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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뜻밖의 눈물 폭탄, 성룡의 라스트 액션 '라이드 온'
정상의 자리에 오른 사람은 안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 한 걸음씩 천천히 내려와 안전하게 땅에 닿는 과정이라는 걸.
아시아를 넘어 할리우드까지 점령했던 액션스타 성룡(청룽)이 새 영화 '라이드 온'에서 말하려는 진짜 이야기다. "정상에서 점프해 내려오긴 쉽지만 천천히 내려오는 건 어렵다"는 극 중 성룡의 대사는 '라이드 온'이 말하려는 메시지이자, 그 누구도 아닌 현재 성룡의 마음을 대변하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 지금은 쇠퇴한 전설의 스턴트맨의 이야기
31일 개봉하는 '라이드 온'은 성룡과 꽤 닮은 영화다. 과거 액션영화 속 성룡의 기억하는 오랜 팬들에게는 반가우면서도 애틋한 감상을 불러 일으킬만한 작품. 70대에 접어든 액션 스타가 어떻게 배우의 길을 이어 가는지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주인공 루오는 한 때 잘 나갔던 스턴트맨이었지만 무리하게 액션을 소화하다 입은 상처의 후유증으로 이젠 누구도 찾지 않는 처지. 말 레드 헤어가 유일한 친구다.
루오는 장애를 갖고 태어나 안락사 위기에 처했던 어린 레드 헤어를 맡아 정성껏 키웠다. 그 시간동안 전설의 스턴트맨 루오의 존재는 서서히 잊혔고, 지금은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말과 함께 영화 세트장에서 관광객을 상대하며 살아간다.
그저 그런 날들을 보내던 이들에게 위기는 갑자기 찾아온다. 레드 헤어가 경매에 넘어갈 위기가 닥치자, 루오는 어릴 때 헤어진 딸 바오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 성룡 대표작 오마주 장면들... 전성기는 지났어도 레전드는 여전
영화는 성룡이 맡은 루오를 중심으로 두 개의 축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액션 연기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레드 헤어의 활약 덕분에 스턴트맨으로 다시 주목받는 루오는 전성기 때처럼 몸을 사리지 않고 위험천만한 액션 연기에 몰두해 간다. 또 다른 축은 루오가 딸 바오와 오해와 반목을 거듭하다 서로를 이해하고 마침내 화해하면서 깊은 사랑을 확인하는 이야기다.
루오와 레드 헤어의 이야기에선 성룡의 전성기가 떠오를 법한 액션 연기가 유감없이 펼쳐진다. '취권2' '폴리스스토리2' 등 자신의 대표작을 오마주하는 장면에선 관객의 향수도 자극한다.
하지만 '나이듦'은 어쩔 수 없는 일. 극 중 위험천만한 촬영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루오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처럼, 70대에 접어든 성룡의 액션 연기를 극장 객석에 앉아 지켜보는 마음도 그리 편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영화는 '액션은 곧 성룡'이라는 공식에서 한 발 물러나, 주인공 루오를 통해 성룡이 보내왔던 찬란하고 화려했던 활약상을 돌아보는 방식으로 '성룡을 향한 헌사'를 보낸다.
딸 바오가 서랍 깊숙한 곳에서 발견한 CD에 담긴 아빠 루오의 화려했던 스턴트맨 시절의 모습을 보고 눈물 짓는 장면은 그 자체로 '액션 레전드 성룡'의 모습과 연결된다. 성룡을 통해 홍콩 액션영화의 전성기를 선망했던 영화 팬들이라면 눈물이 핑 돌만한 장면이다.

● 성룡보다 더 눈이 가는 신예 류호존 '눈물 버튼'
'라이드 온'은 성룡의 액션을 내세우지만, 정작 영화에서 시선을 붙잡는 주인공은 딸 바오 역의 류호존(류 하오춘)이다.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와 자라 아빠의 사랑을 느껴본 적 없는 그는 도움을 청하러 찾아온 아빠 루오와 갈등하지만 진심을 깨닫고 이내 부성애를 확인한다.
성룡과 류호존이 형성한 부녀 관계는 일면 전형적인 구도로 보이지만, 강력한 신파 설정으로 무장해 뜻밖의 '눈물 버튼' 역할을 확실히 한다. 표현에 서툰 아빠와 영특하게 잘 자란 딸이 오해하고 반목하고 화해하는 듯 하다, 다시 갈등한 끝에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 전체가 감정에 호소하는 신파극으로 전개되는 덕분이다.
'라이드 온'은 훗날 류호존의 주연영화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거장 장이모우 감독이 발굴해 2022년 영화 '원 세컨드'로 데뷔한 류호존은 두 번째 주연영화인 '라이드 온'을 통해 중국을 대표할만한 스타 탄생을 알린다. 감정 표현은 액션만큼 탁월하지 않은 성룡이 어쩔 수 없이 지닌 감정의 빈틈을 말끔하게 채우는 역할도 류호존이 맡았다.
감독:래리 양 /출연:성룡, 류호존, 곽기린 외 /개봉:5월31일 /등급: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126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