보다는 시간이 더 걸렸다.

1호선 연장 구간에 위치한 경일대·대구가톨릭대 등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교통편의가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환승을 하면서 불편을 겪었던 탓이다.

대학생 배하영(22·여)씨는 "대구 동구에 거주해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지만, 학교에 오려면 안심역에 내려서 버스로 환승을 해야 한다. 그동안 버스 배차 간격이 길어 불편했다"라고 했고, 수성구에 거주하는 김유경(22·여)씨는 "3호선을 타고 1호선으로 환승해 또 버스로 갈아타야 했다. 버스를 타면 환승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노선이 길을 많이 돌아가게 돼 있어 불편하더라도 환승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연장선 개통 이후 환승 절차가 줄어들면서 통학환경이 한층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하양에 거주하는 학생들도 연장선을 반기는 분위기다.

대구가톨릭대 재학생 신세미(22·여)씨는 "친구들과 대부분 약속을 동성로에서 잡는데, 연장선 개통으로 중앙로역까지 한 번에 갈 수 있어 이동이 편해질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하양역에서 중앙로역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 학생들은 등하교 시간 단축 등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사에서 학교를 오가는 도보 구간이 환승보다 불편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부호역에서 경일대 캠퍼스(1.1㎞)까지 도보로 약 17분 이동해야 하고, 특히 하양역에서 대구가톨릭대 캠퍼스(약 1.2㎞)까지 도보로 이동하면 약 20분 소요된다.

시내버스 환승으로 정문에서 하차하는 게 오히려 시간이 단축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종점인 하양역에 내리더라도 재차 교통편을 이용해야 하는 대구대 학생 대부분은 연장선 개통에 대해 "잘 모른다"라고 답했고, 일부는 "열차의 배차 간격이 길다"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선은 지난 2019년 4월부터 3728억 원이 투입돼 건설됐다. 대구 안심역부터 경산 하양까지 8.89㎞ 구간을 오가며, 오는 11월 4일까지 영업 시운전을 마친 후 연말에 개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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