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목뼈 4kg으로 감자탕 해먹는 글

"감자탕은 어려운 음식이 아니다. 다만 번거롭고 오래 걸릴 뿐이다."

맞습니다. 몇년 전 뼈해장국 6,000원 하던 시절의 저는 파워 국밥충이었으나

한그릇 만원이 우습게 넘어가는 작금의 고물가 시대에 원없이 감자탕을 먹으려면

인터넷에서 4kg에 2만원 정도 하는 돼지 목뼈를 사서 해먹는 게 싸죠.

물론 시간이 오래 걸리니 귀찮긴 하지만, 막상 해보면 이게 또 어려운 음식은 아닙니다.

이래저래 핏물 빼고 초벌 데친 고기입니다.

저는 보통 한번에 2kg씩 조리를 하는데, 이 정도 양이면 한 사람이 세덩이를 한끼로 먹는다고 치면

총 4인분에다 국물이 더 남게 됩니다.

그러니까 4kg을 사면 8인분 + 남는 국물 한냄비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데친 돼지목뼈(등뼈보다 압도적으로 살밥이 많습니다)를 두시간 조금 안되게 끓이고

뽀얗게 우러나온 진한 육수에 물과 양념을 추가해 탕을 만들어준 뒤에

삶아진 뼈고기를 넣고 한소끔 팔팔 끓여냅니다.

감자탕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것들 중에 깻잎이나 깻잎순이 있는데

확실히 넣고 안넣고의 차이는 상당합니다. 향과 맛의 큰 축을 담당해요.

한가지 꿀팁이 있다면, 들깻가루와 함께 콩가루를 같이 넣으면 식당에서 먹는 듯한 맛이 납니다.

시래기든 우거지든 형편 되는대로 넣어 삶고 깻잎과 들깻가루 팍팍 넣으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감자탕 or 뼈해장국이 됩니다.

핏물 빼는 것부터 하면 도합 네다섯 시간은 걸리는 음식이지만

완성했을 때의 맛과 압도되는 양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다음날 먹을 때는 칼국수든 중화면이든 넣어서 국수로 해먹어도 됩니다.

이거 진짜 맛있어서 식당에서도 팔아주면 좋겠어요.

1인용 뼈해장국이지만 밥대신 면 넣어주는 그런 메뉴.

혹시...이미 있는데 저만 모를 수도 있겠네요.

아직 소인에게는 2kg의 돼지목뼈가 남아있사오니

이번에는 다른 요리를 해먹어야겠습니다.

고기와 면요리를 좋아하는 새같지도 않은 기미상궁님께서 참견을 하는 중입니다.

집에 신김치가 남아있어서 김치찜을 해먹으려고 합니다.

양파 위에 보이는 건 파프리카인데 그냥 냉털용 재료소진입니다.

어차피 냄비 바닥에 깔려 단맛만 살짝 주고 뭉그러질 예정이라 상관 없어요.

이것도 감자탕처럼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지 조리 난이도 자체는 매우 만만한 편입니다.

고기도 부들부들. 김치도 부들부들

이렇게 해놓으면 한번에 1/4포기도 충분히 먹을 수 있게 되네요.

나트륨 과다섭취 주의해야 합니다. ㅎㅎㅎ

그러게요. 뭔가 살짝 아쉽죠?

한국인 특) 마무리는 볶음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