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 대표가 봐야 할 건 ‘상황’이 아니라 ‘국민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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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취임 뒤 처음으로 친한동훈계(친한계) 의원 20여명과 저녁 모임을 가졌다.
그러나 국정감사 첫날을 맞은 한 대표가 지금 할 일은 '국민의힘 내부 단속'이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말한 '국민 눈높이'에 맞춰 '민심'의 뜻을 따르는 것이다.
한 대표는 전날 모임에서도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상황을 보며 대응하자"고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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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취임 뒤 처음으로 친한동훈계(친한계) 의원 20여명과 저녁 모임을 가졌다. 7일에는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오찬을 했다. 원내외 인사들과 연이어 회동에 나서 윤석열 대통령에 맞서는 ‘당내 세력화’로 비치기도 한다. 한 대표는 주요 현안에 대해 “믿고 따라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그동안 한 대표는 취임 두달이 넘도록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리더십 위기를 겪고 있다. 그러나 국정감사 첫날을 맞은 한 대표가 지금 할 일은 ‘국민의힘 내부 단속’이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말한 ‘국민 눈높이’에 맞춰 ‘민심’의 뜻을 따르는 것이다.
7일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들은 김건희 여사 논란 등 여당이 처한 어려움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고, 당의 대응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고 한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가 열심히 앞장서서 하겠다” “물러서지 않겠다”고 했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당이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한 대표 중심으로 당을 이끌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 독대 무산, 전당대회 ‘공격 사주’ 의혹 등 대통령과의 갈등이 고조되자, 세력 규합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특히 지난 4일 ‘김건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에서 4명의 ‘이탈표’가 나온 상황이다. 윤 대통령을 향한 ‘압박’으로 비칠 수 있음을 한 대표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한 대표를 향한 윤 대통령의 비상식적 행동에 맞선 한 대표의 ‘세 과시’는 당내 상황만 고려하면, 나름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취임 이후 지금까지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소모적 기싸움에 집중했을 뿐, 여당 대표로서 무엇을 했는지 기억에 남는 게 없다. 그는 전당대회 때 “민심의 파도”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지만, 막상 본인이 출마 발판으로 삼은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 발의는 당내 이견을 내세워 짐짓 모른 체하고, 김건희 특검법에는 “사법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법안”이라며 부결을 호소했다. 한 대표는 전날 모임에서도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상황을 보며 대응하자”고 했다고 한다. 여당 대표가 무엇이 옳은지, 국민이 뭘 원하는지가 아니라, ‘상황’을 보자니 참으로 실망스럽다. ‘상황’을 아무리 기다린들 한 대표에게 딱 맞는 상황이 그저 오겠는가. 김건희, 채 상병 특검법 통과 등 진정으로 민심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상황’이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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