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분들은 아마도 30~40대로, 자녀들도 계속 키워가며, 경제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우리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그 시기에 어떤 모습이 되고 싶으신가요? 오늘은 조금 더 현실적인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은퇴 후 얼마가 필요할까?
NH 투자증권 100세 시대 연구소가 2002년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 조사를 분석한 자료에 흥미로운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노후소득 피라미드’가 그것입니다. 60세 이상 완전 은퇴 가구를 대상으로 ‘생활비’의 수준에 따라 <은퇴 귀족, 은퇴 상류층, 은퇴 중산층, 상대빈곤층, 절대빈곤층>의 5단계로 구분한 것입니다. 은퇴 귀족으로 구분되며 피라미드의 가장 높은 곳에 있으며 ‘생활비가 충분히 여유가 있다’고 답한 사람의 월 소득은 세전 525만 원으로 전체의 2.5%에 해당합니다. 사실 525만 원의 생활비는 은퇴 후가 아니더라도 부족해 보이지 않네요.
그 다음 은퇴 상류층은 전체의 8.1%에 해당하며 372만 원이 월수입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전체 중 10.6%에 해당하는 이 두 계층은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2022년 기준 통계청 자료의 건강한 노부부의 적정 노후 생활비인 314만 원보다 충분히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은퇴 귀족의 특징은 연금과 재산소득의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이었습니다. 공적연금(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으로 177만 원, 재산소득(개인연금, 퇴직연금, 금융 소득, 월세 등)으로 330만 원을 벌고 있었습니다. 공적연금보다 재산소득이 86%나 많습니다. 한 단계 아래인 은퇴 상류층과의 차이는 재산소득에서 발생했습니다. 공적연금 수령액은 거의 차이가 없었죠. 은퇴 상류층의 재산소득은 180만 원으로 공적연금과 재산소득이 거의 동일했으며, 재산소득만 보면 은퇴 귀족의 재산소득인 330만 원보다 150만 원이 적었습니다.

반면 전체 은퇴가구의 33%를 차지하는 은퇴 중산층은 월 소득 198만 원으로 이 중에서 112만 원이 공적소득이었고, 재산소득은 60만 원이었습니다. 여기부터 재산소득이 공적소득보다 작아집니다. 노후소득 피라미드에서 39.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계층은 안타깝게도 상대빈곤층이었습니다. 이들은 월 소득은 125만 원으로, 노부부 적정 생활비에 크게 부족했습니다.
절대빈곤층은 17%에 해당하며 월 소득 101만 원이었습니다. 이 계층의 경우 기초연금과 같은 정부의 공적 금액이 대부분이었고, 스스로 준비해서 벌고 있는 재산소득은 매월 7만 원 수준으로 매우 적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당연히 자녀에게 생활비를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다시 한번 알려 드리면 이 금액은 은퇴 후 개인에게 필요한 금액이 아니라 ‘가구당’ 필요한 생활비를 기준으로 구분한 것입니다. 즉 부부 2인의 생활비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은퇴 후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노후소득 피라미드라는 계층으로 보여주면 이해도 쉽지만 자극적이고 경쟁적으로 보이는 측면도 있습니다. 은퇴 후 삶이 괴로움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이번에는 개괄적인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① 소득 기간을 늘린다.
너무 당연한 얘기죠. 돈을 버는 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버는 기간이 길어지면 반대로 경제활동 없이 사는 기간을 줄어들겠죠. 반드시 현역 시절처럼 많이 벌지 않아도 관계없습니다. 50세에 오랜 기간 일한 일터에서 월 500만 원을 벌었다면, 관련 일이나 파트타임 업무로 절반 정도만 벌어도 됩니다. 메인으로 오래 일한 일자리에서 퇴사한 것을 곧 ‘완전 은퇴’라고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50세에 은퇴하고 5년을 원하는 대로 즐기며 취미생활로 소일거리를 하며 쉬던 분들도 꼭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다시 일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나이에 여전히 일을 한다는 것, 아침에 일어나서 목적을 가지고 향할 곳이 있다는 것은 사람은 살아있게 만들고 가치있게 만들어 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지금처럼 대한민국의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정년이 연장되거나 그동안 노동력에서 제외하다시피 했던 60대도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② 재산소득을 늘린다.
여기에서의 재산소득은 완전 은퇴 후 일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나오는 소득을 말합니다. 월세를 제외하고 보면 ‘개인연금’을 은퇴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오래전부터 노령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공적연금이 빠르게 소진될 것이고 적은 수의 젊은이가 다수의 노인을 위해 일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이 많았습니다. 이 내용을 듣고 그저 개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인연금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자산의 축적을 긴 안목으로 아주 간단히 요약하면 <목돈마련 → 주택 구입→ 빚 청산→ 개인연금 준비>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40대라면 빚이 없는 상태에서 연금저축펀드 혹은 개인 IRP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해 보세요. 연금저축은 연간 600만 원, 개 인형 IRP는 연간 900만 원까지, 두 가지를 합산해도 900만 원까지는 세액공제도 가능하니 들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③ 건강이 곧 재산
너무 고루한 얘기지만 누군가에게는 크게 와닿는 말입니다. 100세 시대에 몸이 아픈 채로 ‘유병장수’하는 것만큼 끔찍한 일도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심각한 질병으로 인해 은퇴 후 요양병원에만 누워서 지내게 된다면 그것만큼 비참한 경우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른다고 합니다. 아프다면 벌지는 못하고 오히려 병원비로 돈이 나가면서 이중으로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아프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곧 은퇴 후에는 돈을 버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삶의 질을 올리는 가장 기본적인 근간이 됨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을 다 읽고 가볍게 조깅을 하러 밖으로 나가보는 건 어떨까요?
