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빚고, 옻칠하는 그 모든 과정이 날마다 좋은 날이었습니다”

이진구 기자 2024. 10. 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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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 종정(宗正) 성파 스님의 '성파 선예(禪藝) 특별전-COSMOS'가 다음 달 17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다.

2022년 제15대 조계종 종정에 취임한 성파 스님은 40여년간 불교미술, 서예, 한국화, 도자, 염색,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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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파 스님이 지난달 27일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이 작품들은 나의 평상심으로 작업한 결과물이고 물 흐르듯 흐르고, 바람 불 듯 걸어간 삶의 자취들”이라고 말했다. 예술의 전당 제공
“그림을 그리고, 도자기를 빚고, 옻칠하고, 천을 염색하는 그 모든 과정이 내게는 날마다 좋은 날이었습니다. (성파 스님)”
성파 스님이 지난달 27일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이 작품들은 나의 평상심으로 작업한 결과물이고 물 흐르듯 흐르고, 바람 불 듯 걸어간 삶의 자취들”이라고 말했다. 예술의 전당 제공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 종정(宗正) 성파 스님의 ‘성파 선예(禪藝) 특별전-COSMOS’가 다음 달 17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다. 종정은 조계종 최고의 정신적 지도자. 2022년 제15대 조계종 종정에 취임한 성파 스님은 40여년간 불교미술, 서예, 한국화, 도자, 염색,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특별전에선 금니사경, 옻칠 회화 및 설치 작품 등 평생의 예술 화업을 총망라하는 120여 점을 선보인다.
성파 스님이 지난달 27일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이 작품들은 나의 평상심으로 작업한 결과물이고 물 흐르듯 흐르고, 바람 불 듯 걸어간 삶의 자취들”이라고 말했다. 예술의 전당 제공
전시는 태초(太初), 유동(流動), 꿈(夢), 조물(造物), 궤적(軌跡), 물속의 달 등 모두 6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태초’에서는 우주의 시작을 상징하는 암흑물질과 태초의 에너지를, ‘유동’에서는 물과 바람 등 유동성과 에너지를 옻칠로 형상화했다. ‘꿈’에서는 추상과 구상이 혼합된 무의식 속에서 펼쳐지는 꿈의 세계를, ‘조물’에서는 도자와 옻칠을 결합해 ‘칠예 도자’란 독특한 장르를 보여준다. ‘궤적’에서는 불교 사경과 추상적인 옻칠 세계가, ‘물속의 달’에서는 상(相)에 대한 집착을 떠나 옻의 물성이 그의 수행, 철학과 만나 조형 언어로 승화되는 과정을 감상할 수 있다.
성파 스님의 작품 ‘태초’ . 예술의 전당 제공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사람 키보다 큰 여러 개의 검은 기둥들. 삼베에 옻을 칠한 뒤 어느 정도 굳어졌을 때 모양을 만들고 옻을 덧칠해 딱딱하게 만든 것으로, 어두운 공간에 서 있는 검은 기둥은 우주 공간에 외롭게 떠도는 소행성 혹은 지구가 탄생하기 전 미지의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먹칠한 검은 종이에 금니(金泥)로 글자를 쓴 금니사경은 성파 스님이 40대 때 작업한 것으로 그의 예술이 어떤 변화를 겪어왔는지를 엿볼 수 있다.
그는 전시회 개막에 앞서 지난 달 27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도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평상의 마음이 도”라며 “이 작품들은 나의 평상심으로 작업한 결과물이고 물 흐르듯이 흐르고, 바람 불 듯이 걸어간 삶의 자취들”이라고 말했다.

1939년 경남 합천군에서 태어난 성파 스님은 월하 스님을 은사로 1960년 사미계를, 1970년 구족계를 받았다. 통도사 주지, 조계종 원로위원을 지냈고 2022년 조계종의 상징적 최고 지도자인 종정에 취임했다. 전시는 무료.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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