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 '개정 상법 대응' 감사위원 수 늘린다

서울 여의도 현대차증권 본사. /사진 제공=현대차증권

감사위원을 2명 이상 분리선출하도록 하는 개정 상법의 시행을 반년 앞두고 현대차증권이 미리 관련 인선을 단행한다. 기존에 분리선출된 감사위원이 1명뿐인 만큼, 이달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1명을 추가로 선임해 법 개정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을 사전에 해소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10일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이달 26일 열리는 정기주총에 인호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분리선출하는 안건이 오른다. 이러면 현대차증권의 감사위원회 구성은 기존 3명에서 4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대차증권은 인 교수가 핀테크와 미래 금융산업에 관해 전문 지식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증권 업계에서도 AI전환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만큼 인 교수를 감사위원이자 사외이사로 선임해 이사회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새로운 사외이사의 영입이라는 측면보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인 교수가 분리선출되는 감사위원이란 점이다. 이로써 현대차증권은 개정 상법에 선제 대응하는 또 다른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올해 9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상법은 감사위원 중 최소 2명을 분리선출하도록 규정했다.

통상 감사위원회는 3명 또는 5명으로 구성된다. 그 동안은 이들 중 대부분을 이미 뽑아놓은 사외이사로 채우는 사례가 흔했다. 이로 인해 최대주주가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감사위원까지 영향력을 크게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개정 상법은 사외이사와 별도로 선임된 감사위원을 늘려 감사 기능의 독립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재 현대자층권의 감사위원회는 △윤석남 △이종실 △강장구 등 3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는데, 이 가운데 분리선출된 인물은 강 사외이사 1명뿐이다.

현대차증권이 현 체제를 유지한 채 개정 상법 시행을 맞으면 법을 위반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법 시행 뒤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또 다른 감사위원을 분리선출해야 하는 부담도 생길 수 있다.

결과적으로 현대차증권은 이달 인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분리선출하면서 개정 상법 시행 뒤에도 비교적 유리한 이사 선임 구도를 확보하게 됐다. △윤석남 △이종실 △강장구 이사의 감사위원 임기는 내년 3월 한번에 만료된다. 이때는 상법 개정에 따라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까지만 인정하는 '3%룰'이 적용된다.

즉 내년부터는 한번에 선임하는 감사위원 수가 많을수록 소수주주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올해 새로 선임되는 인 교수의 임기는 3년인 만큼, 현대차증권은 내년 3월에 감사위원 다수의 임기가 동시에 끝나더라도 3%룰이 적용되지 않은 시점에 선임된 감사위원 1명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현대차증권은 인 교수 선임 배경은 이사회 전문성 강화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금융 환경 변화에 따라 디지털 금융 전문가를 선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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