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 차세대 장비 첫 수출…조 단위 매출 '잭팟' 터졌다
기존 증착기술보다 균일·단단
대당 200억원…수십대 판매
30년 R&D 성과 결실 맺어

반도체 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이 세계 최초로 원자층 성장(ALG) 반도체 장비를 해외 대형 반도체 기업에 공급했다. 해당 장비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개발을 위한 반도체 장비로 알려졌다. 반도체뿐 아니라 태양광 산업 혁신도 가속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주성엔지니어링은 18일 해외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ALG 장비를 납품했다고 발표했다. 공급 물량은 수십 대 규모로, 향후 100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해졌다. 장비 가격은 대당 약 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단순 계산으로 전체 계약 규모가 2조원 이상이 된다는 의미다. 최근 5년간 주성엔지니어링의 누적 매출(약 1조82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세계 최초로 ALG 반도체 제조 장비를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공급해 차세대 반도체 시장 선점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날 구체적인 계약 상대방, 규모,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납품업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아닌 해외 대형 반도체 업체로 전해졌다.
ALG 기반 장비는 주성엔지니어링이 30년간 연구개발(R&D)에 투자해 2024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차세대 증착 기술이다. 원자 단위의 미세 결정층을 키워나가면서 반도체 회로를 형성한다. 기존 원자층증착(ALD)과 비교해 균일하고 단단한 결정층을 3차원 입체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공급 계약은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기존 수평 구조의 트랜지스터 구조를 수직 적층 구조로 전환하는 기술 혁신과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업계는 회로 선폭을 나노미터(㎚) 단위까지 미세화하는 과정이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지자 트랜지스터를 3차원 수직 구조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3차원 구조에선 누설 전류를 줄이고 열 안정성도 높여야 하므로 정밀한 증착 공정이 중요하다. ALG 기술은 깊고 좁은 구조에서도 균일한 두께로, 위·아래·옆면까지 정밀하게 박막을 형성할 수 있어 기술적 돌파구로 여겨진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얼음을 살얼음이나 통얼음 등 여러 형태로 만들 수 있듯 ALG 기술을 활용하면 반도체도 3차원(3D) 형태로 만들 수 있다”며 “반도체 공정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혁신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ALG가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여겨지는 유리 기판 도입도 빨라질 수 있다. 유리 기판은 전기적 손실이 작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존 증착 공정에선 박막을 균일하고 단단하게 고정하기가 어려웠다.
ALG 기술은 차세대 태양광, 디스플레이 기술에도 확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태양전지로 꼽히는 페로브스카이트에도 이 기술이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시장에선 주성엔지니어링이 향후 고효율 탠덤 태양전지 설비를 테슬라에 공급할 수 있다는 기대에 주가가 급등했다.
▶원자층 성장(ALG)
원자 단위의 미세 결정층을 키워 나가는 방식으로 반도체 회로를 만드는 기술이다. 기존 원자층 증착(ALD) 기술과 비교해 균일하고 단단한 결정층을 3차원 입체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
이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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