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안 삼림 지대에 자리한 72평 주택이 있다. 다섯 명이 함께 사는 바쁜 가족을 위해 설계된 이 집은 편리한 연결성과 주변 경관과의 조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쫓는다.

집은 처음부터 주변 경관 속에 조용히 녹아들도록 설계됐다. 넓게 낸 개구부와 가능한 한 가까운 곳에서 조달한 자재가 그 조화를 완성한다.

설계의 출발점이 된 것은 단순한 요소들의 반복과 변형을 통해 복잡하고 유기적인 형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원칙이었다.

코로나19 직후 시작된 프로젝트인 만큼 자재 조달과 규정 준수라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었다. 원래 계획했던 현지 목재 외장재는 산불 관련 규정으로 인해 다른 지역에서 조달해야 했지만, 소재의 방향성은 그대로 유지됐다.

1등급 목재 외장재와 아연 도금 강철 구조물이 골조를 이루고, 탈부착이 가능한 연결부는 향후 변경과 유지보수까지 염두에 둔 설계다.

공간 구성은 자연스러운 지형의 흐름을 따라 계단식으로 펼쳐진다.

중앙을 통해 대각선 방향으로 동선이 이어지며 가족 구성원들 사이의 연결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어른들을 위한 동쪽 공간과 아이들을 위한 서쪽 공간이 중앙 공용 공간에서 만나는 구조로, 각자의 영역을 갖되 함께 모이는 흐름이 집 안에 내재되어 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바람의 방향에 반응하도록 설계된 안뜰들이 사계절 내내 쾌적함을 유지해 준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숲과 바다 사이에서 진짜 쉬어갈 수 있는 집, 자연과 건축이 서로를 방해하지 않고 나란히 존재하는 공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