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ON&OFF] Ep.4 이재도편: ‘4길만 걷는 남자’ JD4, 이 강철을 누가 막을 거에요?

김혜진 2025. 1.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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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혜진 인터넷기자] 농구와 진득하게 엮인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바스켓볼 ON&OFF. 네 번째 주인공은 고양 소노의 ‘믿고 보는 핸들러’ 이재도입니다.

이재도(180cm, G)는 시즌 개막 전부터 초대형 트레이드 주인공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소노가 간판 슈터 전성현을 창원 LG에 내주고 이재도를 영입하면서 ‘이정현-이재도’라는 리그 최상급 백코트 콤비가 구성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즌 MVP를 노리던 이정현이 11월 초부터 한 달 이상을 부상으로 결장했고, 팀도 흔들렸습니다. 패배 수가 급격히 늘어나며 자연스레 이재도의 어깨가 무거워 질 수밖에 없었습니다(소노=리그9위/10승 20패). 이재도는 득점을 책임져야 했을 뿐 아니라, 공격 조립부터 팀 분위기 조율까지 모든 부분에서 중책을 맡았습니다. 농구 외적인 팀 내 이슈까지 연달아 터지며 바람 잘 날 없던 소노지만, 이재도는 이번 시즌 데뷔 후 가장 많은 평균 13.8득점(4리바 4.8어시스트)을 도맡으며 이적생임에도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습니다.

본 편에서는 어느덧 네 번째 팀에 합류해 ‘가장 모드’를 발휘하고 있는 프로 13년차 베테랑 가드이자, 연애 하듯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달달한 새신랑’ 이재도의 이야기를 크게 ON과 OFF로 나누어 전합니다. (인터뷰는 7일에 진행되었습니다)

+ Part 1. Basketball – On +

이재도는 삼선초-삼선중-용산고-한양대를 거쳐 2013년 1라운드 5순위로 부산 KT(현 수원 KT)에 지명되어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대학 시절부터 ‘육상 농구’로 정평이 난 한양대에서 스피드와 득점력을 앞세워 ‘슈퍼소닉’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재도는 KT에서 4년간 상승 곡선을 그렸고, 이후 2017-2018 시즌 도중 안양 KGC(현 안양 정관장)로 트레이드 되어 두 번째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상무 전역 후 복귀한 2020-2021 시즌에는 KGC의 우승 주역으로 올라섰고, 시즌 종료 후 FA를 통해 LG로 이적했습니다. 2021-2022 시즌부터 3번의 시즌을 LG에서 보내면서 대체 불가 활약을 펼친 이재도의 소노행은 많은 사람들에게 꽤나 충격이었죠.

이적 후 여러모로 머리가 복잡했을 이재도지만, 상황이 그를 성장시킨 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번 시즌 평균 6.5개의 3점을 시도(리그 전체 3위)해 2.3개를 적중(리그 전체 3위)시키고 있는 것 또한 하나의 예가 될 수 있겠죠. 서른 다섯이 될 때까지 꾸준히 고수해온 유니폼 번호 4번만큼이나 농구에 대한 애정도 여전히 변함이 없는 그는 아직도 매 경기가 긴장되고 간절하다고 했는데요. ‘자칭 믿쓰한가 4위’이자 ‘뱅크슛 장인’ 이재도와 나눈 일문일답을 공개합니다.

 

▲벌써 네 번째 팀! 솔직히 팀 명 가리고 연도 순으로 배열하라고 하면 헷갈릴 것 같지 않나요..? 세월을 비켜갔다는 말이 좀 길었네요.

Q1) 이정현의 부상 공백 그리고 부담감

사실 정현이가 그렇게까지 다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을 못했고, 그렇게 됨으로써 저는 좀 부담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정신적으로나 실제로 경기장 안에서나… 그런데 제가 해야 될 일이 또 있고,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준비를 했어요. 하지만 결과가 그렇게 좋지는 않아서, 상당히 힘들었던 기간이었어요.

