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천만원 직장인 주담대 한도 1500만원 싹둑…“스트레스 금리에 내가 스트레스”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2024. 2. 25. 18: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6일부터 은행 주담대 스트레스 DSR 적용
향후 금리상승 가능성 감안
DSR 산정에 가산금리 부과
대출 한도 최대 4% 축소
내년부터 16% 줄어들듯
하반기 은행 신용대출도 적용
[매경DB]
26일부터 은행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시작으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면서 개인 대출 한도가 소득 수준에 따라 우선 최대 4% 깍인다. 이같은 대출 한도 삭감은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개인 대출 한도가 올해 연말까지 기존 대비 최대 9%까지, 내년엔 최대 16%까지 줄어든다. 정부의 가계부채 옥죄기 방침에 더해 최근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어 금융소비자의 대출 문턱은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25일 금융위에 따르면 은행은 26일부터 변동금리·혼합형·주기형 주담대에 대해 스트레스 DSR 제도를 시행한다.

스트레스 DSR은 차주가 대출을 실행할 때 향후 금리 상승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감안해 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다. 금리 상승 가능성을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대출자가 갚아야할 원리금이 높게 산정되고, 이에 따라 자연스레 대출 한도도 줄어들도록 한 제도다.

스트레스 금리는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던 예금은행 가계대출 신규취급 가중평균금리와 현재 시점 금리 차이로 결정하되, 하한(1.5%)과 상한(3.0%)을 뒀다. 과거 5년간 최고금리 5.64%(2022년 12월)에서 지난해 12월 금리 4.82%를 빼면 0.82%인데, 금융당국이 정한 하한선이 1.5%이기 때문에 이번에 적용되는 스트레스 금리는 1.5%로 정해졌다.

다만 새 제도 시행에 따른 여파를 줄이기 위해 오는 6월 30일까지는 스트레스 금리의 25%만 적용돼 0.38%가 더해진다. 올해 하반기에는 스트레스 금리의 50%인 0.75%가 부과되며 내년부터는 1.5%가 전부 적용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스트레스 금리 0.38%를 적용할 경우 차주별 주담대 대출한도는 변동형·혼합형·주기형 대출유형에 따라 최대 4% 정도 감소가 예상된다. 금리 변동 위험이 높은 변동형 대출의 한도 감소폭이 가장 크다. 매 5년 마다 고정금리가 적용돼 금리 변동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주기형 대출은 한도 감소폭은 2% 가량으로 가장 낮다.

금융위가 진행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봉 5000만원인 직장인이 변동금리로 30년 만기 분할상환 대출(금리 5.04% 기준)을 받을 때 기존 DSR을 적용하면 대출 한도는 3억3000만원이다. 스트레스 DSR 시행에 따라 이 직장인은 올해 상반기까진 3억1500만원(4% 축소), 올해 하반기에는 3억200만원(9% 축소)으로 대출한도가 축소된다. 스트레스 금리 전부가 적용되는 내년부터는 2억7500만원(16% 축소)까지 대출 한도가 깎인다.

만약 연봉 5000만원의 직장인이 혼합형 대출(5년간 고정금리)을 이용하는 경우 스트레스 DSR 시행으로 올해 상반기에 대출한도가 3억2000만원(3% 축소)가 줄어든다. 주기형 대출(5년 주기 금리변동)을 이용하는 경우엔 3억2500만원(2% 축소)으로 감소된다.

특히 대출자들이 주의해야할 점은 스트레스 DSR 적용 대출이 하반기부터 은행권 신용대출과 제2금융권 주담대로 확대된다는 점이다. 제도 정착 속도에 따라 이르면 올해 연말이나 내년 1월부터 스트레스 DSR 적용이 모든 가계대출로 확대되는 만큼 금융소비자는 갈수록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데 제약이 커지게 된다.

이처럼 정부가 단계적 규제에 나선 것은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 필요성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은 176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조4000억원 늘었다. 작년 1년간 주담대 증가액만 51조원에 달했다. 지난달에도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8000억원 늘며 10개월째 연속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고, 하반기 중 주택시장 회복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가계부채의 증가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관계부처 합동 가계부채 리스크 점검회의에서 “중장기적인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선 단기적으로는 서민·실수요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가계부채 총량의 증가세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스트레스 DSR 도입이 가계부채 개선에 일정 정도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새 제도 도입을 통해 차주 상환능력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금리변동 위험 등을 감안해 보다 면밀히 심사될 수 있다”면서 “소비자도 장기대출 이용에 따른 금리변동위험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돼 가계부채의 질적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가계빚 관리에 나선 가운데 은행권에선 대출 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의 금리를 상품에 따라 0.10∼0.30%포인트 올릴 예정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19일부터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각 0.05~0.20%포인트 인상했고, 국민은행도 이달 초 금리를 올렸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