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이라며 벌써 먹구름?” 반도체, 진짜 한치 앞도 모르겠다 [김민지의 칩만사!]
삼성·SK 3분기 실적 전망 줄지어 하향 조정
마냥 어려울 것 같은 반도체에도 누구나 공감할 ‘세상만사’가 있습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 주요 국가들의 전쟁터가 된 반도체 시장. 그 안의 말랑말랑한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촌각을 다투는 트렌드 이슈까지, ‘칩만사’가 세상만사 전하듯 쉽게 알려드립니다.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반도체 시장의 예측 불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업계 관계자들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며 혼란스러워할 정도입니다. AI 시대 도래로 기술 혁신 속도가 굉장히 빨라지며 메모리 성장 가능성이 커진 반면, 글로벌 불경기 등으로 거시 경제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탓입니다.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약 3개월 전과 비교해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살아나던 D램 시장에 급제동이 걸렸고, 실적을 견인하던 AI 붐마저 다소 시들해진 모습입니다. 2024년도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오늘 칩만사에서는 하반기 반도체 업황 전망과 높아진 변동성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줄지어 하향했습니다. 8월 초만해도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빠른 회복세를 보였고, 하반기와 내년에도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많은 증권사가 목표 주가를 올렸지요. 하지만 불과 한달 만에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13조원에서 10조원 안팎으로, SK하이닉스는 7조원대에서 6조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불경기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범용 D램을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의 주요 고객사인 PC, 스마트폰 등 IT 기기 회사들의 재고 누적이 여전합니다. 기대를 모았던 아이폰16 시리즈도 혹평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발(發) 경기 침체 우려와 AI 투자 붐의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 회의론이 나오면서 업황 개선에 급제동이 걸린 겁니다.
금융투자업계 뿐 아니라 반도체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들조차, 시장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는 시기라고 입을 모읍니다. 변수가 너무 많아 예측 불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한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물론 장기적으로 AI가 대세가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이 맞다”면서도 “하지만 당장 다음 6개월, 다음 1년 동안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진단했습니다.
반대로 삼성전자의 개선 과제였던 파운드리 사업에는 긍정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TSMC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파운드리 업체를 이용할 수도 있다는 제스처를 내비쳤습니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를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전세계에 TSMC와 삼성전자 뿐입니다. 파운드리 수주 물량이 부족해 설비투자 속도 조절까지 나서던 삼성에게 한줄기 희망이 생긴 셈입니다.
요즘 반도체 업계에서는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많이 회자됩니다. ‘모든 일의 성패는 노력이 30%, 운이 70%다’라는 의미입니다. 노력도 중요하지만 성공에는 운과 타이밍도 중요하다는 것이죠.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2022년 말부터 시작된 메모리 다운턴이 그렇게 오래, 깊게 이어질지 아무도 몰랐고, 또 지난해 4분기부터 불과 3분기 만에 이렇게 급격하게 회복할 수 있을지는 더욱 더 몰랐다”며 “요즘의 반도체 시장은 한두달 사이 분위기가 휙휙 바뀐다”고 전했습니다.
반도체 업계 ‘운칠기삼’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고대역폭메모리(HBM)입니다. SK하이닉스는 10년 동안 소위 ‘밑 빠진 독에 물붓기’하는 심정으로 HBM을 개발해왔죠. 아직 시장이 형성되기도 전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투자한 결과 지금 AI 메모리의 선두를 꿰차게 됐습니다. 애초부터 엔비디아와 함께 개발하기 시작한 것도 신의 한수였죠. 지난 다운턴의 적자를 HBM 한방으로 메꿀 수 있었을 정도로 SK하이닉스의 성공 스토리는 업계에 길이길이 남을 히스토리입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넥스트 HBM’ 찾기에 더욱 몰두하고 있습니다. HBM4 제품부터는 12단뿐 아니라 16단 제품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적층 경쟁이 심화될 전망입니다. 이밖에도 AI 데이터서버의 저전력·고효율을 구현해줄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 PIM(프로세스인메모리)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투자도 활발합니다. 또한 PC, 스마트폰, 자동차 등 온디바이스 영역으로 경량화된 HBM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AI용 메모리 포트폴리오는 더욱 다양해질 전망입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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