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극우 단체 “재선거하라” 시국선언에 “정당한 분노 극우 운동 이용말라” 맞불 집회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단체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서울대학교 내에서 시국선언을 개최하자 이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맞불을 놓았다. 이 학생들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가 극우세력의 활동에 활용되는 것에 항의했다.
극우성향 학생단체인 ‘트루스포럼’ 소속 10여명은 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재선거 및 사전투표 폐지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개최했다. 포럼에서 활동하는 서울대 재학생들도 참여했다. 이 단체는 부정선거론에 동조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 등을 주장해왔다.
앞서 트루스포럼의 시국선언 계획이 알려지자 이시헌씨(서울대 자유전공학부)·김지은씨(서울대 서양사학과) 등 재학생들은 오후 5시30분쯤 서울대 학생회관 앞에서 ‘공동행동’을 열었다. 이씨 등은 “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한 정당한 분노를 극우 운동 건설에 이용하려는 트루스포럼에 항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재학생· 동문 174명의 연서명도 받았다.

이들은 “많은 청년·학생들과 여러 대학의 총학생회들이 선관위를 규탄하는 것은 지극히 정당하다”면서 “그러나 윤석열의 반민주적 계엄을 옹호해 온 극우 세력이 선관위의 선거 관리 부실 문제를 계기로 양심적 대학생인 양 행세하려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극우단체가) 학생들의 정당한 분노에 교활하게 편승해 부정선거 음모론을 정당화하고 대학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 6시쯤 수십m가량 떨어진 트루스포럼의 시국선언 방향으로 행진했다. 그러나 시국선언 장소를 약 10m 남짓 남겨놓고 학교 관계자들이 행진을 가로막았다. 이들은 트루스포럼 측을 향해 “극우세력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그러자 트루스포럼 측 사회자는 “저희는 평화 시위·기자회견을 하러 온 것뿐”이라고 했다. 이어 트루스포럼은 시국선언을 시작하고 “6·3 지방선거는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참정권 침해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규명,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한 전국 재선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제 폐지도 주장했다.
트루스포럼은 “부정선거 논란으로 선거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투표의 공정성·무결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국민의 주권은 철저히 유린당했다”고 했다. 또 “(선관위의) 전산 시스템과 해킹 문제 역시 제기되고 있다”며 “합리적인 의혹을 제기하는 선량한 국민을 조롱하고 범죄자 취급하는 작태야말로 민주를 빙자한 오만이자 독재”라고 주장했다.

지지자 30여명도 태극기를 들고 트루스포럼의 시국선언을 지켜봤다. 시국선언이 진행되는 약 1시간 동안 이에 반대하는 학생들도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학교 관계자들이 양측을 막아서면서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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