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 충전이 어려운 진짜 이유 

이 영상을 보라. 한 해외기업이 올린 영상인데, 전기차가 도로를 달리면서 알아서 충전된다고 소개한다. 충전소를 찾아 헤매거나 아파트 주차장 충전구역 눈치싸움을 벌이는 게 일상인 전기차주들에겐 희소식인데, 현실화 가능성이 있을까. 유튜브 댓글로 “전기차가 도로를 달리면서 충전하는 기술이 있다던데 자세히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이 기술은 ‘동적 무선 충전’(Dynamic wireless charging) 이라고 부른다. 원리는 휴대전화 무선충전기와 비슷한데, 구리 코일이 깔린 충전패드를 도로에 묻으면 차량용 충전패드를 장착한 채 달리는 전기차가 자기장에 의해 충전이 되는 거다. 다시말해 도로 자체를 무선충전기로 만드는 거다. 

이게 현실화가 되기만 한다면 무거운 배터리를 달고 충전소를 찾을 필요없이 그냥 도로 위를 달리면 되니까 전기차 시장에 획기적인 변화가 생기는 셈이다. 만약 무인주행 기술까지 결합되면 이론적으로만 보면 24시간 쉬지않고 운행하는 버스나 화물트럭도 가능해진다. 잦은 기기 교체나 야외충전 감전사고 불안, 호환성 등 유선충전의 단점에서도 자유롭다.

이 기술 상용화에서 치고 나가는 건 앞선 영상의 주인공인 이스라엘 기업 ‘일렉트레온 ’이다. 2020년 이스라엘 정부 지원을 받아 실제로 시내버스를 시범운행했, 이 결과를 바탕으로 프랑스와 중국, 노르웨이, 스웨덴 등 8개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 미국의 위트리시티, 노르웨이의 ENRX가 뒤를 추격하고 있다.

그럼 왜 아직 시범운행만 하는 걸까.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돈이다. 일단 도로에 충전패드부터 깔아야 한다. 미국 정부가 캘리포니아주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비용을 산출한 결과, 도로 1㎞마다 최초 설치비용 451만 달러, 약 60억원 정도가 들었다고 한다. 또 각 차량에도 충전패드를 깔아야 하는데 외신이 추정한 비용은 3000~4000달러 수준, 즉 400~500만원 정도다.

놀라운 건 이 기술 자체는 우리나라가 한참 앞서 개발했다는 것이다. 2009년 KAIST가 세계 최초로 실제 차량에 기술을 적용시켜 ‘온라인 전기자동차’ 올레브(OLEV)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실제 상용화로 가는 데는 외국 기업들보다 오히려 좀 뒤처져있는데, 기술을 개발한 KAIST 조동호 교수에게 직접 이유를 물어봤다.

조동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국내에서 자금 지원이 안 되니까 (상용화를) 못하는 거고요. 상용화로 가려면 대규모,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적정 규모의 시범사업을 해야 되는데요. 우리가 아무리 기술 개발을 해도 그게 검증이 안 되면 다른 나라가 쓰겠어요”

그러니까 이 기술의 경우 정부 주도로 일정 규모 이상 시범사업을 해서 드러난 문제점도 고치고, 잘 운영된다는 걸 검증할 수 있어야 상용화해서 해외투자도 받고 수출도 할텐데, 정부가 그 정도로 지원하진 않는다는 거다.

이 기술을 국내에서 처음 시범적용했다고 할만한 데가 서울대공원의 ‘코끼리열차’라는 건데, 2011년부터 시범운행을 했다. 정류장 앞 도로 일부에 충전패드를 매설하고 대기할 때마다 충전하는 방식이었는데, 사실 이 때 설치한 장치는 개발 초반이라 비싸고 고장이 많았다고 한다.

코끼리열차 운영업체 관계자
“고장이 수없이 많죠. 그냥 조금 있으면 고장나, 조금 있으면 고장나 사용할 수가 없죠. (자꾸) 고장나가지고 저희가 (지난해) 유선충전으로 바꿨어요.”

KAIST 연구진은 비용이 적게 드는 ‘정차 무선충전’ 방식으로 선회했는데, 이걸 적용한 버스가 2019년부터 대덕연구단지 시범사업으로 KAIST 캠퍼스를 오가며 운행하고 있다.

대전운수 관계자
“주차장 바닥 아래쪽에 충전장치가 매설돼 있고요. 화단 쪽에 인버터만 있습니다. 그래서 겉보기에는 그냥 주차장처럼 보입니다. 03:46 (유선충전은) 눈 비 올 때 직접 내려가지고 다 충전해야 돼 가지고 불편한데 이건 그냥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되니까 편한 거죠.”

이외에 현대차도 최근 자체 연구를 통해 정차 무선충전 시범사업을 했다가 1년여만에 철수했는데, 비용 문제가 컸다고 한다.

현대차 관계자
“우리가 시범 서비스 시범 사업을 진행해보고 성능이나 이런 게 우리가 원하는 수준까지 나오는지 그런 부분을 (테스트했다) 현재 대외적으로 진행하는 건 없어요.”

돈 말고 다른 문제도 물론 있다. 논문에 따르면 충전패드가 깔린 도로는 강력한 자기장이 흐르기 때문에 인체에 해가 되거나 다른 전자장비에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어 적절한 기준을 설정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또 도로 충전패드와 차량 충전패드가 잘 정렬되느냐도 충전효율에 중요한데, 이런 기술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럼 현재 세계적인 추세로 봤을 때 도로주행 충전을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물어봤는데 연구진들은 생각보다 낙관적인 의견이었다.

조동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저는 10년 내에 (상용화 시대가) 올 거라고 보는데 늦어도”
이영달 박사
“테슬라 같은 경우에도 불과 지난달에 테슬라의 미래 충전을 이 무선충전을 도입하겠다라고 천명을 했습니다. 테슬라마저도 그렇게 한다라고 하면은 뭐 다른 전기차 업체는 다 따라오겠죠.”

아무래도 비용 등 여러 문제를 따졌을 때 먼저 상용화가 될 건 ‘정차 중 무선충전’인데, 이게 얼마나 원활하게 정착되느냐에 따라 주행 중 충전 상용화도 영향을 받을 거라고 한다.

이영달 박사
“정차 중 (충전)이 보편화가 되고 나서 그 다음에 주행 중 (충전)이 병렬로 조금씩 차츰 (도입) 될 것 같습니다. 정차 중 (충전) 같은 경우에도 일반 승용차는 가장 마지막에 도입될 것 같고요. 공공차량이 먼저 시범 형태로 도입이 되고 그게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차츰 트럭, 그 다음에 픽업 트럭, 그리고 승용차 이런 순으로 순차적으로 도입이 될 걸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