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탠딩아웃]=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보여준 연장 12회의 사투는 단순한 승리 그 이상의 신호를 남겼다. 이정후의 배트는 다시 날카롭게 돌아가기 시작했고, 침묵하던 타선과 불펜의 연결 고리는 비로소 단단하게 맞물렸다. 19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는 7-6으로 승리하며 시즌 첫 3연승 가도에 올라탔다. 6번 타자 우익수로 나선 이정후는 6타수 2안타 1 득점을 기록, 5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하며 시즌 타율을 0.253로 끌어올렸다.

이날 이정후의 타격에서 주목할 점은 워싱턴 선발 케이드 카발리의 90마일 후반대 패스트볼을 공략하는 방식이었다. 2회 초 첫 타석부터 98마일에 육박하는 하이 패스트볼을 결대로 밀어쳐 우전 안타를 만든 장면은 그간 빅리그 특유의 수직 무브먼트와 속도에 적응 기간을 가졌던 이정후의 배트 스피드가 완전히 궤도에 올랐음을 증명했다. 6회 초 중전 안타 역시 노림수를 가져가는 과정이 매끄러웠으며, 이후 엘리오트 라모스의 투런 홈런으로 이어지는 득점의 발판이 되었다는 점에서 영양가 높은 활약이었다. 현재 이정후의 시즌 타율 0.253는 커리어 평균인 0.264를 향해 빠르게 수렴하고 있으며, 정타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수치상의 반등이 이제 시간문제임을 시사한다.

다만 샌프란시스코가 보여준 ‘디테일’은 여전한 숙제로 남았다. 2회 초 이정후가 홈에서 아웃된 장면은 공격적인 주루를 넘어선 판단의 오류에 가까웠다. 팽팽한 흐름에서 나온 이러한 주루사는 자칫 경기 전체의 모멘텀을 넘겨줄 수 있는 위험 요소였다. 다행히 라모스가 4타점을 쓸어 담는 결정력을 발휘하고, 연장 10회 말 무사 만루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가동된 불펜진이 워싱턴의 추격 의지를 탈삼진으로 잠재우며 승리를 지켜냈다. 위기 뒤에 기회라는 야구계의 격언처럼, 12회 초 맷 채프먼의 집중력 있는 결승 타점은 앞선 수비에서의 투혼이 만들어낸 필연적인 결과물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승리로 하위 타선의 생산성이 살아나는 동시에 '계산 서는 야구'를 다시 익히기 시작했다. 이제 시선은 이정후의 타순 조정으로 향한다. 6번 타순에서 타격 압박감을 덜고 정교함을 회복한 그가 다시 리드오프 혹은 상위 타순으로 복귀해 팀의 득점 루트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설계하느냐가 샌프란시스코의 상승세 지속 여부를 결정지을 핵심 과제다.
원문 출처: 스탠딩아웃(www.standingou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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