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만 든 게 아니었어?...북한이 띄운 풍선 만지면 벌어지는 일
[편집자주]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입니다. 작은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소중한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올해 상반기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강 기사를 갈무리해 소개합니다.
통일부가 북한발 오물풍선 70여 개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오물에선 기생충 중에서도 회충·편충·분선충이 검출됐다. 과연 호기심에 오물풍선 내용물을 만졌다가 이들 기생충의 유충(어린 것), 성충(다 큰 것)이나 알에 자칫 감염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회충(蛔蟲)은 암컷이 20~35㎝(너비 4~6㎜), 수컷이 14~30㎝(너비 3~4㎜)로 사람의 소장에 기생한다. 회충에 감염되면 대부분은 증상이 없지만 가벼운 위장 증상, 영양장애부터 심하면 장폐색증까지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회충 유충이 폐에 침입하면 회충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한꺼번에 많은 알이 사람 몸에 들어오면 감염 후 3일경부터 열이나고 두통,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회충 성충이 사람 몸에 기생하면 복통, 식욕 부진, 설사 등을 야기할 수 있다. 드물게는 장에 구멍을 내고, 항문·목구멍으로 나오기도 한다. 코·귀 안에 침입하는 경우도 있다. 회충 한 마리당 하루 20만 개 알을 깐다.
편충(鞭蟲)의 길이는 3~5㎝다. 편충에 감염되면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몸 안에 너무 많이 들어오면 복통, 만성 설사, 빈혈, 체중 감소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알 상태에서 사람 몸에 침범한 편충은 처음엔 소장·맹장 쪽 점막을 파고들어 기생하다가, 자라면서 상부 대장 쪽으로 이동한다. 편충 한 마리는 2만 개의 알을 낳는다.
분선충(糞線蟲)은 약 2㎜ 길이의 실 모양인 암컷 성충이 소장 상부 점막 내에 기생한다. 분선충의 유충은 숙주(사람)의 장점막, 항문 주위 피부에 침입한다. 혈변·설사·빈혈·소화불량·발열을 일으킬 수 있다.
이들 기생충은 회충·편충은 사람 장내에 주로 서식한다. 회충·편충은 토양 매개의 기생충으로, 음식물을 통해 사람 몸속에 침투해 성체(어른)가 된다. 이들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이 배변 후 손을 씻지 않으면 손 접촉 부위를 통해 타인에게 잘 감염된다. 오물풍선에서 발견된 토양 속 기생충에선 사람의 유전자가 발견됐다. 토양에 뿌리는 비료를 화학비료가 아닌, 사람의 대변(인분)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기생충이 토양에 서식했거나, 사람의 장내 서식하던 기생충이 대변에서 발견됐을 가능성을 추측할 수 있다. 만약 사람 장내에서 서식하던 기생충이었다면 북한 내 물 공급 시설이 열악한 화장실에서 용변을 본 후 손을 씻지 못해 음식물 등을 통한 타인 전파 감염성도 예상된다.
회충·편충·분선충은 기생충 중에서도 생김새가 실(線)처럼 길고 가느다란 선충류에 해당한다. 이런 선충류에 감염되면 약국에서 파는 흔한 구충제인 '알벤다졸' 성분(일반의약품)을 복용해 치료할 수 있다. 알벤다졸이 선충류의 먹이인 포도당의 공급을 차단해 선충류를 굶겨 죽이는 원리다. 분선충은 겐티아나퍼플·디티아자닌·사이아벤다졸 등 성분의 구충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기생충은 사람(숙주)의 몸속에서 잘 들키지 않으려 '조용히' 산다. 사람이 하루에 먹은 음식에서 불과 밥알 2~3톨 정도의 영양소만 뺏어 먹기 때문이다. 이런 기생충은 사람의 몸에서 자신이 살 '집'과 먹이를 얻고, 알까지 낳으며 종족을 번식시킨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펼쳐 온 기생충 박멸 사업 덕에 기생충 감염률이 84.3%(71년)에서 2.6%(2012년)로 떨어졌다.
건강검진 시 대변 검사 항목에 충란(기생충 알) 검사가 포함돼 있으면 기생충 감염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기생충이 사람 몸속에서 알을 낳은 후, 이를 번식시키기 위해 대변과 함께 알을 세상으로 내보내기 때문이다. 단, 건강검진 시 모든 채변 검사에 충란 검사가 포함된 건 아니다. 포함 여부는 해당 건강검진 기관에 문의하면 확인할 수 있다. 충란 검사는 가까운 병·의원에서 따로 받을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는 "의사의 판단으로 환자의 증상이 기생충 감염증으로 의심되면 혈액·대변·소변·담 또는 다른 감염 조직 검체를 채취해 검사한다"고 설명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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