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과 관세의 이중 펀치...수출기업의 '생존 재무제표'

[재무제표 읽기] 환율과 관세, 재무제표 각 항목에 연쇄적 영향...전략적 역량 강화 절실

수출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경제적 변수로 환율과 관세를 꼽을 수 있다. 두 가지 요인은 기업의 매출, 원가, 이익률, 그리고 전반적인 재무제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 원화 가치의 하락, 원달러 기준 1500원에 육박하는 환율상승은 우리 경제 곳곳에 부정적인 전망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관세 협박’까지 가해지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환율과 관세, 그리고 수출. / 생생비즈=ChatGPT4

물론 투자자들에게 있어서도 환율과 관세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두 가지가 2024년 결산 재무제표에 미칠 변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환율이 상승하면 좋은 영향을 받는 기업이 있는가하면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선 고환율에 따른 이익이 예상되는 대표적인 기업은 현대자동차다.

환율 변동 대책은 재무제표에 자세히 나와 있는데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은 환위험 관리를 위해 외화 유입과 유출을 통화별ㆍ만기별로 일치시킴으로써 외환 리스크를 제거하고 있다. 또한 통화선도, 통화옵션, 통화스왑 등의 외환파생상품을 헷지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현대차 재무제표 주석 '위험관리'를 보면 환율 5% 변동시 814억 원의 이익 변동이 생긴다고 보고하고 있다.

2024년 1월 2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12원이었다. 현재(12.20 기준) 1449원을 찍었으니 10% 상승이다. 2023년 결산 기준으론 현대자동차는 약 1600억 원의 환차익을 예상할 수 있다.

원화 약세는 수출기업에게 두 가지 상반된 영향을 준다. 긍정적인 점은 매출 증가다. 외화를 벌어들이는 수출 기업의 경우, 환율이 상승하면 동일한 금액의 외화를 원화로 환산했을 때 더 큰 금액이 기록된다. 이는 매출의 명목상 증가를 유발하며, 재무제표 매출액 증가로 반영된다.

현대자동차 2023 사업보고서. / DART

반대로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에게 원화 약세는 비용의 증가다.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나 부품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에 환율 상승은 원가를 증가시키며, 이는 매출원가 상승 → 영업이익률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2차전지 기업은 수출기업이자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회사다.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활 물질을 납품하는 L&F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을 해외에서 대부분 수입해야만 한다. 수입 원재료의 원가비중이 높은 L&F에게 원화약세는 회사의 이익에 악영향을 미친다. 꼭 환율 탓만은 아니지만 2024년 3분기 기준 L&F는 360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심지어 매출액 보다 매출원가가 더 높은 상태다.

환율과 함께 수익율에 문제를 일으킬 요소인 ‘관세’는 미국발 악재다.

미국의 관세 인상은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가 언급하는 추가관세 10~25%에 대한 우리 수출기업에 대한 전망치는 다소 상이하나 그 결과로 나타날 직접적인 현상은 첫째, 판매 부진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품의 최종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소비자나 기업 구매자의 수요가 감소하게 된다. 소비재를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에게는 직접적인 타격이다.

가스보일러, 기름보일러, 가스온수기 및 온수매트 등을 생산·판매하는 경동나비엔은 50년을 넘긴 보일러 전문 기업이다. 경동나비엔의 매출구성을 보면 관세와 관련이 깊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경동나비엔 2023 사업보고서. / DART

경동나비엔의 주요 제품은 가스 보일러이며 2023년 기준 약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제품별 매출 비중은 가정용 보일러가 43%, 온수기가 43%, 기타제품 및 상품 등이 13%로 구성돼 있다.

이를 지역별로 나누면 중국은 보일러가 77%, 미국은 보일러 20%에 온수기가 76%다. 러시아는 보일러가 90%로 돼 있다.

북미 지역의 매출액이 61%를 차지하고 있으니, 관세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관세를 포함한 소비자 가격의 상승은 매출 감소로 이어져 손익계산서의 매출액 감소가 예상되고, 가격 유지를 선택한다면 둘째, 이익률 감소를 감내해야 한다.

즉 미국 수출품이 많은 기업은 관세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거나, 혹은 가격 상승에 따른 판매 감소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환율과 관세 인상은 재무제표의 각 항목에 연쇄적인 영향을 준다.

재무상태표는 환율 상승으로 외화 자산이 증가할 수 있지만, 외화 부채를 보유한 기업은 부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손익계산서는 환율 효과에 따른 매출 증가와 원가 상승의 숫자 변화를 가져오고, 관세 부담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에 상반된 영향을 줄 수 있다.

관세 압박에 의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순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재무제표 상으로 나타난 정보를 보면 우리 수출기업은 환율 변화에 대해 대안을 갖고 있는 편이다.

지정한 환율로 특정시점에 외화를 사고 파는 통화선도, 지정된 환율로 외화를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 두는 통화옵션, 국가 간에 체결하는 통화스왑 등 다양한 환율 헤지(Hedge) 방식을 준비해 사용한다. 더불어 글로벌 공급망을 다각화하거나 생산거점을 해외로 이전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원화 약세의 단기적인 위험 요소는 미국으로부터 시작된 관세 인상이 글로벌 시장에 전파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관세로부터 시작될 무역 장벽이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우리 수출기업의 재무제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을 때리기 위한 미국의 전략이고, 상대적으로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2025년 사업을 계획하는 수출기업은 경계해야 한다.

재무 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전략적 역량을 강화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