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99.9% 증발" EV3 70배 차이로 몰살 당한 비운의 국산차

기아 니로EV, 8년 만에 단산…판매 붕괴로 퇴장

기아가 2026년 3월 10일 니로EV의 공식 단산을 발표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의 한 시대를 마감했다. 2018년 7월 출시된 이 모델은 초기 가성비 전기차로 주목받았으나, 최근 판매량이 극도로 줄어든 탓에 생산 중단을 맞았다. 기아는 재고 소진 후 완전 퇴출을 앞두고 있다.

◆ 판매량, 정점에서 바닥으로

니로EV의 판매는 2022년 9,194대로 정점을 찍은 뒤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2023년 7,161대, 2024년 1,388대, 2025년 360대로 이어지며 전년 대비 78.7%나 급감했다. 특히 2026년 1~2월에는 단 8대만 팔려 시장에서 사실상 소멸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추락은 전기차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소비자 선호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세대 모델 출시 당시 1회 충전 주행거리 401km로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대안들이 등장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정부 보조금과 넓은 실내 공간으로 초기 인기를 얻었으나, 지속적인 상품력 강화가 부족했다.

◆ EV3 등장, 니로EV 자리 완전 대체

니로EV의 빈자리를 메운 것은 전용 플랫폼 기반의 EV3다. E-GMP 플랫폼을 적용한 EV3는 2024년 6월 국내 출시 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2025년 국내 판매량은 2만 대를 훌쩍 넘어 2만 1,212대로 집계되며 니로EV의 70배 이상 격차를 벌렸다.

EV3의 스탠다드 모델(58.3kWh 배터리)과 롱레인지 모델(81.4kWh 배터리)은 주행거리와 공간 효율성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2030세대 구매 비중이 40%에 달하며 젊은 층의 실속형 전기차 수요를 싹쓸이했다. 아이오닉5를 제치고 국산 전기차 1위를 차지한 EV3는 기아의 보급형 전략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 화성 공장, PBV 허브로 전환

기아는 니로EV 생산 거점인 화성 공장을 PBV(목적 기반 차량) 전용 시설로 재편한다. 2025년 11월 '화성 EVO Plant East' 준공과 'West' 기공식을 통해 약 30만㎡ 부지에 4조 원을 투자, 연 25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이는 컨버전 센터를 포함한 미래형 PBV 허브로의 완전 전환을 의미한다.

PBV 모델인 PV5는 2025년 한 달 만에 3,967대 판매를 기록하며 전기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기아는 EV3·EV4 등 승용 EV와 PV5·PV7 등 PBV를 투트랙으로 키워 모빌리티 시장을 공략한다. 화성 공장의 변화는 단순 생산라인 이동이 아닌, 전동화 전략의 구조적 재편을 상징한다.

◆ 2030 목표 하향, 현실적 전동화 전략

기아는 전기차 캐즘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반영해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160만 대에서 125만9천 대로 낮췄다. 전체 글로벌 판매는 419만 대, 친환경차는 233만3천 대로 조정되며 하이브리드 비중을 확대한다. 중국 시장 부진과 트럼프 행정부 관세 등이 배경이다.

이 결정은 니로EV 단산과 맞물려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기아는 EV 시리즈 강화와 PBV 확대를 통해 내실 경영에 나선다. 5년간 42조 원 투자 계획으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 기아 전동화, 투트랙 재편 본격화

니로EV 단종은 기아의 전기차 라인업을 EV3부터 EV9까지 전용 플랫폼 중심으로 정리하는 신호탄이다. 하이브리드 모델 확대와 PBV 시장 진출이 병행되며 효율적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 변화가 글로벌 전동화 리더십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한국 시장에서 EV3의 성공은 보급형 전기차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기아는 국내 판매 목표를 2030년 58만 대로 설정하며 안정적 기반을 다진다. 앞으로 EV4 등 신모델 출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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