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김효연

ㅣWriter. 오드



소녀시대의 메인 댄서, 효연


데뷔 당시 찾아보기 힘들던 다 인조 걸 그룹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소녀시대. 그중에서도 메인 댄서 역할을 맡고 있는 효연은 데뷔 전부터 연습생들 사이에서 춤을 제일 잘 추는 연습생으로 유명했다. 남자만큼의 파워를 장착하고 있어 남자 연습생과 춤 연습을 같이 할 정도였다. 심지어 데뷔 이후 한 방송에서 효연은 본인 실력이 워낙 출중하여 당연히 솔로 가수로 데뷔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후일담은 그의 실력이 어마어마했음을 방증한다.

뛰어난 실력으로 데뷔한 효연이었지만, 세상은 너무나도 냉랭했다. 소녀시대의 청순한 콘셉트와는 살짝 맞지 않는, 다소 세 보이는 효연의 외모와 마르지 않은 몸매에 대해 네티즌의 조롱과 악플이 끊이지 않았다. 그로 인해 댄스로 키워 온 다리 근육을 빼기 위해서 걷지도 않았다던 일화는 유명하다. 이는 댄서의 자부심을 내려놓는, 댄서로서는 엄청난 결단이었을 것이다. 당시 효연은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만 최선을 다하자는 마인드로 힘든 그때를 이겨냈다고 한다. 연차가 찰수록 소녀시대가 다양한 콘셉트를 시도하면서 효연의 매력이 소녀시대의 이미지 다각화에 큰 도움을 주었다. 마음고생이 매우 심했을 테지만, 이를 잘 극복하고 당당히 실력으로 인정받은 사례라 더 멋지다.

그렇다고 효연이 춤만 잘 춘 멤버는 절대 아니다. 소녀시대는 래퍼 역할이 따로 있는 그룹은 아니었지만, 효연의 랩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기에 주로 랩 파트를 담당했다. 그러면서도 귀에 감기는 음색인 효연의 보컬 파트 역시 은근히 킬링 파트로 손꼽힌다.

2세대 대표 ‘예능캐’, 효연

효연은 이른바 그룹을 먹여 살리는 소녀가장, 소년가장으로 칭하던 ‘예능멤’들이 활약하던 2세대에서도 돋보이는 엉뚱한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는 고정 출연을 했던 《청춘불패 시즌 2》에서 가장 빛을 발했다. ‘김초딩’, ‘김열살’ 같은 별명으로 불리며 천진난만한 허당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방영 초반에는 효연의 낯가리는 성격 탓에 ‘효능감(효연+예능감)’이 잘 드러나진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청춘불패 멤버들과 친해지면서 효능감을 십분 발휘했다. 청춘불패하면 생각나는 대표 멤버가 된 것이다.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편법을 쓰고 생떼를 부리는 면모와 함께, ‘영광의 일꾼’에 뽑혀 땀 흘리며 축사를 만드는 데 앞장서는 모습은 가식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효연의 진정성은 이때부터 빛이 났다.

ⓒ 네이버블로그 (@HDGM)

의욕이 앞서 간간이 등장하는 말실수 어록도 화제였다. 정작 본인은 딱히 웃기려는 의도가 없어서 더 웃겼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실수로는 ‘코털 없는 사람아’가 있다. 〈Oh!〉 활동 때, 멤버 태연의 라디오 《친한친구》에 나와 라이브를 했는데, 효연은 타 스케줄로 빈자리가 된 수영의 파트를 대신했다. 이때 수영 파트인 1절 가사 '콧대 높던 내가'와 효연 파트인 2절 가사 '이 철없는 사람아'를 합쳐 '코털 없는 사람아'로 부른 것이다. 멤버들은 이를 듣자마자 웃음을 참지 못했다. 제일 최근에 완전체 컴백 당시 출연한 《출장십오야》 인물퀴즈에서도 효연의 활약은 가히 대단했다. 모니카를 모니터로, 박보검은 백보검으로, 미노이는 모이로 부르는 등 그야말로 현장을 초토화했다. 여기에 이를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는 표정이 정말 킬링 포인트다.