*소노 이정현은 11월 초부터 무릎 부상으로 한달 이상 자리를 비웠다. 12월 중순 복귀했지만, 이정현은 9일 KCC와의 경기에서 또다시 발목에 부상을 입어 당분간 결장할 예정이다.

Q2) 30대 중반임에도 긴 출전시간, 비결은?

뭐 사실, 특별한 건 없어요 ㅎㅎ 남들 하는 것처럼 밥을 최대한 잘 먹으려고 하고요, 좋은 음식으로요. 그리고 제가 잠을 잘 자는 스타일이 아니라 좀 잘 자고 싶은데…그래도 틈틈이 자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네, 그냥 잘 쉬고 잘 먹으려고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재도는 팀 내에서 이정현(32분 12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평균 출전시간(31분 35초)을 소화하고 있다.

Q3) 시즌 초 어수선한 일들도 많았는데

물론 정신 없는 그런 상황들이 많았죠 하하. 어찌 됐건 저는 계속 해야만 하는 상황이고, 시즌을 중단할 수는 없으니까 저희 앞에 마주한 현실들을 하나하나씩 헤쳐 나가고자 했습니다. 또, 아무래도 고참이다 보니 후배들한테 그런 티를 많이 안 내려고 했어요. 그냥 저는 제 위치에서 저의 역할을 묵묵히 하면 후배들, 또 주위 분들도 좀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 해서 그렇게 했던 것 같습니다.

Q4) 정희재와 함께 이적한 것도 도움이 됐나

네 그렇죠. 아무래도 희재 형과는 2-3년을 같이 뛰었고, 저는 사실 새로운 곳에 그렇게 적응을 잘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번에는 좀 마음이 편했던 것 같아요. 같이 지냈던 선수들도 많았기 때문에 적응을 하는 데는 가장 쉬웠던 곳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재도는 LG에서 함께 뛰었던 정희재, 임동섭과 같이 소노로 이적하게 되었다. 정희재는 이적생임에도 주장 완장을 찼다.

Q5) 이정현과의 공존

사실 공존에 대해서 많은 얘기가 나올 거라고 원래 예상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 자체를 즐기려고 하고 있고, 정현이와 제가 공존을 하면 너무 좋겠지만 저는 정현이한테 또 많이 보고 배우는 게 있죠. 그리고, 서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몇 경기밖에 같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맞추다 보면 더 잘 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Q6) 김태술 감독 부임 후 바뀐 역할?

분명히 전술 전략적으로는 디테일하게 바뀐 부분이 있겠지만, 결국 저한테 원하시는 건 코트 위에서의 안정적인 플레이인 것 같아요. 미스를 적게 하고 최대한 팀원들을 잘 살려주면서 융화를 시켜주는 것, 그러면서도 필요할 땐 제 득점도 하는 그런 역할이요. 이전 감독님과 김태술 감독님이 바라시는 건 똑같은 것 같아요.

Q7) 현 소노의 팀컬러

아무래도 기존 팀 색깔이 좀 강한 편이었어요. 거기에 워낙 선수들도 적응이 된 상태였는데, 새로운 감독님이 오시고 새로운 농구를 하려다 보니 감독님께서도 너무 급하게 기존의 색을 빼면 힘들 거라고 생각하셨어요. 천천히 변화를 주고자 하셨던 것 같은데, 사실 그 부분도 말이 쉽지 선수들은 정말 쉽지 않거든요. 일단 고참들끼리도 파악을 먼저 했어야 했고 감독 코치님의 의중도 알아야 했어요. 저희도 어려웠지만 최대한 빨리 잘 받아들이려고 하고, 그 다음엔 후배들한테 알려 줘야겠죠. 아직까지도 그런 과정 중에 있는 것 같아요 ㅎㅎ

Q8) 많이 성장하는 이번 시즌이 될 듯한데

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번 시즌 뿐 아니라 항상 팀이 힘들었을 때 가장 생각을 많이 했고, 공부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로 정말 많은 걸 배우고 경험하는 시즌인 것 같아서, 나중에 생각했을 때 상당히 저에게 소중한 시즌이지 않을까 느끼고 있습니다. 또, 다사다난했던 시즌인 걸로도 아마 기억에 남을 것 같고요 ㅎㅎ 아무튼 좋습니다.

