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지나고 쓰는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 (스압)

 복학 전 마지막 방학을 즐긴 25살의 지극히 주관적인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입니다. 그냥 여행 다녀온 기분을 글로 남겨두고 제가 한번씩 읽어보고 싶어서 기록을 남겨둘까 합니다.

복학을 앞둔 어느 날, 

 평소 자주 노가리까던 동네 친구 A한테 여행 가자고 제안. (작년에 내가 인도네시아 발리 다녀온 얘기를 맛깔나게 풀어줬더니 한번 여행 같이 가자고 얘기하던 상태) - A : "수락"

 또 다른 동네 친구 B가 마침 방학 때 심심해 보이길래 여행 제안 - B: "수락" 

이렇게 A(일본 여행을 한번 다녀왔지만 크게 해외 느낌 안 났다고 주장), B(순수 국내파), 나("여행이 남는 것"이라는 가훈 하에 여기저기 좀 다녀옴) 이렇게 3명의 라오스 해적단 모집 완료!

방비엥 오토바이.jpg 한달 지나고 쓰는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 (스압)


 라오스 비행편은 대부분 밤에 도착해서 뭐 할 건 없었다. 잠만 자는 최저가 숙소에서 머물고 다음날 일어나서 바로 오토바이 빌려서 도로를 달렸다. 우기라고 걱정했는데 날씨가 너무 좋았다. 뻥 뚫린 도로를 달리며 바라보는 풍경은 참 순수했다. 

이름모를 로컬시장2.jpg 한달 지나고 쓰는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 (스압)

 

이름모를 로컬시장3.jpg 한달 지나고 쓰는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 (스압)


 뻥 뚫린 도로를 달리다 발견한 로컬 시장. 동남아 여행은 처음인 친구들이 걱정됐는데 오히려 애들이 궁금하다고 가보자고 했다. 과일, 생선, 고기, 잡화 진짜 방비엥 사람들이 이용하는 로컬 시장 느낌 제대로 났다. 

피핑솜 삼겹살.jpg 한달 지나고 쓰는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 (스압)
피핑솜 김볶밥.jpg 한달 지나고 쓰는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 (스압)
피핑솜 간판.jpg 한달 지나고 쓰는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 (스압)


 그냥 방비엥 맛집 치면 바로 계속 나오는 그 식당. 맛도 맛인데 동남아 느낌 나는 삼겹살 + 샤브샤브라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특히 동남아 첫 경험이던 내 친구들에게는 천국,, (김치볶음밥은 제가 다녀왔던 날은 비추,,)

방비엥 죽음의 다리.jpg 한달 지나고 쓰는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 (스압)


 우리끼리 "죽음의 다리"라고 불렀던 다리. 저기서 오토바이 한번 몰면 그냥 도파민 쫙 올라가고 뭐 대충 기분 좋아진다...는 모르겠고 다들 안전운전 하기를! 현지인들은 밤에도, 비 내리는 날도 그냥 잘 지나다닌다.

그린라군1.jpg 한달 지나고 쓰는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 (스압)


 그 유명한 블루라군 1. 블루........는 아니고 그린라군에 가까웠다. 단체 관광객이 너무 많다고 알려져서 일부러 늦게 갔더니 수영하기엔 추웠다(?). 아무래도 햇빛이 없어져서 춥다고 느꼇던 것 같다. 저 위에 다이빙은 한번 뛰어보면 좋다. 재미도 있고 다들 응원해주는 분위기라 보기 좋았다. ( 다이빙 하러 올라갔는데 어떤 중국 형님이 떨고 계시더라. 우리가 just jump. just do it. 응원해주는데 사실 우리도 무서워서 "ㅅㅂ..높다" 이러니깐 갑자기 우리 말 따라하면서 "ㅅㅂㅂㅂㅂ~!!" 소리치고 뛰어내렸다. 그는 용감했다 + 다양하게 뛰어내리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 중 랄부 어택으로 떨어진 형님을 잊을 수 없다. 응원하던 남자들 모두가 그저 탄식만...) 