ⓒ 유튜브 (@채널십오야)
ⓒ 유튜브 (@채널십오야)

본격적인 솔로 활동에 나선 DJ HYO

그렇다고 효연을 단지 웃기기만 한 캐릭터로서 소비하기에는 아쉽다. 예능 이미지에만 가둬 두기에는 효연의 음악에 관해서 얘기할 거리가 많다. 효연은 본격적인 솔로 활동과 함께 ‘DJ HYO’라는 디제이로서의 페르소나를 구축했다. 이때부터 그룹 활동과 디제이 활동을 병행하면서 자신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혔다. 디제잉 투어를 다닐 정도로 디제이 활동에도 진심이다.

ⓒ SM엔터테인먼트

‘슴콘’에서 여러 후배 아티스트와 종종 선보이는 〈Second〉와 아이들의 소연이 피쳐링에 참여한 〈DESSERT〉가 제일 유명하지만, 필자는 퓨처 베이스를 깐 하우스 장르의 〈Sober〉를 제일 좋아한다. 이 곡은 효연이 직접 작곡과 편곡에 참여한 곡으로, 한국어 버전, 영어 버전, 팝 버전 등 무려 세 가지 버전이나 된다. 앞서 언급한 효연의 감미로운 음색이 다양한 음역대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 음원이다. 최근작인 펑크 팝 〈Retro Romance〉, 일렉트로닉 하우스 〈YES〉 역시 강한 인상을 남긴다.

ⓒ 벅스

다양한 장르에 서슴없이 도전하는 효연의 노래가 저평가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요즘 키키의 〈404 (New Era)〉와 하츠투하츠의 〈FOCUS〉, 〈RUDE!〉 등 케이팝 계에 하우스 장르의 붐이 찾아오면서 과거에 발매된 하우스 음악이 함께 바이럴되고 있는데, 효연의 노래들도 같이 주목도가 상승했으면 한다.

제2의 전성기, 가짜 김효연

한편, 효연은 유튜브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가짜 김효연》은 효연의 유튜브 채널인 ‘효연의 레벨업’의 프로그램 이름인데, 페이크 다큐 형식을 빌려 효연이 평소 꿈꿔온 것을 실행에 옮기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특히 ‘태티서’에 대항해 ‘효리수(효연, 유리, 수영)’라는 새로운 유닛을 만들어 메인보컬을 꿈꾸는 효연의 메보 도전기가 일품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숨기지 않고 KCM, 티파니 등에게 보컬 트레이닝을 받으며 정면으로 부딪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상의 조회수가 압도적이고 시청자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다. 프로그램명과는 달리, 역설적으로 진심을 다하는 ‘진짜 김효연’이 드러나는 순간들이 너무나도 웃기다. 팬들은 이미 소녀시대면서 얼마나 더 성공하고 싶으냐고 물을 정도다. 그만큼 효연의 진정성이 뚝뚝 묻어난다. 그래서 더 웃기고 응원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자동으로 들게 된다. 이번 주에는 효리수가 뭉쳐서 유닛 결성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방영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벌써 웃을 준비는 완료됐다.

ⓒ 유튜브 (@효연의 레벨업)
ⓒ 유튜브 (@효연의 레벨업)

올 2분기 싱글 발매로 다시 솔로 가수로서의 컴백을 앞둔 효연. 오랜만에 본업으로 돌아오는 효연이 어떤 음악과 퍼포먼스를 들고 나타날지 기대감은 충분히 쌓였다. 데뷔 전부터 가장 돋보이던 연습생이 약 이십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가장 흥미로운 존재로 남아있다는 것. 그것이 진짜 김효연이라는 아티스트의 마력일 것이다.


* 이 글은 아이돌레 웹진 소유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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