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에 꽂힌 20대, 통장 투자잔액 40대 추월
연일 사상 최고 金보다 저평가 기대
‘고액자산가’ 60대 이상 압도적 매집
금보다 더 올라 온스당 50弗 전망도

국제 은 가격이 1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내 은 통장(실버뱅킹)의 투자 동향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20대가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바탕으로 40대의 평균 투자 잔액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 등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청년층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 중인 금보다 은이 저평가됐다고 판단하면서 투자 규모를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금보다 싸다” 역대급 銀 상승세에 20대 베팅=11일 헤럴드경제가 신한은행을 통해 국내 유일 은 통장 계좌 ‘실버리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20대 가입자의 평균 잔액은 2736g로 40대(2114g)와 30대(1138g)를 모두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은통장의 세대별 동향을 분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 들어 국내 은통장 잔고 규모는 작년 말 3만2465kg(445억원)에서 4만3287kg(753억원)으로 33.3% 뛰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간 1만6000대에 머물던 계좌 수도 올 들어 신규가입자가 급증하면서 2만개(1만9720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은 통장은 소액으로도 손쉽게 투자가 가능해 진입 장벽이 낮고, 실물 은 투자와 달리 높은 스프레드(매매 차익)나 보관 부담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20대 투자자의 평균 잔액이 40대를 추월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40대는 전체 가입자 비중에서 36.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전통적인 주력 투자 세대로 꼽힌다. 반면 20대 가입자 비중은 3.8%에 그쳐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 40대가 안정적인 자산 운용 차원에서 꾸준히 은을 보유해온 반면, 올해 은값의 역대급 상승세에 주목한 20대 ‘큰손’ 투자자들이 진입해 공격적인 베팅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실제 데이터로 20대 가입자의 은 투자 평균 잔고가 높게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올 들어 20대 은통장 신규가입자는 작년 말 대비 19% 증가하면서 30대(12%)와 40대(14%)의 증가 폭을 웃돌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20대의 은 수요가 커진 배경에 대해선 “금 투자보다 상대적으로 소액으로 시작할 수 있고 더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반영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투자 규모로 보면 ‘큰손’은 단연 50·60대였다. 60대 이상의 평균 잔액은 1만1354g로 압도적으로 컸으며 50대(4852g)가 뒤를 이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노후 대비를 위한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실제로 개인당 투자 금액도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60대 이상은 전체 가입자 비중은 10% 안팎에 불과하지만 안전성을 중시하는 고액 자산가가 많아 계좌당 투자 규모는 큰 편이라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금보다 더 빛나는 은…“50달러까지 오른다” 전망도=최근 국제 은값은 14년 만에 처음으로 온스당 40달러 선을 넘어서며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41.4%나 치솟았다. 연일 사상 최고 가격을 갈아치우는 금값도 연일 상승세지만 같은 기간 상승 폭은 39%로 은에 뒤진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달러 약세까지 맞물리면서 투자 매력이 커진 것이다. 금과 은은 이자가 붙지 않는 자산이라 통상 금리가 내려가면 달러 같은 다른 자산보다 투자 매력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특히 은이 금보다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은 투자 수요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산업용 수요도 뒷받침하고 있다. 블룸버그를 통해 집계한 올해 원자재 수익률(5일 기준)을 살펴보면, 백금(55.1%)과 은(40.5%)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은 실질금리가 하락할 때 금보다 투자 매력이 크다. 은값은 사상 최고치인 50달러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개별 원자재 가격의 성과도 백금, 은, 금, 육우, 팔라듐 순으로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은테크(은+재테크)를 하고 싶다면 다양한 투자 경로를 활용해 볼 수 있다. 은행 예금처럼 은 현물에 투자할 수 있는 은 통장이 대표적이다. 실물 은의 경우, 부가가치세 10%와 1kg당 약 5%에 이르는 판매 수수료 등 초기 비용이 붙지만 은 통장은 이런 제약에서 자유롭다. 별도의 보유 비용도 보관 부담도 고려할 필요가 없다. 비대면 거래를 활용하면 스프레드 우대 혜택도 챙길 수 있다.
주식처럼 실시간 거래하고 싶다면 은 선물 ETF(KODEX 은선물(H))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거래 편의성이 높고 접근성이 뛰어난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은 통장과 은 ETF 모두 원하는 가격대에 맞춰 매매 시점을 정하거나 매월 자동이체를 통해 꾸준히 적립식으로 투자해볼 수 있다. 다만, 두 상품 모두 일반 금융 상품과 마찬가지로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된다. 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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