오토바이 크래시.jpg 한달 지나고 쓰는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 (스압)


 블루라군 1에서 돌아오던 길, 비가 좀 내렸다. 나와 B는 조금 앞서서 달리고, A는 조금 천천히 달리며 주행하고 있었다. 도로 중간에 크랙도 많고 싱크홀이 굉장히 많아서 예의 주시하면서 달렸다.  그때 뒤에서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아아아아앍!"하는 괴성이 들렸다. 나는 선두로 달리고 있던 터라 그냥 계속 달리고 있었는데, 뒤에서 B가 클락션을 울리며 멈춰 세웠다. 그렇다, 뒤에서 난 소리의 근원은 A의 오토바이 사고였다. 우리가 A를 향해 다시 돌아가고 있는데, 마침 바로 앞 식당에서 사장님이랑 직원분들이 나와서 A의 상태를 체크해주셨다. 알코올 소독도 해주시고 물도 뿌려주시면서 도움을 주셨다. 오토바이 브레이크부터 앞뒤 범퍼까지 다 깨진 사고였지만 A가 크게 안 다쳐서 다행이었다. 사고 난 직후에는 상처가 많아 보였는데, 숙소에서 씻고 나니 생각보다 별로 없는 상처에 본인도 머쓱해하던 A였다. ( A를 도와줬던 사장님과 직원들이 운영하던 식당 이름이 '발할라'였다. 우리는 그분들을 '발할라의 천사'라고 불렀다. )

방비엥 샌드위치.jpg 한달 지나고 쓰는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 (스압)


 사고 나서 컨디션 나빠진 A의 먹거리를 위해 둘러본 샌드위치 거리에서 발견한 가게. 샌드위치 거리는 사실 뭐 맛은 비슷비슷해서, 어디서 먹나 비슷하다. 여러 종류를 주문할 계획일 경우 각자 다른 집에서 주문하면 빠르게 수령 할 수 있다. ( 밀크 크리스피 로띠 강추)

브라운라군1.jpg 한달 지나고 쓰는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 (스압)



브라운라군2.jpg 한달 지나고 쓰는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 (스압)


 블루라군 3. . . . 괜히 우기가 아니었다. 비가 엄청 쏟아져 내린 직후, 잠시 조용해진 틈에 바로 블루라군 3로 직행. 비가 많이 와서 흙탕물이 되어버렸지만, 여기 바이브 최고다 진짜. 사람 별로 없고, 자연 경관 예쁘고, 라면 맛있고(?). B가 말하길 " 내가 라오스에서 먹은 끼니 중 최고는 블루라군 3의 뚝배기 라면이었어" 라고 했다. 진짜 맛있긴 하다.
 + 블루라군 3 뒤로 넘어가다 보면 탐험 가능한 동굴이 하나 나온다. 안내도를 보면 수직 사다리를 타고 몇 번을 올라가서 탐험하는 동굴로, 동굴 안에 자연 수영장이 있다고 설명 되어 있다. 우리가 입구까지 탐험하던 중 흙투성이가 된 형님이 우리에게 그냥 돌아가라고 말했다. 그 몰골을 보고 우리도 그대로 돌아갔다.

방비엥 한식당.jpg 한달 지나고 쓰는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 (스압)


 여행 경비를 너무 안 써서 결정한 한식, 현지 식당만 다니면서 배를 채웠더니 여행 경비가 너무 남았다. 그래서 돈 좀 쓰자는 마음으로 한식당에 갔다. 돈까스가 의외로 맛있었고, 떡볶이는 그냥 잘 만들었다. 

