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2' 정동윤 감독, 시즌을 나눠야 했던 이유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경성에 나타난 크리처로 시작된 ‘경성크리처’가 두 번째 시즌으로 피날레를 맞았다. 앞선 시즌과 다른 결이다. 왜 굳이 시즌을 나눴어야 했느냐는 의문이 따라붙을 수 있는 선택이었지만, 정동윤 감독에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난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2’(연출 정동윤)는 2024년 서울, 태상(박서준)과 모든 것이 닮은 호재(박서준)와 경성의 봄을 살아낸 채옥(한소희)이 만나 끝나지 않은 경성의 인연과 운명, 악연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와 올해 초 파트 1, 2로 나뉘어 공개된 ‘경성크리처’의 속편이다. 시즌1이 1945년 경성을 배경으로 괴물 같은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비극과 이에 맞서는 두 청춘의 애틋한 로맨스를 그려냈다면, 시즌2는 1945년 경성부터 2024년 서울까지 이어진 악연을 끝내기 위한 인물들의 사투를 담았다.
정동윤 감독은 두 개의 시즌으로 나눈 이유에 대해 “제가 매력적으로 느꼈던 것 중 하나가 경성에 나타난 크리처를 통해서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정동윤 감독은 시즌1과 2를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단다. 시즌1이 경성의 크리처를 통해 인간의 탐욕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시즌2는 채옥과 태상의 멜로에 더욱 집중했다.
이어 정동윤 감독은 “시즌 1과 2를 관통하는 것 중 크리처도 있지만, 채옥과 태상의 멜로 부분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동윤 감독은 일제강점기의 경성이 아닌 평범한 일상에서 태상과 채옥이 만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고, 이를 시즌2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에 시즌2에서는 그 많은 인물들 중 태상과 채옥의 감정선과 서사에 더 집중했다고. 정동윤 감독은 “호재랑 채옥이에게 집중해서 두 사람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시즌1 때 이뤄지지 못했던 두 사람의 만남이 시즌2에서 이어지게끔 만드는 것이 저의 가장 큰 목표였다”라고 말했다.
집중을 해서 이들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1 때 이뤄지지 못했던 만남이 2 때 이어지게끔 만드는 게 저의 가장 큰 목표였다. 시즌2는 시대적 잔재와 두 사람의 멜로가 어떻게 완성되는지가 가장 큰 목표였다.
이번 작품에서는 멜로만큼이나 중요한 메시지로 시대적 잔재에 대해 말한다. 경성 시대가 남긴 잔재가 현재에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묘사하며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시대적 잔재의 산물로 등장하는 전승제약의 정예 요원 쿠로코는 그림자라는 콘셉트로 설계됐다. 바퀴벌레 같은 움직임으로 죽여도 죽지 않는 쿠로코는 없애려고 발버둥 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시대적 잔재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엔딩 이후 삽입돼 많은 혼란을 줬던 쿠키 영상도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장면이다. 정동윤 감독은 “흑화 된 승조(배현성)가 어떤 마음을 먹고 움직일지 상상해보고 싶었다. 또한 잔재들이 생각보다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들어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동윤 감독은 “시즌1 시작부터 서울 곳곳에 그 잔재들이 스며들어가 있는 걸 보여주기는 했다. 알고 보니 더 은밀하고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들어와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시즌1 공개 이후 쏟아졌던 비판에 대해 적극적으로 피드백하려고 했다. 특히 정동윤 감독은 많은 지적을 받았던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재편집까지 감행했다고. 이에 대해 정동윤 감독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 같다. 시즌2가 넷플릭스를 통해서 한 번에 전체 공개되기 때문에 한 번에 시청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동윤 감독은 “당연히 재밌어야 보겠지만. 전체적인 러닝타임을 회차당 45분을 안 넘기려고 했다. 지루할 수 있는 부분들을 쳐내고 중심 이야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액션의 스케일을 키워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정동윤 감독은 “액션은 주인공의 감정에 기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1회 오프닝에서는 쿠로코들을 소개해주고 싶었다. 3회에서 나름 화려하게 보이는 액션의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동윤 감독은 5회에서 전승제약 지하에서 펼쳐지는 태상과 채옥의 액션신에 대해 “서로를 만나러 가는 감정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 장면에서는 감정에 집중하기 위해 액션을 절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동윤 감독은 “어쨌든 드라마는 주인공에 감정 이입이 돼야 하지 않나. 액션을 하면서도 주인공의 표정에서 감정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면서 “액션을 소화하면서 표정 연기까지 하는 게 진짜 어렵다. 그런데 서준 씨도 욕심이 나서 감정을 유지하며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경성크리처2’ 공개와 함께 정동윤 감독의 긴 여정이 마무리됐다. 정동윤 감독은 ‘경성크리처’ 시리즈를 끝낸 소감으로 “이렇게 스케일이 크고 액션인 많은 작품을 할 줄 몰랐다. 또 하다 보니까 이야기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개인적으로는 재밌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함께 ‘피땀눈물’을 흘리며 작품을 만들었던 모든 제작진과 스태프들, 배우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정동윤 감독은 “다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이 이야기를 기획해서 글로벌적으로 공감대를 얻어보려고 했던 도전은 너무 좋았다. 저를 둘러싼 연출부 제작진들 다 좋은 사람들이어서 재밌는 추억이었다”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경성크리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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