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한풀 꺾인 요즘,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때이다. 특히 꽃이 피기 시작한다면 봄을 더욱 만끽할 수 있을 터. 이른 봄부터 길게는 늦여름까지, 전 세계 각지에서는 꽃을 활용한 축제가 열린다.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꽃을 감상함과 동시에 후각을 자극하는 꽃향기를 맡을 수 있기에 축제 방문객들은 눈과 코가 즐거워지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누구보다 향긋한 추억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올해 가볼만한 전 세계 꽃 축제를 소개한다.
01
Keukenhof Tulip Festival, Lisse Netherlands
쾨켄호프 튤립 축제


리서(Lisse)는 네덜란드 서부에 위치한 도시다. 평소에는 평화롭고 한적한 도시 리서가 유난히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기가 있으니, 바로 봄이다. 매년 3월, 리서에서는 세계적인 꽃 축제인 쾨켄호프 튤립 축제가 열린다. 쾨켄호프는 리서에 있는 꽃밭이다. 쾨켄호프의 면적은 약 32만 ㎡로, 세계에서 가장 크다. 1949년, 수출용 튤립을 전시하기 위해 처음 문을 연 이곳은 그 이듬해 대중에 개방하며 예상 밖의 인기를 끌었다. 이후 쾨켄호프는 네덜란드 내 튤립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봄이면 무려 7백만 송이가 넘는 튤립이 피는 이곳은 그야말로 튤립 천국이다. 드넓은 밭에 형형색색 튤립이 조화롭게 펼쳐져 있어 길을 거닐며 주위를 돌아보기만 해도 눈이 즐겁다. 광활한 쾨켄호프 정원을 빠르게 감상하고 싶다면 자전거를 타고 축제 구역을 한 바퀴 돌아도 좋다. 올해 쾨켄호프 튤립 축제는 3월 23일에 개막해 5월 14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02
Madeira Flower Festival, Funchal Portugal
마데이라섬 꽃 축제


푼샬은 포르투갈 마데이라섬(Madeira) 남쪽에 위치한 도시다. 연중 따스한 날씨가 인상적인 푼샬에서는 4월 말에 ‘마데이라섬 꽃 축제’가 열린다. 축제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푼샬 전역에서 다채로운 종류의 꽃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팔헤이로 정원(Palheiro Gardens), 몬테 팰리스 정원(Monte Palace Gardens)에 들른다면 향긋한 꽃향기를 맡으며 축제를 즐길 수 있다. 마데이라섬 꽃 축제의 주요 행사 중 하나는 퍼레이드다. 꽃으로 장식한 화려한 의상을 입은 댄서들이 등장해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퍼레이드를 관람했다면 ‘희망의 벽’도 관람하자. 희망의 벽은 세계 평화를 바라며 만든 벽이다. 축제 기간 중 어린이들이 벽을 꽃으로 장식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밖에도 꽃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흥겨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플라워 콘서트, 꽃을 구입하거나 지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시장 등 방문객들을 위한 크고 작은 행사가 많다. 마데이라섬 꽃 축제는 오는 4월 27일에 시작해 5월 21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섬 전체가 다채로운 꽃으로 장식되지만, 주요 행사는 푼샬 중심지에서만 열리니 방문 시 참고하자.
03
Infiorata Flower Carpet Festival, Noto Italy
인피오라타 플라워 카펫 축제


매년 5월이 되면, 이탈리아 곳곳은 꽃향기로 가득 찬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꽃 축제인 인피오라타 플라워 카펫 축제를 열기 때문이다. 이름 그대로 인피오라타 플라워 카펫 축제는 바닥에 카펫을 깔아두듯 거리를 꽃잎으로 장식하는 행사다. 노토(Noto), 겐자노(Genzano), 스펠로(Spello)를 비롯한 이탈리아 각 지방 여러 도시에서 개최하나 가장 큰 규모로 시행하는 곳은 시칠리아에 위치한 노토다. 축제의 역사는 17세기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대축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바실리카의 수석 플로리스트 베네데토 드레이(Benedetto Drei)는 모자이크 형식으로 성당을 장식하기 위해 꽃을 사용했다. 이후 지역 주민들 사이 이 장식이 인기를 끌며 해마다 봄이 오면 노토 거리는 꽃으로 장식된다.


오늘날 인피오라타 플라워 카펫은 단순한 축제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참가자들은 축제를 시작하기 몇 달 전부터 거리를 꾸미기 위한 디자인 작업에 돌입한다. 간단한 기하학적 문양부터 종교적인 의미를 담은 걸작까지, 다양한 작품이 거리를 장식한다. 꽃잎으로 그린 그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정교하다. 건물 안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꽃잎 작품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형형색색 화려한 꽃잎이 넓게 펼쳐져 있어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도 좋다. 노토에서는 매년 5월 셋째 주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간의 준비 과정을 거친 후, 일요일에 축제를 개최한다.
04
Medellín Flower Festival, Medellín Colombia
메데인 꽃 축제


콜롬비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메데인에서는 매년 7월 말에서 8월 중 꽃 축제가 열린다. 메데인 꽃 축제는 콜롬비아 화훼 산업의 성공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유명세를 탄 축제는 오늘날 콜롬비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축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메데인 꽃 축제는 세계적인 화훼 수출국인 콜롬비아의 다양한 식물을 직접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메데인 꽃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클래식카 퍼레이드(Desfile de Autos Clasicos)다. 화려한 옷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형형색색 꽃으로 장식한 클래식카를 타고 거리를 돌아다닌다. 매년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를 관람할 정도로 인기 있는 행사다. 콜롬비아의 역사가 담긴 퍼레이드도 볼만한 요소다. 퍼레이드에서 농부들은 수백 송이의 화려한 꽃으로 장식한 나무기둥을 나른다. 이는 귀족들을 위해 가파른 길을 오르내렸던 노동자들을 기리는 행위다. 이 밖에도 축제에는 전통 음식 시장, 음악 콘서트 등 방문객들을 위한 이벤트가 많다. 메데인 꽃 축제는 오는 7월 28일에서 8월 7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다.
05
Battle of flowers, Laredo Spain
꽃의 전투


‘꽃의 전투’는 스페인 북부 칸타브리아(Cantabria) 라레도(Laredo)에서 매해 8월의 마지막 주 금요일에 열리는 축제다. 전투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축제 기간 중 도시 곳곳은 다양한 이벤트로 활기가 넘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축제 당일 오후 5시 30분에 시작하는 퍼레이드다. 여러 종류의 꽃으로 장식한 수레 행렬이 라레도의 거리 이곳저곳을 누빈다. 퍼레이드에서 볼 수 있는 수레는 축제 전날 참가자들이 직접 꾸민 작품이다. 참가자들은 축제를 위해 1년간 꽃을 직접 기르는 등 정성을 다한다. 그만큼 퍼레이드는 화려하고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퍼레이드 외에도 거리 공연, 야외 시장과 같이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자정이 되기 직전, 심사위원이 올해의 수레를 선정한다. 심사가 마무리 된 후 열리는 불꽃놀이도 꽃의 전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 중 하나다. 라 살베 해변(La Salvé Beach) 위로 펼쳐지는 빛의 향연이 환상적이다. 올해 꽃의 전투는 8월 23일에 막을 연다.
글=이가영 여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