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자의 야심작" 1500조원 투자한 네옴시티, 삼성·현대 철수 전망 분석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미래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가 자금 부족 문제로 속도 조절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중단 위기에 처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사우디 재정에 부담이 커지자 국가 전략사업인 네옴시티의 핵심 일정들이 줄줄이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수조 원 규모의 해외 수주를 기대하던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갑작스러운 공정 지연과 예산 축소 가능성에 대응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정부가 ‘비전 2030’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메가 프로젝트다. 총 1조 달러(약 1500조 원)에 이르는 예산이 투입되며, 수직형 스마트 도시 ‘더 라인(The Line)’, 해상 산업단지 ‘옥사곤(Oxagon)’,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Trojena)’ 등 다양한 첨단 구역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사업의 재정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사우디의 전체 재정 수입 중 약 70%가 원유 판매에 의존하는 만큼, 유가 변동은 사업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사우디는 네옴시티 외에도 2029 동계 아시안게임, 2030년 리야드 엑스포, 2034년 월드컵 등 대형 국제행사를 함께 준비 중이다. 이 중 동계 아시안게임에는 700조 원 규모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기에 현지에선 네옴시티보다 우선순위가 높은 국제행사에 자금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건설업계에서도 네옴시티 지연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일부 현장에서 공정 지연 요청이 있었고, 기업에서는 철수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사우디 국부펀드, 예산 60%까지 삭감해 충격
네옴시티 사업에 뛰어든 국내 기업들도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더 라인’ 구간의 지하 터널 공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총 6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현재 공정률은 약 30%지만, 발주처 측 요청으로 공사 속도를 늦추게 되면서 연내 완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사우디 국부펀드(PIF)에서는 적자를 내지 않기 위해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사업 예산은 최대 60%까지 줄었으며, 50억 달러 규모에 달했던 네옴시티 관련 사업 계약이 취소된 사례도 있다.
내년 예산 역시 20% 이상 감축할 방침이며 이와 함께 인력 감축, 신규 채용 동결 등 긴축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로서는 중동 지역 수주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이번 상황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 프로젝트의 매력은 여전하지만,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지역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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