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킬로이와 나란히, 이틀째 공동 선두
김주형이 스코틀랜드오픈 2라운드에서 이글 하나와 버디 3개를 묶어 4언더파를 치며 중간 합계 9언더파 공동 선두에 올랐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 잉글랜드의 조던 스미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같은 날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는 2타를 잃고 컷 탈락했다.
78개 대회 연속 컷 통과 행진을 멈춘 셰플러와 대비되는 성적표다.
이 장면만 보면 김주형의 이번 대회는 '갑자기 찾아온 좋은 흐름'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근 1년의 궤적을 되짚으면, 이건 이미 예고된 반등이었다.

김주형은 2022년 데뷔 시즌부터 윈덤 챔피언십과 슈라이너스 아동 오픈을 연달아 제패하며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2024년부터 흐름이 꺾이기 시작했고, 2025년에는 26개 대회에서 톱10이 단 한 차례, 컷 탈락이 9차례에 달할 만큼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이 여파로 2026시즌 시그니처 대회와 메이저 대회 출전권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밑바닥부터 다시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세계랭킹 1위 셰플러가 직접 그를 향해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길 바란다는 취지로 공개 응원을 건넬 정도로, 당시 그의 부진은 투어 안팎에서 화제였다.
흐름이 바뀐 지점은 명확하다.
지난달 US오픈에서 김주형은 시네콕힐스라는 악명 높은 난코스에서 단독 3위에 올랐고, 본인이 직접 그 배경을 스윙 교정으로 설명했다.
그는 지난 1년간 반복됐던 오른쪽으로 밀리는 샷의 원인이 어드레스에서 상체를 지나치게 숙이는 습관 때문이었다는 걸 스윙 분석으로 찾아냈다고 밝혔다.

상체 각도를 45~50도로 유지하도록 교정한 뒤로는 그 실수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홀컵 근접도는 121위에서 18위로 뛰어올랐고, 파4 홀 평균 타수는 4.04타(138위)에서 3.98타(10위)로 개선됐으며, US오픈 2라운드 평균 타수는 투어 전체 1위(68.29타)를 기록했다.
즉 이번 스코틀랜드오픈에서 나온 이글 1개와 버디 3개는 즉흥적인 '샷감'이 아니라, 이미 데이터로 증명된 교정 효과가 새 대회에서도 재현된 결과에 가깝다.
기술적 교정과 별개로 심리적 변화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김주형은 부진이 이어지던 시기 스스로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고, 이후 결혼을 통해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얻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 후에도 그는 강한 바람 속에서 인내심을 잃지 않으려 했다는 취지로 소감을 전했다.
과거 라커룸 문짝을 부술 만큼 감정 기복이 컸던 선수가, 이제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경기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기술적 반등 못지않게 중요한 변화다.
다만 완벽한 반등이라 단정하긴 이르다.
스윙 교정을 통해 샷 정확도는 크게 개선됐지만, 퍼트 이득 타수는 지난해 –0.103타(123위)에서 올해 –0.096타(97위)로 소폭 개선되는 데 그치며 여전히 약점으로 남아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3번 홀 3퍼트 보기로 흔들렸던 장면은 그 한계를 보여준다.
주말 라운드에서 매킬로이, 스미스 등 경쟁자들과 우승을 다투려면 결국 그린 위에서의 안정감이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종합하면 김주형의 이번 공동 선두는 US오픈 3위 이후 이어지는 흐름의 연장선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스윙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수치로 개선을 확인한 뒤, 여러 대회에 걸쳐 그 효과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우연이 아니라 설계된 반등이다.
다음 주 디오픈을 앞두고 열린 이번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이어간다면, 김주형은 단순한 '한 대회 잘한 선수'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반대로 주말 퍼트에서 다시 흔들린다면, 반등은 진행형이되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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