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C] 박상훈 동국씨엠 대표, 컬러강판 '럭스틸' 개화기 견인 일등공신
박상훈 동국씨엠 대표이사(부사장)가 연말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사장은 오너일가인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과 함께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다. 럭스틸은 최근 건축자재 시장에서 인정받으며 해외 시장까지 판로를 개척하고 있어 박 사장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제강그룹은 지난 11월 29일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박 사장의 승진을 발표했다. 동국제강그룹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 대응하고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박 사장의 승진으로 리더십을 한층 공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그룹은 202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동국홀딩스, 동국제강, 동국씨엠 등 3사로 인적분할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동국씨엠은 냉연도금 및 컬러강판 전문회사로 자리잡았다.
동국씨엠은 2011년 철강 업계 최초로 럭스틸 브랜드를 론칭하고 건축가, 설계사,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이어왔다. 럭스틸은 최근 건축자재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며 글로벌로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장 부회장은 2010년 말 동국제강그룹의 컬러강판기업 유니온스틸 사장으로 선임된 뒤 2011년 럭스틸을 출시하며 친환경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웠다. 장 부회장은 럭스틸 사업을 초창기부터 진두지휘하며 브랜드에 자신의 철학을 담아냈다. 2021년 럭스틸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는 이 브랜드를 ‘내 자식’이라고 표현할 만큼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럭스틸 사업을 담당하는 박 사장은 유니온스틸에서 장 부회장을 도와 럭스틸 브랜드를 내놓은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박 사장은 1964년생으로 경북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이후 1993년 유니온스틸에 입사해 품질설계과, 컬러생산팀장, 컬러생산담당 등으로 일했다. 유니온스틸이 동국제강에 흡수합병된 후에는 동국제강에서 컬러생산담당, 부산공장장, 냉연영업실장 등을 거쳐 동국씨엠 대표를 맡았다.
박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컬러강판 생산 전문가지만 영업 능력도 인정받은 인물이다. 코로나19 당시 동국제강 냉연영업실장에 선임돼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 실적을 안정적으로 방어한 공로를 인정받아 동국씨엠 대표(부사장)로 이동했다.
동국씨엠은 2023년 출범했기 때문에 전년(2022년) 대비 실적 추이를 정확하게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박 사장 취임 이후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실적은 매출 1조6576억원, 영업이익 74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23.5%, 102.0%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냉연도금강판과 컬러강판 모두 수출 부문에서 성과가 나타났다. 3분기 누적 컬러강판 수출은 663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2.6% 증가했가. 같은 기간 냉연도금강판 수출은 28.2% 늘어난 3750억원을 기록했다.
박 사장의 당면과제는 컬러강판 사업의 판로 개척과 아주스틸 인수합병(M&A) 이후 안정화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국씨엠은 2021년 ‘DK 컬러 비전’을 발표하며 오는 2030년까지 연간 100만t 생산·판매와 컬러 매출 2조원, 수출 비중 65%, 해외 8거점으로 확대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2004년 5월 독일에 유럽지사를 설립한 뒤 현재 인도, 멕시코, 태국, 베트남 등 5개국에 6개 해외거점을 확보했다. 내년에는 호주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아주스틸의 M&A가 마무리되면 해외 시장 확보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씨엠은 8월 아주스틸과 지분인수 관련 기본계약을 체결했으며, 11월 주식매매계약(SPA)과 신주인수계약(SSA)을 체결했다. 아주스틸은 컬러강판 4위 업체로 동국씨엠은 아주스틸을 인수해 생산량 기준 세계 1위 규모의 컬러강판 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씨엠-아주스틸 기업결합심사가 마무리되면 아주스틸은 동국씨엠의 종속기업으로 편입된다.
박 사장은 올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건축산업대전 2024'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출 부문에서 현지화에 성공한다면, 아직 럭스틸 같은 제품들이 외국에서 상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판로를 개척하는 데 수월할 것”이라며 “세계 시장에서 럭스틸처럼 다양한 제품과 질감을 상품화할 수 있는 회사가 거의 없기 때문에 몇 년 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