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소리 소문 없이 진행된 군사 거래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베트남이 한국의 K-9 자주포 20대를 3억 달러 규모로 도입하기로 확정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것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번 계약이 정부 대 정부 간 비밀 협상으로 진행되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조차 공시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베트남이 러시아산 무기 대신 한국산 무기를 선택한 배경에는 중국과의 갈등 심화와 러시아 무기 체계의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베트남에게 K-9 자주포는 단순한 무기가 아닌 전략적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산권 국가 최초로 한국의 첨단 무기를 도입하는 베트남의 선택이 동남아시아 군사 균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은밀하게 진행된 3억 달러 규모 계약
베트남의 K-9 자주포 도입은 그야말로 '깜짝 계약'이었습니다.
작년부터 베트남 고위급 장성들이 한국을 방문해 자주포 운용 부대를 시찰하고 교육 훈련에 병력을 파견하면서 양국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공시를 통해 이런 정보를 발표하지 않아 아직까지 도입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월초 보도에서는 1분기 중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만 나왔을 뿐이었죠.
그런데 외신을 통해 이미 3억 달러 계약이 체결되었으며 올해 안에 계약된 물량이 베트남으로 인도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상황이 급반전되었습니다.
이번 계약이 정부 대 정부 간 직접 거래로 진행되어 창정비를 완료한 중고 자주포를 도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공시가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중고품이지만 신품보다 나은 선택
베트남이 도입하는 K-9 자주포가 중고품이라고 해서 성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빠르고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군에서 운영했던 모델을 창정비 후 모든 성능을 100% 확인한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기 때문에 신품보다 더 빠르게 도입할 수 있으며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핀란드와 노르웨이가 한국의 중고 K-9 자주포를 도입해 전력을 강화한 성공 사례가 있습니다.
한국군에서도 최대한 중고품을 수출하지 않으려 하는데, 베트남의 요구를 정부 차원에서 빠르게 들어준 것으로 보입니다.
베트남이 20대를 도입하면서 3억 달러를 투입한 것은 단순히 자주포만의 비용이 아닙니다.
정비와 탄약 등 모든 패키지 도입 비용으로 보이며, 정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관련 장비와 부품까지 함께 도입하면서 도입 물량보다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노이 북쪽 국경지대 배치가 핵심 목표
베트남이 K-9 자주포를 어디에 배치할지가 이번 도입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당초에는 남중국해 분쟁 지역에서 해안포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지만,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하노이에서 가까운 북부 국경 지역에 우선적으로 배치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노이 북쪽으로 100km 정도 떨어진 국경 지역은 험한 산악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높은 해발 고도에서도 운영할 수 있는 기동력을 갖춘 첨단 자주포가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국경지대에서 운영하고 있는 포병 전력은 모두 견인포로 짧은 사거리 때문에 중국이 배치한 자주포에 반격당할 수 있어, 빠르게 사격 후 이탈할 수 있는 첨단 궤도형 자주포를 배치하려는 것입니다.
베트남은 남중국해에 위치한 하이난성 앞바다부터 라오스까지 1000km 이상의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유사시 중국군이 빠르게 이들 지역으로 침투할 수 있어 국경 산악지대에 대한 방어력을 강화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죠.
북쪽 산악 지형이 험해 전차를 운영하는 것에 제한이 있어 포병 전력을 위주로 전력을 배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러시아 의존에서 벗어나는 전략적 선택
베트남의 K-9 자주포 도입 결정에는 러시아산 무기 체계의 한계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베트남은 병력이 많지만 무기 체계는 상당히 낡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2010년대부터 추진한 현대화를 통해 러시아에서 개발된 무기 체계를 도입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하이난성이 베트남 앞바다에 위치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잠수함 6척을 러시아를 통해 도입하려 했지만, 서방의 제재를 받게 되면서 베트남이 추진하는 전력 강화 사업들까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체할 수 있는 무기 체계로 한국산 무기를 선택했다는 분석입니다.
러시아를 통해 6척을 도입한 킬로급 잠수함은 서방 세계 제재로 인해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투함과 전투기도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러시아 무기 체계에 대한 실제 성능이 밝혀지면서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이 크게 하락하고 있어, 이를 대체하기 위해 한국 무기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는 전망입니다.
천무 다연장까지 추가 도입 가능성
베트남의 한국산 무기 도입은 K-9 자주포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작년 베트남 포병 사령관이 한국을 방문해 7기동군단 포병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주포뿐 아니라 천무 다연장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이 운영하는 구소련제 다연장 전력이 노화되면서 현대화 사업이 추가로 필요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K-9 자주포가 장거리 표적을 정밀히 타격할 수 있지만, 베트남은 자체적인 기술로 트럭에 견인포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자주포를 개발하고 있으나 구식 자주포를 재생하기 위한 사업이라 전력의 효과가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외신들은 베트남이 최대 200대까지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이 1차 도입한 20대로 실전 배치 성능을 확인한 후 도입 물량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며, 도입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경우 현재에서 양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남아시아 군사 균형의 새로운 변수
베트남의 K-9 자주포 도입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군사 균형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산권 국가 최초로 한국의 첨단 무기 수출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50만 이상의 대군을 운영하고 있는 베트남이 빨라진 경제 발전으로 인해 국방력 현대화 사업의 예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도입 물량이 많아 한국이 최적의 상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럽과 미국산 무기체계는 너무 비싸서 베트남이 대량으로 사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며, 같은 공산권이지만 중국과는 원수지간이라 무기 도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러시아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현재로서는 한국뿐이라는 것입니다.
한국은 베트남이 무기를 도입하는 것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포항급 호위함을 무상으로 공여하기도 했습니다.
해상 무기 체계보다 자주포를 먼저 도입하면서 지상 전력을 현대화하는 데 한국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베트남으로 인해 동남아시아에서도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11번째 K-9 자주포 도입 국가로 베트남이 선정되면서, 한국 방산업계에게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