▲캠퍼스 로망 가득했던 좌 재도 & 로망 따위 없단 것을 깨달은 우 재도. 두 사진의 공통점=아무튼 농구를 잘 함.

Q8) JD4라는 별명, 어릴 때부터 사용한 4번

우리나라에서 4는 좀 기피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죽을 사’라고 하기도 하고. 그래서 오히려 저한테는 그게 더 매력으로 다가왔고, 또 키가 작다 보니 한 자리 숫자를 쓰면서 좀 더 날렵해 보이는 이미지를 주고 싶어서 4번을 쓰게 됐어요. 그 후에 4번에 꽂혀버려서 제 일상생활이나 라이프에서 자아의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차 번호라든가, 핸드폰 번호라든가요. 그리고 4시 44분을 보면 항상 주위 사람들한테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라고 알려주기도 하고요. 공교롭게도 제가 이 인터뷰 시리즈 4편의 주인공이 됐는데, 그래서 기분이 더 좋기도 하네요 ㅎㅎ

Q9) ‘육상 농구’ 한양대 출신, 프로에서도 영향 줬나

네, 저는 무조건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대학교 때가 가장 많이 농구적으로 성장을 했었던 시기라고 생각하거든요. 대학 때 빠른 농구를 많이 했었는데, 제가 프로에 오면서 농구의 트렌드도 점점 빠르고 활동량이 많은 농구로 바뀌었어요. 그래서 대학교 때 많이 연구를 했던 부분들이 프로에 와서도 어느 정도 도움이 확실히 되는 것 같습니다. 아, 졸업 하고도 한양대는 거의 매년 경기를 보러 가고 있어요. ㅎㅎ

Q10)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

기억에 남는 시즌이요…(고민) 사실 매 시즌마다 항상 스토리가 있었고, 재미도 있었고 힘들었는데 아무래도 우승 했었던 시즌이 기억에 남죠. 그 다음은 지금 이 시즌이 가장 기억에 남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승했을 때는 정말 말 그대로 너무 즐겁고 재미있게, 신나게 농구를 했어서 좋은 결과도 얻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사실 모든 시즌이 다 너무 나름대로 좋았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가 너무 어렵네요 ㅎㅎ

Q11) 슬럼프였던 시기

20살 대학교 1학년때요! 쭉 남중남고에서 운동부 생활을 하면서 대학교에 대한 로망이 컸어요. OT나 MT같은거요. 그런 캠퍼스 로망을 저도 안고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현실은 그냥 맨날 운동만 하고 남자들끼리 수업만 듣고…제가 생각했던 대학 생활하고 너무 다르더라고요. 또, 운동도 힘들었고 선배들도 무서웠고요. 제가 생각했던 대학생활과 너무 달랐고, 제가 어리기도 했었기 때문에 항상 뭐랄까… 놀고 싶은 마음에 좀 봄바람이 들었던 것 같아요 ㅎㅎ 그때는 농구를 그만둬도 정말 미련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어서, 실제로 부모님께 그만둔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냥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가서 해’ 하시더라고요. 저는 선택권이 사실 없었어요. 그래서 현실을 깨닫고 하기 싫어도 버텼던 것 같아요. 잘 버텨서 이렇게 된 것 같아서, 그때 잡아주신 부모님한테도 되게 감사한 마음이에요. ‘부모의 역할도 되게 중요하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어요.