이름없는 뽈살집 옆집.jpg 한달 지나고 쓰는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 (스압)


 방비엥 맛집 검색하다 보면 나오는 굉장히 유명한 뽈살집,,,,, 옆집이다. 원래 가려던 유명한 집은 라스트 오더 시간이 끝나버려서, 어쩔 수 없이 그 옆집으로 왔다. 근데 현지인들은 다 여기서 먹고 있었다??? 거부감 없는 맛, 감칠맛 강한 파파야 쏨땀 까지 흠잡을게 없는 조합이었다.

퍼킹 사쿠라바.jpg 한달 지나고 쓰는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 (스압)


 방비엥 = 사쿠라바, 빵댕이 흔들 곳은 여기 뿐이더라. 애초에 여행 사진은 A가 전담해서 99% 찍어주고 있던 터라 사쿠라바 사진은 그저 취한 나의 인스스 뿐이었다. 금욜, 토욜 연달아 갔는데 파워 E인 나에게는 최고의 공간이었다. 아래는 각각 광란의 밤 기억 맞추기.

 [금요일]

 -조금 이른 9시 30분에 도착함. 사람 별로 없음

 -스테이지에 한국 아재들 보임.

 -술 마시면서 아재들 구경, 그래도 아재들이 춤 안 추셨으면 분위기 더 안 좋았을 거라 생각.

 -아재들 춤만 잘 즐기시면 되는데, 갑자기 여자애들 테이블로 돌격.

 -다행히 10시 땡 하니 가이드가 불렀는지 다같이 퇴장.

 -그 후부터는 사람 쫙 몰려서 술 마시고 합석하고 아는 노래 나오면 같이 부르고 춤추고 놀기.

 -합석한 여자애들하고 놀다가 12시 이후, 다른 클럽으로 이동. 가서 또 야무지게 술마시고 놀기.

 -안전 귀가

 [토요일]

 -9시 50분쯤 도착. 입구부터 뭔가 이상함. 사람이 너무 많음.

 -입구에서 카운터까지 술사러 가는데 이미 가게 안은 발 디딜 틈 없음. 

 -금요일에는 잘 안보이던 게이들 총 출동. 태국 게이 형님들이 끊임없는 애정을 보내심.

 -다행히(?) 금요일에 놀던 여자애들 만나서 합석. 여자가 있으니 게이들의 애정 행각 일시 중단.

 -다시 또 12시 까지 야무지게 놀다가, 같이 놀던 애가 갑자기 개 맛도리 족발 덮밥집이 있다며 배를 든든히 채움.

 -안전 귀가

대충 이런 기억이 난다. 뭐 다 큰 성인들이 알아서 조심할 거 조심하고 안전하게 놀기를,, 내 친구들 트젠 얼굴로 구별 못해서 내가 대신 해주고 다녔다. 

비엔티엔1.jpg 한달 지나고 쓰는 라오스 방비엥 여행기 (스압)


 방비엥에서 야무지게 놀고, 마지막 날 비엔티안으로 건너왔다. 라오스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더욱 시골 느낌이 강했다. 방비엥은 그 시골 느낌이 자연과 만나 순수함으로 다가왔지만, 비엔티안은 꽤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비엔티안 구경을 하고 있는 나와 B. 

+ 돌아오는 비행기는 비상구 자리를 배정 받아 넓게 왔다. 야미~

 처음 다녀온 라오스 방비엥 여행의 총평: 액티비티를 좋아하는 청춘이라면 아주 좋을 것이다. 음식을 안 가리는 사람이라면 가성비 측면에서 더더욱 큰 점수가 들어간다. 그게 나다. 한달이 지난 지금도 또 생각나는 여행지다. 다음에 간다면 더 합리적으로 더 알차게 즐길 준비가 되었다.

 P.S 한달이 지나고 작성하는 여행기라 사진을 보면서 그 느낌을 찾았다. 음식이 안 맞아서 고생했던 두 친구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남자 세 명 다녀온 여행에서 꾸준히 사진 찍어준 A에게 매우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