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회야강은 멸종 위기 맹금류들의 보고

물수리 2개체, 새매, 왕새매, 새호리기 각각 1개체 포착돼
천연기념물 새매 포함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 지정 조류

울산 울주군 온산읍 회야강 일대에서 멸종 위기 맹금류들이 잇따라 관찰돼 관심을 모은다.

울산시는 울주군 온양읍에 거주하는 최호준 새 통신원이 이동 중인 여름 철새 맹금류들을 포착해 사진 자료로 남겼음을 알려왔다고 9일 밝혔다.

새매가 까마귀의 추적을 피해 도망가는 장면. 최호준 새 통신원 제공

관찰된 조류는 물수리 2개체와 새매, 왕새매, 새호리기 각각 1개체다. 지난 3일 새매가 까마귀 두 마리에게 쫓기는 장면과 새호리기 한 마리가 상공을 배회하는 모습이 각각 목격됐다. 왕새매는 나그네새로 주로 농경지와 구릉지에서 곤충, 쥐, 개구리, 뱀 등을 잡아먹는다. 새매는 날개깃이 갈라진 것이 특징이며 산림에 주로 서식한다. 곤충, 쥐, 조류 등을 먹이로 삼는다.

새호리기는 여름 철새로 작은 곤충과 어린 새들을 주로 먹는다. 물수리, 새매, 새호리기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으로 지정돼 있으며, 이 중 새매는 천연기념물이다.

물수리가 먹이를 사냥하는 모습. 최호준 새통신원 제공

지난달 24일 온산읍 삼평들 앞 회야강에서 다 자란 물수리 암컷이 3회에 걸쳐 물고기 사냥을 시도하다 실패하는 모습이 기록됐다. 이후 29일 같은 암컷 물수리가 은어와 숭어를 성공적으로 낚아채는 장면이 관찰됐고, 이달 3일에는 암수 물수리 한 쌍이 함께 비행하며 먹이를 찾는 모습이 목격됐다.

물수리는 봄과 가을에 해안가와 하천 습지를 지나가는 나그네새로, 수면 위를 비행하다 물고기를 발견하면 빠르게 물속으로 들어가 사냥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암컷이 수컷보다 크며, 흰색 머리와 가슴 윗부분에 갈색 띠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물수리 외에도 지난달 29일에는 왕새매가 먹이 활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시 관계자는 “여러 종의 멸종위기 맹금류가 한 장소에서 관찰된 것은 큰 성과”라며 “지속적인 관찰과 환경 보전을 통해 이들이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