Q12) 네 개의 팀을 거치며 스타일 변화도 있었나

저는 없다고 생각해요. 신인 때부터 지금까지 오면서 달라진 점은 여유와 자신감의 차이지, 기량적으로는 저는 크게 스타일이 바뀌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확실히 노련함은 생긴 것 같아요. 저는 사실 농구를 되게 잘하거나, 남들이 말하는 ‘센스 있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단지 많은 활동량과 에너지로 농구를 하는 스타일인데, 그러다 보니 젊었을 때는 체력적으로 더 좋았던 것 같고 지금은 텐션도 최대한 유지 하지만 강약 조절을 할 수 있는 정도인 것 같아요.

▲’믿쓰한가’ 로터리픽 = 추승균-양동근-조성민-이재도 Let’s go. 알아들었으면 끄덕여.

Q13) ‘믿쓰한가’ 랭킹 중 본인은 몇 위?

지금 딱 네 번째이지 않을까요?ㅎㅎ 추승균 해설위원님, 양동근 코치(울산 현대모비스)님, 조성민 코치(안양 정관장)님 이 세 분 다음은 저인 것 같아요. 다른 한양대 출신 현역 가드는 아직은 저한테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단호).

*’믿쓰한가’는 추승균, 양동근, 조성민, 이재도, 최원혁, 오재현 등 한양대 출신 가드들이 프로에서 맹활약 하면서 생겨난 ‘믿고 쓰는 한양대 가드’의 줄임말이다.

Q14) 연차가 쌓이면서 멘탈도 강해졌나

근데 사실 겉으로 안 그러려고 노력을 하는 거지, 속은 장난 아니에요 ㅎㅎ 속으로는 항상 천사와 악마가 싸우고 있어요. 내적인 업다운은 저만 아는 부분이니까 심하다면 심할 수 있는데, 최대한 겉으로는 티를 안 내고 중간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Q15) 이번 시즌 엘지와의 맞대결

첫 경기 할 때가 가장 긴장이 많이 되고 부담이 됐었던 것 같아요. 근데 그 경기를 어찌 됐건 이겼고, 지금 3라운드까지 1승 2패인데 다 이겼으면 좋았기는 하겠지만…그래도 첫 맞대결에서, 또 제 활약으로 인해서 이겼던 것에 충분히 만족하고 싶어요. 팀 상황이 좋지 않아서, 그냥 첫 맞대결에서 저와 희재 형의 활약으로 LG를 이겼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이재도는 지난 10월 26일 친정팀 LG와의 첫 맞대결에서 4Q에 8점을 몰아치며 맹활약했다. 소노는 LG를 82-77로 이겼고, 정희재 역시 함께 수훈 선수로 선정됐다.

Q16) 루틴 부자

네, 저는 루틴이 엄청 많아요. 시합 날에만 듣는 노래는 시합이 아닌 날에는 거의 안 들으려고 하는 게 있어요. 11-12곡 정도인데 외국 힙합 같은 느낌이고, 들으면 경건해져요. 시합을 나갈 때 경건한 마음으로 준비를 하고, 항상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장수의 마음으로 나갔기 때문에 그런 노래를 들으면서 스스로 멋에 취하는(?)것 같아요. 아, 시합 때 말이에요 시합 때만(강조).ㅎㅎ

Q17) 강심장+고연차, 아직도 시합이 긴장되나

네네. 너무 재미있어요. 이렇게 시합을 준비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코트에서 보여지는 자체가저는 너무 재미있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뛴 날보다 앞으로 뛸 날이 얼마 안 남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그런데 저는 항상 그랬어요. 매 경기가 정말 너무 소중했고, 루틴이 많다는 것도 저는 그만큼 잘하고 싶은 마음이자 절실한 마음이라고 생각 하거든요. 아무튼 너무 재미있어요!

