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여기에 있었다는 걸 기억해라.
지옥섬이라 불린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의 처절한 탈출기를 그려내며 개봉 첫날에만 97만 명이라는 역대급 오프닝 신기록을 세운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주연의 영화 《군함도》입니다.
2,000개가 넘는 스크린을 싹쓸이하며 무난하게 천만 관객을 달성할 것이라던 업계의 예측을 비웃듯, 이 영화는 개봉 직후 유례없는 평점 테러와 역사 왜곡 논란의 중심에 서며 흥행 가도에 급제동이 걸렸습니다.
최종 누적 관객 수 659만 명을 기록하며 뜨거운 감자가 되었던 이 작품의 진짜 내막과 비하인드를 정리해 드립니다.

영화 《군함도》는 개봉하자마자 대한민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전국 스크린의 80%에 육박하는 2,027개 상영관을 독점하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극장에 가면 《군함도》 외에는 볼 수 있는 영화가 없다는 관객들의 불만이 폭발했고, 이는 영화의 완성도와 별개로 대형 배급사의 횡포라는 거센 비판으로 이어졌습니다.
천만 관객을 향한 과도한 욕심이 오히려 관객들의 반발심을 사며 등을 돌리게 만든 부메랑이 되었습니다.

가장 큰 치명타는 바로 영화가 다룬 역사적 시선이었습니다.
5060 관객들은 일제의 잔혹한 강제 징용 실상을 고발하는 정통 역사 극을 기대했으나, 막상 뚜껑을 연 영화 속에는 일본인보다 같은 조선인을 착취하고 배신하는 조선인 빌런의 비중이 지나치게 컸습니다.
강제 징용의 본질을 흐리고 강제 노동을 강요한 일제의 죄를 희석시켰다는 날카로운 지적과 함께, 관객들의 전례 없는 별점 1점 테러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거센 논란과 별개로 배우들이 스크린에 쏟아부은 연기 투혼만큼은 압도적이었습니다.
조폭 출신 최칠성을 연기한 배우 소지섭은 대역 없는 맨몸 액션을 소화해 냈고, 위안부 피해자를 연기한 이정현은 가냘픈 몸에서 6kg을 더 감량해 36kg의 체중으로 촬영장에 섰습니다.
조연 배우들 역시 실제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정도로 극한의 다이어트를 감행하며 지옥 같은 막장 탄광의 현실을 온몸으로 증명해 냈습니다.

220억 원이라는 역대급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인 만큼, 본래 목표는 가볍게 천만 관객을 넘기는 것이었습니다.
초반 대대적인 마케팅과 스크린 물량공세로 개봉 8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는 듯했으나, 누적된 논란과 관객들의 싸늘한 입소문을 이겨내지 못하고 급격하게 관객 수가 감소했습니다.
결국 659만 명이라는, 체급에 비해 초라한 성적으로 극장에서 내려와야 했습니다.

영화 후반부의 대규모 탈출 신은 영화적 상상력이 더해진 픽션이었지만, 군함도라는 공간이 가진 역사적 아픔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습니다.
류승완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전 세계가 군함도의 강제 성격을 인지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비록 연출 방식을 두고 뜨거운 공방이 오갔지만,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있던 강제 징용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불씨가 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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