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인간 게놈 해독이 이룬 성과와 과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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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4월 14일 국제인간게놈프로젝트(HGP) 컨소시엄이 인간 유전자의 99%를 99.99% 정확도로 해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당시 해독된 건 전체 게놈의 92% 정도였다.
2022년 3월 국제 컨소시엄은 당초 못 읽은 '암흑 게놈(Dark Genome)', 즉 하늘색 퍼즐들을 거의 완벽하게 읽어냈다고 다시 발표했다.
과연 인간은 유전자들이 조종하는 정보처리시스템에 따라 그들을 운반하는 생존기계일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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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4월 14일 국제인간게놈프로젝트(HGP) 컨소시엄이 인간 유전자의 99%를 99.99% 정확도로 해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당시 해독된 건 전체 게놈의 92% 정도였다. 한 번에 500~1,000개 정도의 염기쌍만 읽을 수 있던 당시 시퀀싱 기술의 한계로 인해 같은 서열이 계속 반복되는 염색체 끝부분 ‘텔로미어(telomeres)’와 중앙부분 센트로미어(centromeres) 등의 해독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비유하자면 수만~수십만 피스의 풍경 직소퍼즐을 맞추면서 같은 색상의 수많은 하늘 배경 퍼즐 조각을 맞춰내진 못한 거였다. 텔로미어는 노화와, 센트로미어는 세포 분열 및 암 발생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2년 3월 국제 컨소시엄은 당초 못 읽은 ‘암흑 게놈(Dark Genome)’, 즉 하늘색 퍼즐들을 거의 완벽하게 읽어냈다고 다시 발표했다. 진전된 시퀀싱 기술 덕에 한 번에 수만~수십만 개의 염기쌍을 읽을 수 있게 되면서, 반복되는 영역도 정확하게 조립할 수 있게 된 거였다.
비로소 인류는 ‘빈칸 없는 생명의 설계도’를 손에 넣었고, 유전자 변이와 관련된 암 등 여러 질병과 노화의 비밀에 바짝 다가섰다. 유전적 차이를 정밀하게 분석해 미래 질병을 예측하는 맞춤형 의료와 진화의 '미싱링크' 즉 유인원과 인간을 가르는 결정적 유전적 차이도 더욱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인류는 인간 존재와 인간다움의 정의에 대한 궁극적이고도 형이상학적인 질문과 더욱 절박하게 대면하게 됐다. 과연 인간은 유전자들이 조종하는 정보처리시스템에 따라 그들을 운반하는 생존기계일 뿐일까. 교육과 문화 등 사회-생태적 환경의 독자적 영향력, 즉 유전자의 충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발달 가소성(developmental plasticity)’의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생명의 존엄성과 다양성과 결함의 차이는 또 어떻게 규정되고 분자생물학의 문법으로 정당화될 수 있을까.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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