Q18) 주목하고 있는 신인 or 저연차 선수

저는 정관장의 박정웅 선수요. 이번에 저희 팀 이근준 선수와 같이 고교 얼리로 나왔는데 지금은 당연히 뭐랄까… 신인 같은 모습이 조금씩은 나오는 것 같은데, 그 선수가 프로에 완전히 적응을 하게 되면 정말 잘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되게 지금 트렌드에 맞는 몸과 재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 해요. 본인 노력 여하에 따라 정말 ‘KBL을 대표하는 선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개인적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Q19) 시즌 목표

일단 전 경기를 안 다치고 출전하는 게 목표고요. 그냥 매 경기를 저답게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서 뛸 거고, 결과는 그 다음에 받아들이도록 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ㅎㅎ

+ Part 2. Basketball-Off +

적장의 목을 벤다는 생각으로 코트에 들어가는 이재도. 그러나 결의에 찬 승부를 끝마친 그가 돌아가는 곳은 단어만 들어도 설레는 ‘신혼집’입니다. 지난 6월 웨딩마치를 올린 이재도는 결혼 1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요, 아직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해 연애하는 기분이 든다고 한 만큼 아내를 언급할 때는 절로 미소가 흘러나왔습니다.

경기 외적인 여러 질문에도 이재도는 운동을 완전히 내려놓을 수 없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왜 그가 30대 중반이 된 지금도 탄탄한 내구성으로 코트를 지키고 있는지를 짐작케 했습니다. 자신도 이제 “아재가 다 됐다”며 훌쩍 흘러버린 시간을 체감하기도 한 이재도와 다양한 주제로 나눈 일문 일답도 공개합니다.

▲뭐지…사랑꾼 재도리…꽤나 낯설다…(웅성웅성) ‘ISTJ남 X ESFP여’ 사실 여기서부터 이미 대유잼 ^~^

Q1) MBTI

ISTJ인데, 최대한 계획하려고 노력해요. 그런데 만약 어긋나더라도 살짝 짜증은 나지만 아무렇지 않게(?) 유연하게 좀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편인 것 같아요. 주위 사람들은 아니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저 스스로는 그렇습니다 ㅎㅎ 여행을 가면 변경이 되더라도 일단 큰 계획은 무조건 정해놓고 가야해요. 사실 여행 자체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 스타일이긴 하지만요.

Q2) 4번 사랑. 성격적으로도 독특한 면이 있나

저는 제 스스로가 진짜 독특하다고 생각을 안 하거든요. 저는 그냥 조용하고 무난하고, 딱히 모난 데 없고 ㅎㅎ. 저는 그렇다고 생각을 해요. 그냥 각자의 징크스나 꽂히는 부분은 누구나 있지 않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특별하다거나 독특한 것 같지는 않아요.

Q3) 평소에도 승부욕이 강한지

완전 있는 것 같아요. 저희는 삶 자체가 항상 승부이기 때문에 이기고 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늘 있어서, 평소에는 웬만하면 승부에 관한 건 안 하려고 하는데 또 피하지 못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웬만하면 이기고 싶고 지면 화가 나요. 장난으로도 내기를 하면 지기 싫은 건 있어요 ㅎㅎ

Q4) 신혼인 만큼 아내의 응원이 힘이 될 텐데

네 그럼요 ㅎㅎ 그런데 지금은 따로 지내고 있고, 서로 각자 일 때문에 신혼인데도 한 달에 한 번이나 2 -3주에 한 번씩 보고 있어요. 저도 힘들고 와이프도 상당히 지금 힘든 시기에요. 그래도 아직 너무 좋습니다. 서로 응원을 많이 하고 있고, 자주 못 만나서 좀 더 애틋해 지는 것도 있어요. 결혼식만 올렸지 아직 연애할 때랑 똑같은 것 같아서 이런 부분도 재미있어요. 심리적인 안정감은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Q5) 슬픔은 나누면 반 VS 두 배

저는 웬만하면 힘든 티를 안 내요. 가족들은 제발 좀 티를 내고 얘기를 좀 해달라고 할 정도에요. 저의 힘든 점을 주위 사람들한테 얘기해서 그 사람한테도 짐과 부담을 주고 싶지 않고, 어쨌든 안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가족들은 계속 얘기를 좀 들어주고 싶어 해서, 필요하면 얘기하기도 해요. 아내와는 성격이 반대인데, 아내는 F에요 ㅎㅎ 그래서 특히나 아내한테는 이제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지금은 또 많이 맞춰진 것 같아요.

