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경제가 뛴다②]핀테크·IT로 혁신...라이징 아프리카 이끄는 유니콘

신찬옥 기자(okchan@mk.co.kr) 2024. 3. 2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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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송금 등 핀테크 키우고
‘젊은 개발자’ 키워 세계에 공급
플루터웨이브· 안델라 등
유니콘 스타트업들의 산실로
나이지리아에 기반을 둔 핀테크 회사 플루터웨이브의 서비스 화면. 사용하는 통화가 다양하고 금융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아프리카 대륙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하면서 급성장했다. [플루터웨이브 홈페이지 캡쳐]
아프리카는 떠오르는 ‘스타트업 강국’이다. 2023년 초 기준 아프리카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기업은 11곳이나 된다. 2022년 기준 아프리카 스타트업 10곳 중 7곳이 설립된 지 3년 미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5년 생존율도 평균 25%로, 전세계 평균(33%)과 비교해 나쁘지 않다.

눈밝은 미국과 중국, 일본 투자자들은 이미 앞다퉈 투자에 나섰다. 구글과 세계적 엑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 손정의 회장의 비전펀드가 투자했고 미국을 의식한 ‘차이나 머니’도 밀려들고 있다. 광활한 대륙, 14억에 달하는 젊은 인구, 인프라스트럭처 부족과 사회적 혼란이 스타트업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 특히 높은 인터넷·스마트폰 보급률에 힘입은 핀테크와 이커머스 급성장이 주목된다.

지난 2021년부터 유니콘에 이름을 올린 나이지리아의 ‘플루터웨이브(Flutterwave)’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아프리카 30개국에 결제 인프라를 구축했다. 외화 환전과 해외 송금이 쉽지 않은 기업과 개인들에게 34개국 이상의 통화를 거래할 수 있는 웹앱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며, 팬데믹 기간 아프리카에서 비대면 결제가 확산되면서 급성장했다.

2014년 설립된 ‘안델라(Andela)’는 정보기술(IT) 인력 매칭 플랫폼이다. 아프리카 청년들에게 원격으로 체계적인 개발자 교육을 제공하고, 수료 후에는 해외취업까지 알선해주면서 유명세를 탔다. 2040년까지 세계최대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거주하게 될 아프리카 대륙에서 이같은 사업 모델은 확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는 “아프리카 대륙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기술 개발 및 인재 수출이 늘어나면서 서비스 부문 생산성을 높이는 혁신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2021년 아프리카에서 활동한 5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테크 스타트업임은 주목할 만 하다. 정부 차원에서 이를 뒷받침할 디지털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한다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각국 정부도 ‘스타트업 키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페인포인트’를 해결할 적임자로 보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는 지난 2022년부터 세제 혜택과 지적재산권 보호 등을 골자로 하는 ‘스타트업법(Startup Act)’을 시행했고, 지난해 티누부 대통령 취임이후 휘발유 보조금 폐지, 환율통합 등 투자환경 개선 정책도 시행중이다.

글로벌 기업인들도 젊은 창업가들이 아프리카 대륙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전에 없던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는 몇 년째 아프리카가 미래를 주도할 것이라며 현지 창업가들을 독려해왔다. 특히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경제가 아프리카 불안정한 실물 금융 시스템을 보완하면서 급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핀테크·블록체인 기업들이 불안정한 통화와 비싼 송금 수수료, 글로벌 제재 같은 한계를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본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도 일찌감치 아프리카를 주목했다. 그는 2018년 ‘잭마 재단’을 설립하고, 매년 아프리카 유망 신생 기업인들을 선발해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마윈 창업자는 지난 2020년 열린 제 21회 세계지식포럼 세션에서도 반기문 전 유엔총장과 대담하면서 아프리카의 스타트업 혁신과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종현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책임은 “나이지리아,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는 아프리카 대륙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선도하며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한국도 정부와 기업들이 단순한 관심을 넘어 아프리카를 하나의 중요 시장으로 인식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매경·외교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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