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항문으로 무슨 연구 했길래”…괴짜 노벨상 받은 과학자들의 정체는

“포유류, 항문으로도 호흡”
일본 과학자들 이그 노벨상

올해 이그노벨상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연구 논문의 표지. [셀프레스]

포유류가 항문을 통해 숨 쉴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일본 과학자들이 ‘괴짜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그(Ig) 노벨상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호흡 부전 환자를 위한 치료법을 찾는데 새 패러다임을 제시한 공로다.

미국 하버드대가 격월로 발간하는 과학잡지 ‘있을 것 같지 않은 연구 회보(Annals of Improbable Research)’는 13일 료 오카베 일본 도쿄치의학대 교수 연구팀이 제34회 이그 노벨상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그 노벨상은 진지하고 엄숙한 노벨상과 달리 기발하고 웃기지만 학술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연구들에 수여한다.

일본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 때 연구를 시작했다. 중증 환자들이 인공호흡기 부족으로 호흡 부전을 겪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 계기였다. 연구팀은 미꾸라지가 창자를 이용해 호흡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사람과 같은 포유류도 내장을 통해 호흡할 수 있는 지 살폈다. 쥐와 돼지 등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항문을 통해 산소를 흡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항문에 산소를 주입하자 혈중 산소 농도가 높아졌다. 이 내용은 2021년 논문으로 발표됐다. 현재 이 연구를 토대로 사람으로 한 임상도 진행 중이다. 미국 신시내티 어린이병원이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그 노벨상은 노벨상처럼 분야를 나눠 수여한다. 술에 취한 벌레와 술에 취하지 않은 벌레를 분리하는 연구에 화학상, 겁에 질린 젖소의 우유 생산량이 줄어든다는 연구에 생물학상, 미사일 안에 살아있는 비둘기를 넣어 유도 미사일을 만든다는 연구에 평화상 등이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