Q6) 자녀의 운동선수 도전 찬성 VS 반대

안 시켜요, 절대 안 시켜요(즉답). 일단은 성공할 확률이 너무 적고, 그리고 예체능은 재능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생각해서, 노력으로 안 되는 부분이 너무 있다고 느끼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자녀의 재능을 봐야겠지만,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면 굳이 운동을 시키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냥 공부나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시키는 게 좀 더 나은 삶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Q7) 본인은 노력파 VS 재능파

저는 진짜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가 정말 노력파라고 생각 했어요. 재능은 1- 2라면 노력이 7- 8이라고 생각 했죠. 그런데 지금 선수생활 끝물에 와서 돌이켜보면, 이렇게 생각하고 노력하는 것과 몸이 튼튼하게 잘 버텨주는 것 모두 상당히 큰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재능과 노력 5대5로 하겠습니다 ㅎㅎ

*이재도는 정규리그 474경기에 연속 출장했다. 이 기록은 이정현(665경기 연속 출장)에이어 KBL 역대 2위에 해당한다.

▲해외 여행을 떠난 재도리(특=여행 별로 안 좋아함). 살짝 마지못해 포즈 취하고 있는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인가요~? 약간 툴툴대지만 다 해주는st (?)

Q8) 휴가 때 하는 것

휴가 때도 사실 운동 선수의 직업병인데, 마음 놓고 쉬는 선수는 아마 없을 거예요. 휴가가 두 달이긴 하지만, 다 운동을 해요. 저는 등산을 좋아하고요, 개인적으로 크로스핏도 좋아해요. 20대 때는 휴가 때 술 마시는 것도 좋아했는데, 이제는 딱히 그런 것도 없어요 ㅎㅎ 그냥 운동하고… 사람 만나는 것도 그렇게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고, 휴가 때도 운동하고 시즌 준비하고 그래요. 농구 외에는 딱히 큰 관심사가 없는 것 같아요.

Q9) 취미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데, 스릴러나 좀비물을 좋아해요. 미국의 워킹데드나 블랙썸머 등 좀비물은 다 좋아하는 것 같아요.

Q10) 주량

나쁘진 않은 편 같아요.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컨디션 좋을 때 마시면 한 세네병은 마실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ㅎㅎ

Q11) 스트레스 해소법

운동인 것 같아요. 결국 운동으로 풀려고 하고, 쉬는 날 같은 경우는 꼬냑이나 위스키 같은 좋은 술로 속을 좀 달래고…ㅎㅎ 확실히 좀 아재(?)가 됐다고 느끼는 게, 나가서 술을 먹기도 이제는 좀 시끄럽고 복잡하다고 느껴서 그냥 혼술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 혼자 좋은 위스키나 꼬냑으로 ‘자본주의의 맛’을 느끼면서 만족하고 자는 정도에요 ㅎㅎ

Q12) 운동선수의 각 잡힌 생활습관, 집에서도?

완전 그래요. 빨래도 좀 신경 써서 하고, 항상 금방 널어야 해요. 또, 잘 개고 항상 그 위치에 놓아요. 이불도 항상 잘 개고, 베개 위치 같은 것들도 각 잡혀 있어요. 지금 거의 집에서 혼자 생활하긴 하는데, 집이 항상 깔끔하고 깨끗하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Q13) 책을 많이 읽었다고

어렸을 때 많이 읽었어요. 그런데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는 잘 안 읽게 되더라고요. 중학교때까지는 즐겨 읽었습니다. 그래서 말 하는 데도 도움이 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데 요즘 애들(?)은 다 말도 잘하고 그렇더라고요. 저는 오히려 옛날 스타일 아닌가요? ㅎㅎ 트렌드가 바뀌어서 가볍게 해야 사람들이 재미있게 보는 것 같아서, 의식을 안 하고 싶지만 계속 의식을 하게 되네요.

▲ 코트 안과 밖에서 꽤나 다른 온도차. 점잖vs 의문의 빨간 버거 위에 소금 토핑 중. 아내분 앞에서 잔망 부리는 중으로 추정되는데 맞나요? ㅎㅎ

Q14) 직업 만족도(?)

정말 너무 힘들죠. 사실 일반인 분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보여지는 것 말고도 너무너무 힘든 부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제가 선택했고, 잃는 것도 있지만 행복도 그에 못지않은 임팩트가 크기 때문에 이 직업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경기를 이기거나, 혹은 제가 잘해서 팀이 이기거나. 아니면 정말 하나 된 팀에서 오는 그런 느낌을 받는 거요. 또, 제가 모르는 사람들이 제게 팬이라고 해 주시는 것도 사실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죠. 이런 부분은 누구나 느낄 수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너무 힘들긴 하지만, 또 그만큼 오는 행복도 크기 때문에 되게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쉽지는 않다~!

Q15) 좌우명

‘x팔리게 살지 말자’라고 옛날 인터뷰에서도 이야기 한 적 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어떤 행동과 생각을 할 때 제 스스로에게 ‘이게 창피한 일인가 혹은 x팔린 일인가’를 다시 한 번 물어보면 정답이 저는 어느 정도 나오거든요. 그 안에서 살려고 하는 편이에요.

Q16) 농구를 안 했다면

농구를 안 했어도 아마 다른 운동을 했을 것 같아요. 공부는 안 했을 것 같고…그래서 뭔가 공부하는 그런 삶도 궁금해요! 직장인의 삶도 궁금하고 회사도 다녀보고 싶고, 뭐 궁금하긴 한데 이번 생은 글렀죠 ㅎㅎ 공무원처럼 매일매일 똑같은 쳇바퀴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삶도 저는 되게 재미있고 잘할 것 같기도 한데, 지금 이렇게 돼버려서(?) ㅎㅎ 회사원 중에 ISTJ가 많다고 하는데, 운동 선수도 제가 알기로 ISTJ가 꽤 많아요!

Q17) 고마운 사람들에게 한마디

일단은 지금 아내한테 가장 고맙고, 제가 작년에 신혼여행을 못 가서 이번에 하와이로 2주 정도 시즌이 끝나고 여행을 가게 되는데 빨리 같이 가고 싶습니다 ㅎㅎ. 가서 쉬고, 놀고 먹고 좀 하고 싶어요. 그 다음은 팬분들! 진짜 허투루 하는 얘기가 아니고, 진심으로 너무 고마워요. 제 이름도 알고 유니폼도 사 주시는 거 보면 ...그리고 이렇게 경기장에 찾아와 주시는 것도 비싼 돈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도, 계속 와 주시니까요. 사실 공놀이(?)인데, 이 공놀이가 뭐라고 이렇게 자주 찾아와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거 보면 정말 감동이거든요. 그래서 점점 팬에 대한 마음이 커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팬분들께 최대한 잘 대해드리려 하고, 팬분들이 가장 큰 힘이지 않나 생각하고 있어요.

이재도의 워크에식과 농구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의 롱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 졌습니다. 타고난 강철 하드웨어에 노력과 열정까지 더해진 ‘대체 불가’ 이재도. 그의 남은 시즌도 응원합니다!


#사진=점프볼 DB, 이재도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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